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과 DC의 미래는 누가 지킬까?

날짜: 11월 29, 2019 에디터: 에그테일

글. 코믹스 칼럼니스트 김닛코

만화의 특성상 캐릭터가 나이 들지 않는다고 해도, 한참 뒤의 미래를 다루는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는 히어로들이 은퇴했거나 죽은 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코믹스에서는 이들 히어로의 후계자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미래의 이야기를 확정해버리면, 현재 진행 중인 코믹스의 앞날이 정해지기에 평행 우주의 대체 현실로 다루기도 한다. 이점을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마블과 DC의 미래를 누가 지키는지 알아보자.

마블의 미래를 지키는 히어로

아이언맨 2020

2020년에는 토니 스타크의 친척 아르노 스타크가 아이언맨으로 활약한다. 이야기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다르게 나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토니의 조카 정도로 추정된다. 아르노는 토니가 사망한 후 회사를 사들이는데, 처음에는 아이언맨 기술을 돈을 벌기 위한 용병 활동에만 사용한다. 하지만 여러 히어로들이 그렇듯 그 역시도 고난을 겪으면서 히어로로 거듭난다.

어느 날 핵무기를 제조하는 공장에 테러리스트들이 폭탄을 설치하자 아르노는 그들을 찾아 제거한다. 뒤늦게 폭탄을 멈추려면 범인의 망막을 스캔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과거(우리의 현재)로 가서 어린 시절의 범인을 찾아낸다. 문제는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스파이더맨의 눈에 웬 짝퉁 아이언맨이 어린아이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결국 스파이더맨의 방해로 시간이 초과되어 폭발해버리고, 아내와 아들이 죽고 만다. 아르노는 이때의 비극을 계기로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 캐릭터가 처음 만들어진 1984년만 해도, 2020년 미래는 자동차가 날아다니고 로봇이 다닐 것으로 예상했는데, 2019년이 불과 50여 일 남은 현재는 코믹스에서 묘사한 세계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캡틴 아메리카: 다니엘 케이지

루크 케이지와 제시카 존스의 딸 다니엘 케이지는 자라서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가까운 미래인 20XX년의 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괴력으로 미래의 어벤저스인 ‘어벤저스: 이니셔티브’ 팀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다니엘은 현재에도 나타난 적 있다. 처음에는 흉악한 마법사로부터 자신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미래의 어벤저스와 함께 현재로 건너와 뉴 어벤저스와 협력했으며, 이후에는 골든 스컬이라는 빌런을 붙잡기 위해 새로운 어벤저스 팀인 U.S. 어벤저스와 함께했다.

스파이더맨 2099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쿠키 영상에 2099년의 스파이더맨 미겔 오하라가 깜짝 등장한다. 그는 시간여행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피터 파커의 동료로 활약한다.

현재로 건너온 계기는 시간 왜곡현상 때문이다. 울버린이 울트론을 없애기 위해 과거를 바꾸면서 그에 따른 나비효과로 타일러 스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는데, 악덕 CEO인 그는 미겔의 숙적인 동시에 친아버지였다. 타일러가 사라지면 미겔 역시 사라지는 것이다. 결국 미겔은 현재로 건너와 문제를 해결하지만, 타일러가 시간 포털을 닫아버리면서 갇혀버리고 만다. 그런 연유로 미겔은 유난히도 많은 현재의 스파이더맨 중 한 명이 된다. 텔레파시를 쓸 수 있다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역시도 능력은 피터 파커와 비슷하다. 후에는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게 되지만,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지구 환경은 나날이 악화되고 핵전쟁마저 벌어진다. 설상가상 화성까지 침략해오면서 암울해진다. 하지만 인류는 이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26세기에 태양계의 각 행성을 식민지화하는 데 성공한다. 31세기가 되자 상황은 달라진다. 외계 종족이 정복하기 시작하면서, 각 행성의 용기 있는 이들이 하나로 모여 저항 조직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그들이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다.

