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곧 보증수표, 믿고 보는 하정우

날짜: 12월 15, 2017 에디터: Jacinta

 

by. 진소현

 

 

왕성한 작품 활동과 연기력으로 국민배우에 등극한 하정우. ‘김성훈’이라는 친숙한 본명을 두고 예명으로 활동하는 이유가 유명 중견배우인 아버지의 아들로 알려지기 싫다는 패기 있는 고집 때문이었다는 비화는 이미 유명하다. 큰 키에 다소 친근한 비율로 편안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하정우는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부터 모성애를 자극하는 소심한 매력의 초식남까지 작품마다 다채로운 연기색을 펼쳐왔다. 아버지 김용건에게 천만 며느리를 선사한 그의 무한한 매력을 다시 한번, 파헤쳐보자.

 

 

#연기천재

하정우의 연기력에 반기를 드는 이는 아무도 없다. 유명 연예인인 부모의 타이틀을 달고 데뷔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명, 연예계 금수저에게 반감을 가진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정우는 다르다. 작은 단역을 거치며 본인만의 탄탄한 연기 반석을 쌓아왔다. 그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과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로 대중에게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미지: 쇼박스>

 

마침내 아직까지도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스릴러 영화 <추격자>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동시에 이끌어내며 ‘국민 살인마’라는 오싹하고도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얻었다. 첫 흥행작에서 대단한 임팩트를 날리며 ‘하정우’라는 이름을 전국의 관객들에게 알리고, 이후 유명 배우의 아들이란 사실이 알려지며 호감도도 급 상승했다. 아버지의 존재가 무색할 만큼의 연기력은 물론, 이후로도 다양한 작품의 연기에 도전하며 배우로서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예인 2세가 늘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겸손이 늘 미덕인 것만은 아니지만, 단역부터 수년간 차근차근 걸어온 그만의 저력이 빛을 발한 것은 아닐까?

 

 

#먹방의_신

 

<이미지: 쇼박스>

 

하정우는 먹방 프로그램이 본업인 수많은 연예인들을 제치고 먹방의 화신이라 불린다. 평소에도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그의 먹방은 영화 <황해>에서 포문을 열었다. 영화 자체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그의 먹방 짤만큼은 누리꾼이라면 한 번쯤은 꼭 보았을 정도다. 굶주리고 쫓기는 영화 속 캐릭터에 200% 몰입한 먹방 열연을 선보였으며, 특히 김을 먹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먹방계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뿐만 아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크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크림빵을 세로로 먹는 세심함에 이어 깐풍기 먹방을 선보였고, 기사식당에서 본 경험을 살린 소주 가글 애드립으로 먹방의 명성을 굳건히 했다. 이후로도 <허삼관>의 소박한 옛 밥상, <터널>에서는 케이크와 물도 모자라 개사료까지 도전하는 다양한 먹방을 선보였다. 또한 <베를린>에서는 바게트에 잼을 발라먹는 장면이 너무 맛깔스럽다는 이유로 편집당했다는 비화도 있어 이제 영화 속에서 그의 먹방은 은근히 기대되는 관람 포인트가 되었다.

 

 

#하정우식_로맨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배우지만, 유독 멜로 영화 출연이 아쉬울 정도로 적다. 그마저도 전형적인 멋진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아니다. <멋진 하루>에서는 “돈 갚아.”라는 말과 함께 전 여친을 마주하는 남자로, <러브 픽션>에서는 찌질하고 쿨하지 못한 남자로 등장했다. 하지만, 뻔한 멜로와는 다른 그만의 로맨스에는 분명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하정우라는 배우에게 매몰당하기 시작했다.”는 어느 영화평에 공감을 수 없이 누르고 싶었을 정도다.

 

<이미지: 나우필름>

 

능청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모습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조금 더 농도 짙은 멜로가 보고 싶다면 영화 <두번째 사랑>을 보자. 할리우드 배우 베라 파미가와 호흡을 맞춘 영화로 우리나라 정서에는 다소 불편할 내용일지라도 두 배우의 내면 연기만큼은 눈을 뗄 수 없다.

 

 

#누아르_마이스터

매 년 십 수 편씩 한국식 누아르 영화가 쏟아진다. 장르의 범위가 넓고 인기가 많은 만큼 흥행한 배우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하정우는 단연 대체 불가한 배우다.

 

<이미지: 쇼박스>

 

하정우는 <추격자>에 이어 밤문화의 실상을 다룬 <비스티 보이즈>처럼 다소 어두운 영화에서도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부산 최대의 조직 보스 역할로 최민식과 함께 ‘나쁜 놈’ 케미를 터뜨리기도 했다. <베를린>에서는 북한 첩보요원으로, <암살>에서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로 반전 캐릭터를 뽐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진중하지만 무겁지만은 않고, 때로는 유쾌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하정우만의 완벽한 밸런스가 유독 돋보이는 장르가 아닐까.

 

 

#다작배우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정우는 데뷔 이래 15년간 공백기가 한 해도 없다. 그의 이름만으로도 영화관에 달려가는 팬들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큰 화제를 이끌며 흥행한 <아가씨>와 러닝타임 대부분을 1인 연기로 이끌며 하정우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만든 <터널>처럼 굵직한 작품들로 활동했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막판 스퍼트를 올릴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2017년 그의 영화는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한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함께-죄와 벌>과 실화에 기반을 둔 <1987>로 연말 극장가를 점령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