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잘 벌었지만 정작 흥행에는 실패한 영화들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라는 말에도 예외는 있다. 특히 박스오피스에서 그런 ‘예외의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흥행한 것 같지만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이거나, 실패한 줄 알았는데 반대로 쏠쏠한 금액을 벌어들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첫 번째 예로 소개한 ‘큰 수익을 올렸음에도 제작사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던’ 비운의 작품들은 무엇이 있을까?
(선정 기준: 전 세계 3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작품 중 적자, 혹은 가까스로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영화)

1. 저스티스 리그 (2017)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40% / 관객 71%
메타스코어: 45
북미최종: $229,024,295
전세계최종: $657,924,295
제작비: $300,000,000

MCU에 [어벤져스]가 있다면, DCEU의 흥행은 [저스티스 리그]가 책임진다. 아니, 책임졌어야 했다. 2017년작 [저스티스 리그]는 [원더 우먼]을 제외하면 그동안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DC 확장 유니버스의 필살기 같은 작품이었다. 흔히들 ‘DC 삼대장’이라 부르는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 우먼이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흥행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막상 영화가 개봉하고 나니 모두의 희망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물론 [저스티스 리그]가 벌어들인 6억 5,790만 달러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와 제작비 3억 달러를 생각하면 흥행했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1억 달러 정도의 적자를 봤는데, 6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손해를 본 영화는 [저스티스 리그]를 포함해 두 편 밖에 없다.

2.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2017)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평단 15% / 관객 44%
메타스코어: 27
북미최종: $130,168,683
전세계최종: $605,425,157
제작비: $217,000,000

전 세계 6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도 적자를 본 두 번째 작품, 바로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다. 이전까지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욕은 먹을지언정, 흥행만큼은 보장된 프랜차이즈였다. 오죽하면 마이클 베이가 “욕해도 보러 올 것”이라 호언장담을 했을까? 그러나 베이의 자신감은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에서 꺾이고 말았다. 물론 북미 1억 3,000만 달러, 전 세계 6억 달러라는 성적은 웬만한 영화 가지곤 도달하기 힘든 금액이지만, 이전 두 작품이 전 세계 11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시원하고 규모가 큰 액션을 즐기고 싶었던 관객들이 설정 붕괴와 몰입을 방해하는 PPL이 극에 달했던 작품에 제대로 뿔이 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영화가 본 손해는 약 1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3. 미이라 (2017)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로튼토마토: 평단 16% / 관객 35%
메타스코어: 34
북미최종: $80,227,895
전세계최종: $409,231,607
제작비: $125,000,000

2017년작 [미이라]는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등 유니버설 픽쳐스의 고전 괴물 IP로 이야기를 펼쳐 나갈 영화 프랜차이즈, ‘다크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릴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작비 1억 2,000만 달러가 투입된 [미이라]는 8,020만 달러로 북미 흥행을 마무리하면서 시리즈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알린 작품이 되고 말았다. 많은 이들이 꼽는 가장 큰 문제는 단독 영화로서의 재미와 가치보다 세계관 구축에 더 많은 힘을 쏟은 것인데, 쉽게 말해 ‘두 시간짜리 예고편’을 본 것 같다는 감상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해외에서 분전하며 전체 수익을 4억 1,000만 달러까지 끌어올렸지만, 약 9,500만 달러의 손실을 입는 걸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4. 한 솔로: 스타워즈 이야기 (2018)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튼토마토: 평단 70% / 관객 63%
메타스코어: 62
북미최종: $213,767,512
전세계최종: $392,924,807
제작비: $275,000,000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된 [스타워즈] 스핀오프 영화. 시리즈의 주역 중 한 명인 한 솔로의 전사를 다루며, 3억 9,290만 달러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제작비가 무려 2억 7,500만 달러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5억 달러는 벌어야 간신히 손해를 면하는 수준(마케팅 비용 최소화)이었는데,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면서 약 7,700만 달러의 적자를 보고 말았다. 시리즈 중 최저 수익을 올린 것도 모자라, 유일하게 흥행에 실패했다. 당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데드풀 2]에 먼저 개봉한 터라 블록버스터에 대한 관객들의 피로감이 상당했던 게 악영향을 끼친 듯하다.