스타로드, 그루트 등 영화로도 잘 알려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이 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별개의 팀이니, 이들이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주요 멤버로는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사용하는 우주비행사 출신의 메이저 빅토리와 괴력의 찰리-27, 고온과 저온 광선을 발사하는 마르티넥스, 화살 능력자 욘두 등이 있는데, 욘두의 캐릭터는 변형된 형태로 영화에 등장해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현재로 와서 어벤저스를 돕기도 해서 명예 어벤저스 자격을 갖고 있다.

DC의 미래를 지키는 히어로

배트맨비욘드

가까운 미래, 테리 맥기니스라는 소년이 아버지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늙은 브루스 웨인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배트맨이 된다. 이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배트맨 비욘드] 시리즈는 상당한 인기를 끌어 코믹스에도 지구-12라는 세계로 등장하게 된다. 은퇴한 브루스 웨인은 본부에서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테리의 출생에 관한 비밀도 밝혀지는데,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만들어 이끌던 아만다 월러가 브루스 웨인의 DNA를 테리 어머니의 몸속에 집어넣었던 거였다. 테리가 배트맨이 된 것은 그야말로 숙명이라 할 수 있다.

미래의 배트맨인 만큼 장비 성능도 엄청나다. 배트맨 첨단 슈트엔 컴퓨터와 접이식 날개가 내장되었으며, 별도의 장비 없이 여러 종류의 화학 검사도 가능하다. 브루스의 배트맨이 이미 완벽한 배트맨의 활약을 보는 재미가 있다면, 테리의 배트맨은 점차 성장해가는 배트맨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리전 오브 슈퍼 히어로즈

리전 오브 슈퍼 히어로즈는 DC 코믹스에서 여러 가지 버전으로 등장했다. 리부트를 할 때마다 기원과 멤버 구성이 계속해서 달라졌는데, 오랜 시간 팬들에게 혼란을 준 끝에 멀티버스의 서로 다른 세계의 팀인 것으로 정리했다.

공통점은 30세기 혹은 31세기의 우주 시대에 각 행성의 특별한 능력을 가진 청소년들이 모여 만들어진 팀이라는 것이다. 모습도 능력도 제각각이지만 전설의 히어로 슈퍼맨을 존경해 훌륭한 히어로가 되고자 한다는 취지는 같다. 이들은 때때로 현재로 오기도 하고, 슈퍼맨이 미래로 건너가서 만나기도 한다. 버전에 따라 슈퍼맨이나 슈퍼걸, 혹은 슈퍼보이가 리전의 멤버가 된다.

자기를 다루는 코스믹 보이, 텔레파시 능력자 새턴걸, 전기를 발사하는 라이트닝 래드, 우주 최고 수준의 천재 브레이니악 5 외에도 수십 명의 멤버가 있다.

아워맨

853세기의 안드로이드 아워맨은 시간여행을 하고, 미래와 과거를 보는 대단한 기능을 가졌다. 그는 저스티스 리그의 미래 버전 멤버로, 스스로 인간성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 현재로 여행을 한다.

저스티스 리그에 합류한 뒤 배트맨으로부터 이런저런 가르침을 받고, 리그를 돕는 평범한 대학생 스내퍼 카에게 인간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다. 아워맨은 시간과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거대한 범선 형태의 타임쉽이란 비행 선박을 갖고 있다.

카만디

먼 미래의 지구는 재해로 인류가 사라지고, 인간처럼 돌연변이한 동물들이 지배한다. 유일하게 생존한 인간은 카만디라는 소년이다.

카만디는 생존을 위해 호랑이 종족을 비롯한 동물 인간들에 맞서기도, 때로는 협력하기도 하면서 황폐화된 지구를 버티며 살아간다. 그를 ‘슈퍼히어로’라고 보긴 어렵지만, 생존력을 무기로 정의로운 행보를 하고 있으니, 히어로가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