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게 매력적인 드라마 속 주인공

주인공은 항상 착하고 친절해야 할까? 여기 천사표 주인공의 전형화된 공식을 깨고 드라마에 신선한 재미를 불어넣은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괴팍하고 당돌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기 드라마를 중심으로 까칠한 게 매력적인 주인공들을 살펴본다.

‘환상의 커플’ 나상실 (한예슬)

이미지: MBC

게리 마샬 감독의 [환상의 커플(Overboard)]을 리메이크한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기억을 잃은 재벌 상속자 안나 조를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엄청난 재력을 가진 안나는 사람들을 무시하기 일쑤며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모조리 바꿀 정도로 안하무인 개념상실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사고로 기억을 잃고 나상실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도 이전의 성격은 그대로라 대책 없는 말투와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꼬라지 하고는~”, “지나간 짜장면은 돌아오지 않아” 같은 톡톡 튀는 대사를 남겨 방영 10년이 지난 지금도 ‘까칠매력’ 주인공하면 바로 떠오르는 캐릭터 중 하나다. 

‘이태원 클라쓰’ 조이서 (김다미)

이미지: JTBC

웹툰 원작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영화 [마녀]의 김다미가 처음으로 TV 시리즈에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 김다미가 맡은 조이서는 SNS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이자 천사 같은 얼굴을 한 소시오패스다. 어릴 적 엄마의 남다른 교육 때문에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뭐하나 나무랄 것 없는 실력을 갖췄지만,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어느 날, 단밤에서 자신과 다른 박새로이를 만나 우직하면서도 깊은 슬픔 가득한 그의 모습에 푹 빠져들고 만다. 자신밖에 모르던 이서가 박새로이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과정이 보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고문영 (서예지)

이미지: tvN

동심을 파괴하는 동화 작가와 희망 없는 정신과 병동 보호사가 만나 극과 극의 로맨스를 펼친다. 김수현의 제대 후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첫 방영 이후 문영 역을 맡은 서예지의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는 평이 많다. 문영은 베스트셀러 동화 작가이지만, 반사회적 인격 성향 때문에 번번이 트러블을 일으키고 살해당할 위기까지 처한다. 강태 덕분에 목숨을 구한 문영은 그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고 저돌적으로 다가가는데, 그 모습에서 의외의 웃음을 자아낸다. 강태를 짝사랑하는 주리의 시선을 차단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문영의 모습에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흥미진진하다. 

‘비밀의 숲’ 황시목 (조승우)

이미지: tvN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와 출연진들의 열연이 빛나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는 [비밀의 숲]에서 엘리트 검사 황시목은 어릴 적 뇌수술을 받아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실력은 있지만 사람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검찰 내부에서도 외톨이처럼 떨어져 있던 중,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을 맡게 된다. 감정이 없어 타협을 모르는 그에게 딱 알맞은 사건일지도 모른다. 사건 현장에서 만난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여진과 함께 숨겨진 진실을 찾아 나선다. 황시목 역을 맡은 조승우가 표정 변화 없이도 내면의 감정이 느껴지는 섬세한 연기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오는 8월 시즌 2로 돌아올 예정이다.

‘직장의 신’ 미스 김 (김혜수)

이미지: KBS

일드 [파견의 품격]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슈퍼갑 계약직 미스 김의 활약을 그렸다. 미스 김은 한 회사에 머물지 않고 3개월 단위로 근무만 하는 특이한 계약직 사원이다. 까칠한 성격 때문에 정규직 직원들과 마찰을 일으키지만, 풍부한 업무 경험으로 남다른 실력을 보여준다. 특히 위기에 처한 동료 직원들을 위해 펼치는 퍼포먼스는 마치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쾌감이 가득하다. 겉은 차가워도 속은 따뜻한 미스 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김혜수가 미스 김 역을 맡아 망가지는 것도 두렵지 않은 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았고, 2013년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스토브리그’ 백승수 (남궁민)

이미지: SBS

경기와 선수 중심의 스포츠 드라마 스타일을 탈피하고 새로운 재미를 자아낸 작품이다. 꼴찌 프로야구단 드림스에 새롭게 부임한 백승수 단장은 야구를 잘 모르는 초보 단장에다 까칠한 성격 탓에 구단 직원들과 마찰을 벌이기 일쑤다. 게다가 팀의 4번 타자를 트레이드하는 파격적인 행보로 사람들의 불만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모든 것이 팀의 전력을 단기간에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큰 그림임을 알게 되면서 백승수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남궁민이 독단적이지만 팀을 진정으로 위해 노력하는 백 단장 역을 맡아 보면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전하며 드라마 팬은 물론, 야구팬들도 TV 앞에 모여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