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로튼토마토 0점’ 영화의 마케팅 전략, “누굴 믿으시겠습니까?”

지난주 할리우드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정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부모·아동 분리조치에 미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일에는 민주당뿐 아니라 집권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체적으로 반트럼프 경향인 할리우드는 이 조치를 가장 앞장서서 비판하고 있다. 아동 분리조치를 놓고 할리우드가 비판하는 대상은 두 곳이다. 이민자 무관용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 그리고 행정부의 활동을 무조건 지지하는 보수 성향 폭스 뉴스다. 할리우드의 정치적 활동이 워싱턴에는 그 영향을 미치지 못해도, 폭스 계열 영화/드라마 제작사에 어느 정도 경제적 타격을 입힐 가능성은 존재한다. 정치적 이슈로 바람 잘 날 없던 한주 간 주목받거나 주목할 만한 말들을 정리했다.

 

폭스 뉴스 때문에 폭스와 일하는 게 부끄럽다.
– 세스 맥팔레인

출처: Fox

할리우드 사람들이 무관용 이민자 정책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 화가 난 만큼 폭스 뉴스에도 화가 나 있다. 폭스 뉴스는 이번 조치가 발표된 후 앞장서서 정부의 정책을 변호하는데, 정부 정책을 인권, 특히 아동인권보다 우선시하는 모습은 여러 모로 공분을 샀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지만, 특히 폭스 계열 제작 스튜디오에서 영화 또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람들의 말은 뼈아프다. 배우 겸 제작자인 세스 맥팔레인은 트위터로 폭스 뉴스 때문에 폭스와 함께 일하는 게 부끄럽다며, ‘미치광이 쓰레기 같은’ 폭스 뉴스를 무시하라고 말했다. 감독 겸 제작자 폴 페이그도 “20세기 폭스의 영화와 TV 제작 부문 사람들을 정말 좋아하지만, 뉴스 부문의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던 패밀리> 제작자 스티브 레빈슨은 한발 더 나아가 “폭스 뉴스 때문에 더 이상 폭스와 일하기 힘들다.”라고 말하며 현재 맺은 계약을 끝으로 더 이상 폭스와 일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폭스 뉴스 때문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시트콤이 종영을 맞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출처: The Hollywood Reporter

 

 

와인에 3만 달러를 썼다는 이야긴 모욕적이네요.
그보다 훨씬 더 썼거든요.
– 조니 뎁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미국 매체 롤링스톤즈는 최근 조니 뎁의 삶을 다룬 기사를 발간했다. 기사는 조니 뎁과 72시간 동안 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최근 몇 개월간 큰 문제가 된 재정 상황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청춘배우였던 조니 뎁은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세계적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다. 그 이전에도 돈을 아끼진 않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성공한 후 본격적으로 사치를 일삼았다. 결국 그는 올해 초 20여 년 간 자신의 재산을 관리한 재정관리인을 고소했고, 이들이 자신들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재정관리인 측은 조니 뎁이 최근 몇 년간 현금 부족에 시달렸고, 매니저인 누나와 재정관리인이 몇 번이나 경고하려 했으나 듣거나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기자는 인터뷰 중 재정관리인 측이 주장한 뎁의 씀씀이를 본인에게 직접 확인했다. 와인에 3만 달러를 썼다는 주장에 대해 조니 뎁은 ‘모욕적’이라며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썼다고 대답했다. 또한 친구이자 롤모델이었던 저널리스트 헌터 S. 톰슨의 유해를 하늘로 쏘아 올리는 데는 재정관리인 측이 주장한 3백만 달러가 아닌 5백만 달러가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가 이후 확인한 바에 따르면 3백만 달러가 맞다고 한다.) 기자는 뎁의 삶이 술과 마약이 끊이지 않았으며, 아무리 슈퍼스타라도 그가 버는 돈은 그의 판타지 랜드를 위해 들어갈 돈을 따라잡지 못했으며, 결국 돈 문제로 불신이 쌓이며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일한 사람들과 멀어지게 됐다고 기술했다.

 

출처: Rolling Stones

 

 

차라리 날 그냥 해고해요.
– 산드라 블록

출처: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최근 <오션스8>로 ‘멋진 여자들’의 선봉에 선 산드라 블록이 한 인터뷰에서 신인 시절 성추행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블록은 신인 시절 영화 촬영장에서 ‘힘 있는 누군가’가 원치 않는 접근을 해 왔고, 이를 웃으며 계속 거절하고 저지했다. 그러나 결국 그 방법이 통하지 않자 그에게 ‘날 해고해 달라’라고 말했다. 블록은 자신에게 접근한 사람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그 외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에 대해서 몰랐지만 그를 두려워했고, ‘여배우들이 하비 와인스틴과 자고 배역을 얻었다’라는 세간의 소문은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영화 촬영장에서 #미투 운동 이후 남성들이 세트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보았고, 남자 동료들에게 “두려운 건 안다. 선만 넘지 않는다면 농담 정도는 해도 괜찮다.”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출처: Variety

 

 

누굴 더 믿으시겠습니까?
본인, 아니면 키보드워리어들?
– 영화 <고티> 광고

출처: EFO Films

로튼토마토 0점 영화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존 트라볼타 주연의 범죄 영화 <고티>로, 뉴욕을 지배한 범죄조직 ‘감비노 패밀리’와 우두머리 ‘존 고티’의 삶을 그렸다. 존 고티는 범죄를 입증할 증거를 남기지 않아 오랫동안 기소를 피해온 것으로 유명해 ‘테플론’이라는 별명이 있기도 하다. 6월 15일 미국에서 개봉한 <고티>는 평론가들에게 ‘아마추어스럽다’, ‘질질 끌면서 서사도 일관되지 않다’, ‘존 트라볼타의 연기도 별로다’라는 악평을 받았다. 반면 로튼토마토에 등록된 <고티>의 일반 관람객 점수는 59%로, 영화의 평가에 비해선 준수하다. 영화의 홍보사는 두 점수를 비교하는 광고를 내놓았고, ‘키보드워리어’, 즉 평론가가 아닌 관객 본인의 판단을 믿으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출처: Indiewire

 

 

제가 ‘와칸다 포에버’ 인사를 안 해서
어머니가 실망하셨대요.
– 채드윅 보스만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블랙 팬서’ 채드윅 보스먼은 지난 일요일 열린 MTV 무비&TV 어워드에서 ‘최고의 영웅(Best Hero)’ 상을 수상했다. 보스먼은 우리 삶의 진정한 영웅을 공로를 기억하자고 말하며 ‘와플 하우스’ 총격 사건을 막은 제임스 쇼 주니어를 무대 위로 불러 수상의 영광을 함께 누렸다. (제임스 쇼 주니어는 4월 테네시 주 한 와플 가게에서 범인의 총기를 빼앗아 대량 살상을 막았다.) 그러나 이날 보스먼은 와칸다식 인사는 하지 않았다. 개봉 이후 너무 많이 해서 보스만 본인조차 “화장실에 가서 팬을 만나도 와칸다식 인사를 해야 한다.”라고 하소연을 하지만, 그래도 안 한 것이 서운한 사람이 있었던 모양. 패션위크 참석차 이탈리아 밀라노에 간 보스만은 “어머니가 실망하셨다”라며 밀라노 ‘평화의 아치’ 앞에서 와칸다식 인사를 하는 걸 찍어 SNS에 올렸다. 이틀 전인 23일에는 파리 개선문 앞에서도 와칸다식 인사를 촬영했다. 나름의 명소 투어 기념사진을 만들 것 같다.

 

출처: 트위터 @chardwickbose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