12월 한국영화 BIG 3 강점과 취약점은?

 

by. Jacinta

 

 

이번 주부터 12월 겨울 대첩의 서막이 오른다. 첫 주자는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와 인기 프랜차이즈 시리즈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다. 이어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다음 주에는 웹툰 원작의 ‘신과함께: 죄와 벌’과 휴 잭맨의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이 맞대결을 하고, 가장 마지막 주자로 실화 바탕의 영화 ‘1987’이 개봉한다. 12월 승자를 꿈꾸는 한국 영화 세 편은 맞대결을 피할 수 있는 개봉일을 택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거나 흥행 부담이 있는 마지막 주자로 나선다. 과연 12월 극장가는 어떤 영화가 기선을 제압하고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까. 각각 다른 소재와 장르로 흥행을 노리는 한국영화 세 편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1. 강철비

 

<이미지: (주)NEW>

 

‘강철비’는 기존 한국영화와 다른 소재로 시선을 끄는 영화다. 천만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과거에 발표한 웹툰을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냈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1호와 정예 요원이 남한으로 내려온다는 설정이 무척 파격적인 작품이다. ‘아수라’에서 호흡을 맞춘 정우성과 곽도원이 각각 북한과 남한의 지도자를 모시는 요원으로 출연한다. 한국영화에서 익숙한 남남 케미가 로드 무비 형식으로 펼쳐지며, 보기 드문 첩보 액션이 긴장감과 볼거리를 선사한다.

 

장점: 정우성
그동안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연기력을 평가받지 못했던 정우성은 초반부터 달라진 눈빛 연기를 선보인다. 확실히 그의 연기는 이전보다 깊어졌다. ‘아수라’에서의 어색한 욕 연기가 머쓱할 정도로 북한 사투리 연습을 많이 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달라진 눈빛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내면 연기부터 극 중 역할에 걸맞은 액션 연기까지, 정우성의 활약이 대단한 영화다. ‘강철비’의 성패에 상관없이 배우 정우성의 달라진 연기는 다음 행보에 기대를 갖게 한다.

 

단점: 소재
‘강철비’는 확실히 색다른 소재로 눈길을 끌지만, 평소 무심하게 넘기는 남북한 관계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통할지 알 수 없다. 올해 들어 ‘공조’와 ‘브이아이피’에서 북한에서 온 인물을 영화의 소재로 끌어들이는 시도를 했지만, 영화의 소재로 활용될 뿐 정치적인 메시지를 품지는 않았다. 일상생활에서 북한과의 관계가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관객에게 국제정세와 얽힌 가상의 이야기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또한, 특수한 설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기 위해 진지한 분위기도 단점이 될 수 있다. 외교안보수석 역을 맡은 곽도원이 극의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남과 북을 둘러싼 이야기는 무겁게 느낄 수 있다.

 

 

 

2. 신과함께- 죄와 벌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주호민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국 고유의 세계관인 저승에 가족애의 코드를 녹여낸 영화다. ‘미녀는 괴로워’와 ‘국가대표’에서 웃음과 감동을 적절하게 끌어낸 김용화 감독이 연출을 맡아 2013년 반쪽 성공에 그친 ‘미스터 고’의 아쉬움에 다시 도전했다. 1, 2부로 개봉하는 영화는 캐스팅도 막강하다.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가 메인 캐릭터로 등장하고, 뜻밖의 배우들이 반가움을 더하는 카메오로 대거 출연한다.

 

장점: 놀라운 CG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구현된 CG는 어딘가 어설플 때가 많았다. ‘신과함께’는 그런 선입견을 훌쩍 뛰어넘는다. 어디에 제작비를 썼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영화다. 놀랍도록 신비하고 황홀하게 재현한 7개의 지옥은 물론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CG는 어색함을 느낄 틈이 없다. ‘신과함께’는 한국적인 소재를 높은 수준의 CG로 재현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기준이 되지 않을까. 게다가 연말 시즌에 어울리는 가족애를 강조한 이야기는 누구와 함께 봐도 좋을 영화다.

 

단점: 느슨한 전개와 신파
140분의 러닝타임은 확실히 길다. 무려 1, 2부로 나뉘어 개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길게 느껴진다. 확실히 탄성이 나오는 볼거리로 시선을 끌긴 하지만 초반 전개는 살짝 아쉽다.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지는 전개이기에 좀 더 타이트하게 구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예전의 한국영화에 비해 대놓고 신파를 꺼내 들지 않지만, 눈물샘을 노리는 포인트 또한 확실하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잦아진다.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위한 선택이겠지만, 눈물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때에 따라 지루할 수 있다.

 

 

 

3. 1987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 상세한 사정은 몰라도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다. 영화 ‘1987’은 고문 도중 사망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지구를 지켜라!’, ‘화이’의 장준환 감독이 연출을 맡고, 김윤석과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휘순, 이희준 등 화려한 멀티 캐스팅을 자랑한다. 지난여름 현대사의 비극을 재조명해 천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를 떠올리는 실화 소재, 막강 출연진이라는 점에서 연말 흥행작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시선을 끄는 작품이다.

 

장점: 탄탄한 구성
‘1987’은 실화 영화의 일반적인 전개 방식에서 벗어난 영화다.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전개가 아닌 특정한 사건과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릴레이식으로 펼쳐나간다. 김윤석이 연기한 대공수사처장을 제외하면 각 인물들은 특정 시점에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등장한다. 이러한 전개 방식은 잘못 구성할 경우 극의 집중력을 방해하지만, 영화 ‘1987’은 일정 간격을 두고 맞물리며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밀도 있는 구성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거기에 실화라는 점은 영화 속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단점: 메시지를 강조한 후반부
영화는 30년 전 이야기를 끌고 왔지만, 현재와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볼 수 없다.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이 6월 항쟁의 발단이 되어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 낸 것처럼 우리도 최근에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결국 영화 속 이야기는 현재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드라마틱한 다큐멘터리를 보듯 사실적인 전개를 취하던 영화는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드라마 코드가 강해진다. 권력의 부당함에서 오는 감정의 변화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드러내지만, 연말 시즌에 어울리는 편안한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부담의 여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