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 분량은 더 적었다?

전 세계가 폭염에 시달렸던 지난 한 주, 할리우드는 여름 대작 개봉이 거의 마무리되고, 8월 말 시상식 시즌 시작에 앞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TV 분야도 비평가협회 간담회에서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했다. 하지만 지난주 호사가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사람은 CBS CEO 레슬리 문베스다. 뉴요커 지는 문베스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배우, 제작자, 작가 등을 성추행했으며 자신을 거절할 경우 커리어에 위협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문베스는 여러 메이저 방송사를 거치면서 1위 방송사의 사장이 된 업계의 거물이다. 최근 할리우드가 성과 인종에 대한 차별 및 범죄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어서, 문베스 또한 하비 와인스틴과 같은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해진다. #미투 운동이 본격적 주목을 받은 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성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외에 한주를 채운 다양한 말들을 살펴본다.

우리라면 도널드와 스티븐이
쓴 각본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 존 랜드그라프 (FX 사장)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애틀랜타>로 최근 전성기를 누리는 도널드 글로버는 작년, 동생 스티븐 글로버와 마블 <데드풀>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작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 3월 마블이 이들의 각본으로 제작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팬들은 글로버 형제의 색채가 짙은 ‘데드풀’을 볼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사람들은 그들의 각본이 왜 채택되지 않았는지 여러 분석을 내놓았으나, 도널드 글로버가 트위터로 “나 그렇게 바쁘지 않은데.”라고 직접 밝힌 것을 보면 최소한 글로버의 미친 스케줄이 원인은 아니다. 이에 대해 마블, 글로버 형제와 함께 <데드풀> 제작에 참여한 FX 사장 존 랜드그라프는 <데드풀> 애니 시리즈 제작 결정은 “마블에 달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이라면 글로버 형제가 쓴 대본으로 제작을 했겠지만 최종 결정은 FX의 몫이 아니었고, 마블이 제작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순간 시리즈와 관련한 파트너십을 모두 정리했다고 말했다. 랜드그라프는 또한 “마블이 엑스맨 캐릭터나 데드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이다.”라고 예측하며 “새 제작자를 고용해 진행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니 혹시 <데드풀> 애니메이션을 기다렸다면 조금만 다 인내해 보자. 언젠가는 또 다른 소식이 들릴 것으로 보인다.

출처: Vulture

정말 수치스러웠다.
– 에반젤린 릴리

출처: ABC

<앤트맨과 와스프> 에반젤린 릴리가 첫 주연작 <로스트> 촬영 당시 자신을 매우 힘들게 한 일을 털어놓았다. 릴리는 한 팟캐스트에서 <로스트> 시즌 3에서 세미 누드 촬영을 해야 했던 ‘나쁜 경험’을 밝혔다. 당시 촬영장 분위기는 그녀가 옷을 벗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고, 릴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벗어야 했다. 릴리는 당시 “수치스러웠고, 촬영이 끝나자 벌벌 떨었고, 펑펑 울었”는데, 그 다음에 매우 중요한 장면을 촬영해야 했다고 말했다. 시즌 4 대본에도 옷을 벗는 장면이 나오자 릴리는 자신이 장면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싸웠지만 밀리고 말았고, 결국 “쓰고 싶은 대로 써요. 난 안 해요. 다시는 드라마에서 안 벗어요!”라고 선언했다고 한다. 릴리는 그 이후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누드 장면은 절대 찍지 않으려고 피해왔는데, 누드 장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편안하고 안전할 거라 믿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인터뷰가 공개된 후 <로스트> 제작자 J.J. 에이브럼스 등은 공식 성명을 통해 “누구도 직장에서 불안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라 말하며 릴리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출처: The Hollywood Reporter

