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각본가, 팬들의 눈물은 달콤했다

 

by. 띵양

 

※주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된 글입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 5주차를 맞이했다. 마블 10주년을 맞이해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거의’ 모든 히어로들이 등장하면서 영화를 기다려온 관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안겨준 종합선물세트다. 그러나 동시에 수많은 히어로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지켜본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 재앙이기도 했다. 최근 매체 콜라이더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각본가 듀오 크리스토퍼 마커스와 스티븐 맥필리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의 인터뷰 내용 중 중요한 부분들을 짚어보면서, 마커스와 맥필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인피니티 워]의 방향성을 잡았는지 살펴보자.

 

 

 

“팬들의 눈물은 달콤했다”
크리스토퍼 마커스 & 스티븐 맥필리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결말부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연속이었다. 누군가 죽는다는 사실은 익히 알았지만, 이렇게나 많은 희생이 일어날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충격에 빠진 관객들 중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이도 있었을 테고, 누군가는 눈물을 보였을지 모른다. 크리스토퍼 마커스는 “팬들이 흘린 눈물은 무슨 맛이었냐”는 질문에 능청스럽게 “달콤했다”라고 대답했다. 스티븐 맥필리가 뒤이어 “우리는 [인피니티 워]에서 토르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 토르가 스톰 브레이커를 손에 쥐면서 관객들은 ‘토르가 저 무기를 들고 돌아와서 타노스의 가슴을 내리찍을 거야’하면서 안심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며 자신들 나름의 예상 시나리오를 세웠을 관객들의 허점을 이용했고 그게 통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호크아이는 ‘인피니티 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마커스 & 스티븐 맥필리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하기 이전, 미국 영화 정보 사이트 IMDb에 제레미 레너(호크아이 분)의 이름이 캐스트에 오르면서 그의 출연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도 그럴 것이, 호크아이는 두 편의 [어벤져스]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등장한 원년 멤버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고편과 공식 포스터에서 그의 이름과 모습이 없자 팬들 사이에선 “왜 호크아이는 없는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오갈 정도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시빌 워 이후) 감옥이 아닌 가택구금에 처한 상황이다”라고 언급만 되었을 뿐, 그가 정말 영화에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맥필리는 [인피니티 워]에서 호크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어벤져스 4]에서의 활약을 암시했다. 그는 호크아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캐릭터들은 두 번째 영화에서 풀어낼 굉장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모든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어벤져스 3]와 [어벤져스 4]를 통해 풀어낼 예정이다. [인피니티 워]에서 활약하지 않은 인물들은 [어벤져스 4]에서 반드시 활약할 것이다”라며 힌트를 남겼다.

 

 

 

“패배는 스타로드만의 잘못이 아닌, 모두의 잘못이다”
크리스토퍼 마커스 & 스티븐 맥필리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타로드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본 많은 이들에게 비호감 히어로로 남고 말았다. 타이탄에서 타노스의 인피니티 건틀렛을 빼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스타로드의 라이트 훅 한 방으로 산산조각 났기 때문이다. 이 결과, 타노스는 건틀렛을 사수하는 데에 성공했고, 모두의 멘탈을 부숴버린 대참사가 일어나버리고 만 것이다. 설령 닥터 스트레인지가 본 단 하나의 승리 시나리오에 스타로드의 ‘돌발행동’이 포함되었을지언정, 영화에 깊게 몰입한 관객들에게 스타로드는 철천지원수가 되어버렸는데, 스티븐 맥필리는 “패배는 모두의 책임”이라며 온전히 스타로드의 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밝혔다. 그는 “애초에 토니와 스티브가 대립해서 시빌 워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벤져스가 돈독히 뭉칠 수 있었다. 혹은 모두가 뭉쳤더라도 손을 쓸 수 없었을 수도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커스는 “타노스는 인피니티 스톤을 전부 모으지 않은 상태에서도 여러 행성을 초토화시켰다. 건틀렛을 우여곡절 끝에 벗기더라도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더 실망했을 것”이라고 맥필리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었다.

 

 

 

“남은 사람의 슬픔이 더 드라마틱하다. 그들의 슬픔을 지켜보는 것이 더 힘든 법이다”
크리스토퍼 마커스 & 스티븐 맥필리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토니 스타크의 팔에 안긴 상태로 “스타크 씨, 저는 죽기 싫어요. 죄송해요”(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안 나지만)라 말하며 사라지던 피터 파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피터처럼 천천히 할 말 다하고 사라진 사람도 있지만 제 할 말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면서 사라진 이들도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일까? 두 사람은 그 이유로 드라마틱함을 꼽았다. 마커스는 “코믹스 원작에서는 인피니티 건틀렛이 발동된 이후 곧바로 캐릭터들이 사라진다. 그렇게 표현하더라도 감정적인 여운이 남는다. 그러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슬픔과 공포에 공감할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맥필리 역시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을 잃은 슬픔과 충격도 크지만 남은 사람들의 절망감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감정의 동요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변화를 준 계기를 설명했다.

 

 

 

“그 어떤 희망도 주지 않으려 했다. 비극의 끝은 슬픔과 절망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마커스 & 스티븐 맥필리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쿠키 영상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통적인 팬서비스다. <인피니티 워> 역시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통을 따라 쿠키 영상이 하나 포함되어 있지만, 두 각본가는 사실 <인피니티 워>에 쿠키 영상을 추가하지 않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마커스는 “희망을 줄 것이냐 말 것이냐는 물음의 대답은 원래 ‘아니오’였다. 관객들이 극장을 나설 때 막연한 희망을 품고 나가길 원치 않았다. 비극의 결말은 절망과 슬픔이다”라며 쿠키를 포함시키지 않으려 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맥필리는 뒤이어 “중간에 쿠키 영상이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관객들이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8분에서 10분 동안 영화를 온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 이후에 약간의 무언가를 주고 싶었다”라고 밝히면서 캡틴 마블의 활약을 예고한 쿠키 영상을 추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기나긴 크레디트를 기다린 끝에 나온 <인피니티 워>의 쿠키 영상은 본편과 마찬가지로 절망으로 가득할 뻔했다가, 사라지기 직전 캡틴 마블을 호출한 참 효자 닉 퓨리의 노력으로 관객들이 약간의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출처: colli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