5.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2016)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로튼토마토: 평단 30% / 관객 30%
메타스코어: 32
북미최종: $103,144,286
전세계최종: $389,681,935
제작비: $165,000,000

[인디펜던스 데이]로부터 20년이 흐른 뒤 공개된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는 전작에 못 미치는 평가와 흥행 성적표를 받은 채 박스오피스에서 퇴장했다. 다행스럽게도(?) 앞선 작품들과 달리 가까스로 적자는 면했지만, 1억 6,500만 달러로 3억 8,960만 달러를 벌어들인 건 분명 좋은 결과는 아니다. 특히 20년 전에 개봉한 전작이 7,500만 달러로 8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안타까운 성적이다. 윌 스미스의 부재도 부재였지만, 개봉 직전까지 제한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평단 리뷰에 엠바고를 건 게 악수가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도대체 얼마나 별로길래 욕하는 거지?”라며 궁금해서라도 직접 보는 관객들의 관심을 사는 데 실패한 셈이다. 무소식이 항상 희소식은 아닌 모양이다.

6.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2009)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평단 33% / 관객 54%
메타스코어: 49
북미최종: $125,322,469
전세계최종: $371,353,001
제작비: $200,000,000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제임스 카메론이 직접 ‘폐기한’ 스토리의 일부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도 제작사에 적자를 떠안긴 작품 중 하나다. 북미 1억 2,500만 달러와 전 세계 3억 7,100만 달러라는 성적은 얼핏 보기엔 준수해 몰라도, 2억 달러라는 제작비 앞에선 빚더미일 뿐이다. 이 작품의 부진으로 제작사가 파산까지 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개봉 당시엔 1, 2편의 아성에 못 미치는 후속작(3편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이라 혹평을 받았으나, 이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와 제임스 카메론이 ‘직접적인 속편’이라 밝힌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연이어 박스오피스에서 대패하자 조금씩 재평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7. 스타트렉 비욘드 (2016)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로튼토마토: 평단 86% / 관객 80%
메타스코어: 68
북미최종: $158,848,340
전세계최종: $343,471,816
제작비: $185,000,000

평단과 팬들의 마음은 사로잡았지만, ‘일반 관객’까지 끌어들이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스타트렉 비욘드]의 최종 성적은 3억 4,340만 달러, 제작비의 두 배가 채 넘지 않는다. 즉, 적자를 봤다는 의미다(약 5,000만 달러로 추정). 앞서 개봉한 [스타트렉: 더 비기닝]과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호평에 비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 것으로 만족했던 것에 이어 [스타트렉 비욘드]가 적자를 면치 못하자, 당시 파라마운트에서는 속편 제작을 취소하는 강수를 뒀다. 우여곡절 끝에 작년 11월 다시금 속편 제작 소식이 들려왔으니, 혹시라도 몰랐던 국내 트레키들은 안심해도 좋다. 흥행에 실패한 이유로 마케팅을 꼽은 이들이 많은데, 초기에 ‘액션 우주 활극’으로 홍보했다고. 전혀 [스타 트렉]스럽지 않은 홍보문구다.

8.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2010)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로튼토마토: 평단 37% / 관객 58%
메타스코어: 50
북미최종: $90,759,676
전세계최종: $336,365,676
제작비: $200,000,000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는 주연배우 제이크 질렌할마저 출연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후회한 작품이다. 원작 게임의 인기가 상당했고, 출연진이 화려했으며,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에 참여해 ‘사막의 [캐리비안의 해적]’이 될 것이라 기대를 받은 작품이어서 그런지 전 세계 3억 3,630만 달러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시 게임 원작 영화 중 최고 성적을 거둔 것인데, 문제는 제작비가 2억 달러였다는 것. 화려한 액션과 배우들의 호연, 원작과 흡사한 전개 등 이전까지 저급한 퀄리티를 보였던 많은 게임 원작 영화과 비교하면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한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주요 캐릭터들을 매력 없게 묘사한 부분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흥행 실패를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