캡틴은 더 나와야죠!
– 마블 사람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디지털 서비스가 시작된 후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영화에서 비중이 크지 않았던 캡틴 아메리카가 처음엔 더 분량이 적었음이 공개됐다. 앤서니 & 조 루소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캡틴은 원래 영화 끝나기 20분 전쯤 등장하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토르가 와칸다 전투 한가운데에 떨어지는 장면의 원래 주인공이 캡틴 아메리카였던 것. 두 사람은 도망자인 캡틴이 그때쯤 등장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계획은 “마블 사람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앤서니 루소는 “조와 절 제외한 마블의 모든 사람들이 캡틴을 늦게 등장시킨다고 화가 났더라고요.”라고 말하며 “다들 ‘캡틴은 더 나와야죠!’라는 것에 항복했어요.”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로 캡틴은 위기에 처한 완다와 비전을 구하는 순간에 등장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출처: Entertainment Tonight

책임성은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 스티븐 콜베어

CBS CEO 레슬리 문베스의 성추행 혐의가 폭로된 후, 사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크게 3개로 나뉜다. 하나는 문베스를 적극 옹호하는 움직임으로, 문베스와 오랫동안 일한 여성 임원과 제작자, 배우들이 그를 공개적으로 변호하고 나섰다. 다른 움직임은 피해자들을 믿지만 문베스를 공격하진 않는 입장으로, 업계 사람들 대다수가 이에 해당된다. 나머지 하나는 가장 소수로, 문베스에게 잘못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지하고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이다. 그중에는 CBS의 간판 토크쇼 호스트 스티븐 콜베어가 있다.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서 콜베어는 자시의 보스 문베스의 혐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콜베어는 문베스를 “내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문베스가 자신을 고용했으며, <레이트 쇼>가 초반에 자리를 잡지 못했을 때 자신들을 끝까지 기다리고 성공하기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줬다고 밝힌 것. 자신 또한 문베스 밑에서 일하는 것이 좋지만, “큰 방송사의 CEO든, 한 나라의 대통령이든, 책임성은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출처: 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

‘블랙 무비’는 잘 안 돼서 안 한다고?
– 부츠 라일리

출처: Annapurna Pictures

올해 초 선댄스 영화제부터 화제가 된 영화 <쏘리 투 바더 유>는 북미 개봉 4주 차인 지난주까지 총 14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이 영화를 만나는 것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츠 라일리 감독의 트위터에 따르면, 해외 바이어들이 미적지근하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라일리는 “<쏘리 투 바더 유> 국제 배급사들에게: 우리 영화가 미국에서 잘 되고 있는데, ‘블랙 무비’는 해외 시장에서 잘 안된다며 그렇게 취급한다면서요?”라고 따져 물었다. 그리고 “여기서 망해도 거기서 배급하면서! 대체 이게 뭐요?”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역사적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배우들이 주로 출연하는 영화는 북미 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개봉한 영화들은 나름대로 성공을 거뒀다. 마블 <블랙 팬서>가 현재까지 6억 4700만 달러 수익을 거뒀고, <히든 피겨스>나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콤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문라이트> 등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블랙 무비’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는 배급사들이 많아서, <쏘리 투 바더 유>를 미국이 아닌 지역에서 극장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영화의 한국 개봉에 관해 공개된 소식은 아직 없다.

출처: The Hollywood Reporter

마치 차고에서 목공 하는 것 같은 거죠.
– 토퍼 그레이스

이미지: Focus Features

배우들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깔끔하게 털어내기 위해 여행을 가거나 취미 생활에 몰두한다. 토퍼 그레이스도 촬영 이후 자신이 연기했던 캐릭터를 잊기 위해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데, 그의 취미는 특이하게도 “영상 편집”이다. <블랙클랜스맨> 개봉을 앞두고 그레이스는 한 촬영 내내 끔찍하고 뒤틀린 정신세계에 몰입하느라 “매우 우울했고”, 갓 태어난 딸에게도 집중하지 못한 최악의 남편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그레이스는 촬영 종료 후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호빗> 3부작을 2시간짜리 영화로 재편집하는 데 몰두했다. 그가 영화 재편집을 하는 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2년에 편집 소프트웨어를 직접 익혀서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을 85분 영화로 재편집했고, 업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이걸 직업으로 하려는 건 아니고, 차고에서 목공 하는 것 같은 취미 생활”이지만, 창작 면에서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출처: Indie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