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만나는 여섯 색깔의 유럽

 

8월에 만나는 여섯 색깔의 유럽

 

by. Jacinta

 

덩케르크, 군함도, 택시운전사로 이어지는 여름 대작들의 경쟁 속에 작지만 완성도 높은 작품성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일 영화 개봉 소식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유명 감독들의 기대작도 좋지만 누구나 다 보는 영화보다 나만의 개성 있는 영화 감상을 하고 싶다면 유럽에서 온 영화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각기 다른 색깔과 개성으로 8월 극장가에 찾아온 여섯 편의 유럽 영화를 소개한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국

 

<이미지: 미디어소프트 / CGV아트하우스>

 

맨부커상을 수상한 줄리언 반스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은 관객들에겐 책보다 접근이 쉬울 것이며, 책을 읽은 관객들에겐 원작과 어떤 다른 매력일지 호기심이 드는 작품이다.
아내와 이혼하고 빈티지 카메라 가게를 운영하며 홀로 지내는 토니에게 기억 속에서 까맣게 사라진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토니는 첫사랑 베로니카의 엄마가 유품으로 남긴 일기장을 받으려 하지만 베로니카는 일기장을 건네줄 생각이 없다. 일기장을 두고 베로니카와 신경전을 벌이는 토니는 어느새 40년 전 첫사랑의 추억에 빠져들며 미처 몰랐던 진실에 가까워진다.
원작의 메시지를 담기엔 다소 부족하지만, 한결 간결하고 편안한 전개와 신구세대 배우들의 연기가 조화가 원작과 다른 매력을 줄 것이다.

 

 

엘리자의 내일, 루마니아

 

<이미지: 영화사 진진>

 

<4개월, 3주… 그리고 2일>과 <신의 소녀들>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작품이다. <엘리자의 내일> 역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칸이 총애하는 감독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금은 루마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의사로 지내는 로메오는 과거 루마니아 정부 개혁을 위해 맞섰던 운동권 출신이다. 그의 바람은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영국 유학의 꿈을 딸 엘리자가 대신하는 것인데,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 딸이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대한민국을 닮은 듯한 루마니아의 교육 현실, 대한민국 역시 거쳤던 과거 민주화 세대 등 <엘리자의 내일>은 지리적으로도 멀고 낯선 루마니아의 이야기임에도 현재의 한국 사회를 떠올리게 한다.

 

 

내일의 안녕, 스페인

 

<이미지: 더쿱>

 

<북극의 연인들>, <루시아>로 영화 마니아들에게 친숙한 스페인 출신의 훌리오 메뎀 감독의 작품이다. 페넬로페 크루즈의 열연이 빛나는 <내일의 안녕>은 유방암 말기 판정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은 여성의 감동 어린 삶의 투쟁을 담았다.
남편과 별거하고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들 다니와 소박한 일상을 보내던 마그다는 유방암 판정을 받고 수술로 한쪽 가슴을 절개한다. 이후 사고로 딸과 아내를 잃은 남자와 재결합하고 다시 새로운 가정을 이루지만, 훨씬 더 심각한 수준으로 유방암이 재발하고 설상가상 임신까지 한다. 그래도 마그다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소 진부한 내용에도 삭발까지 감행한 페넬로페 크루즈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는 영화를 보게 하는 힘이 된다.

 

 

완벽한 거짓말, 프랑스

 

<이미지: 디씨드>

 

최근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프란츠>에서 양심의 가책으로 고통받는 프랑스 남자를 연기했던 피에르 니네이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스릴러 <완벽한 거짓말>.
3년간 차기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천재 작가 마티유에겐 남모를 비밀이 있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부와 명예, 사랑하는 연인까지 만났지만 언제까지나 가짜로 점철된 인생을 살 수 없다. 마티유는 자신에게 닥친 압박감과 위기를 넘기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2015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영화로 한국에서는 뒤늦게 개봉하는 작품이다. 워낙 소수의 국가에서만 개봉해 해외 매체의 반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로튼토마토 토마토미터 100%의 평가를 받았다.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 로베르 두아노, 프랑스

 

<이미지: 영화사 진진>

 

프랑스의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는 파리 시민의 삶을 사실적이고 낭만적인 흑백사진에 담아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프랑스 신문과 미국 라이프지 등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국내에서도 그의 작품은 몇 번 전시된 적 있으며, 1950년 파리 시청 앞거리에서 젊은 남녀의 키스 장면을 담은 ‘시청 앞에서의 키스’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로베르 두아노의 그 유명한 사진을 포스터로 삼은 다큐멘터리 <파리 시청 앞에서의 키스: 로베르 두아노>는 훗날 프랑스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성장한 그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작가의 가족과 주변 지인들이 전하는 로베르 두아노가 살았던 동네 곳곳의 풍경과 이웃들의 일상 그리고 피카소, 줄리엣 비노쉬 등 유명인들의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페니 핀처, 프랑스

 

<이미지: 씨네룩스>

 

프랑스 개봉 첫 주 만에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페니 핀처>는 <미라클 벨리에> 제작진과 프랑스 국민배우 대니 분이 함께한 영화이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친구 한 명 없이 오로지 통장 잔고에만 의지해 살아온 남자가 후원자라는 오해를 받게 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인색함이 몸에 밴 바이올린 연주자 프랑수아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에 망설이지 않고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창문 밖 가로등에 의지하는 남자다. 사람보다 통장 잔고만을 신뢰하던 그에게 썸녀 발레리와 생면부지 딸 로라가 등장하면서 그에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지금까지 그를 지탱한 인색한 삶을 뒤흔드는 후원자라는 오해 앞에서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