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조슈 브롤린 “남은 50%의 인류에게 이 영상을 바친다”

‘마블’로 시작해 ‘마블’로 끝난 한 주였다. 내년 개봉을 앞둔 [캡틴 마블]의 두 번째 예고편 이 12월 3일 공개되더니, 나흘 뒤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첫 예고편이 팬들의 마음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데어데블]까지 포함한 넷플릭스-마블 시리즈 세 작품이 철퇴를 맞아 우울했을 마블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만한 종합 선물세트가 따로 없었을 것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예고편이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궜지만, 이외에도 여러 소식들이 지난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떤 이야기들이 할리우드에서 오고 갔는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남은 50%의 인류에게 이 영상을 바친다”

– 조슈 브롤린 –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첫 예고편이 마침내 공개됐다. 지난 7일 22시에 공개된 영상은 24시간 동안 무려 2억 8,900만 조회수를 기록, 예고편 역사상 최고 조회수를 달성했을 정도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상 속 ‘타노스 스냅’에서 살아남은 히어로들과 이를 지켜본 시청자 모두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이 상황을 웃으며 지켜본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충격적인 결말을 이끌었던 조슈 브롤린이다. 그는 “남은 50%의 인류에게 이 영상을 바친다”라는 글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예고편을 업로드해 ‘MCU 최강 빌런’ 타노스의 면모를 발휘, 팬들에게 원망 아닌 원망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조슈 브롤린의 센스도 돋보였지만,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2분 남짓한 영상 하나로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마블 스튜디오인 것 같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7년 전 [어벤져스] 개봉 날짜와 같은 2019년 4월 26일 공개된다.

 

출처: Instagram

 

 

“[블레이드] 리메이크? 내 송곳니는 아직 날카롭다”

– 웨슬리 스나입스 –

 

R등급 슈퍼히어로 영화 [데드풀]과 [로건]의 성공 이전에 [블레이드]가 있었다. 마블 코믹스 원작,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블레이드]는 전 세계 누적 4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당시 코믹스 팬들에게 컬트적인 인기를 끈 흡혈귀 슈퍼히어로 삼부작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성공한 이후 팬들은 2004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춘 블레이드의 합류를 바랐고, 이에 케빈 파이기와 웨슬리 스나입스가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갔지만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나도록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지 않은 가운데, 웨슬리 스나입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블레이드] 리메이크가 시급하다”라는 트윗에 직접 “제작 여부는 전적으로 마블에 달렸지만, 내 송곳니는 여전히 날카롭다”라며 자신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는 뉘앙스의 답글을 단 것. 팬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긁어준 답변은 아니지만, 적어도 프로젝트가 엎어진 것은 아닌 모양이니 조금만 더 인내하면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출처: Twitter

 

 

“2시간짜리 영화의 시대는 저물었다”

– 조 루소 –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최근 개봉한 수많은 영화들 중 상당수에서 기시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주제만 다를 뿐 전체적인 흐름이 같아서 ‘다르지만 똑같은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영화들이 가장 보편적인 상영시간인 2시간에 맞게 이야기를 구성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조 루소 감독은 이러한 ‘2시간의 법칙’에 조만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 예측했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100년은 ‘2시간 영화’의 황금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에 맞춰 영화를 만들기 어려워졌다.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이야기를 담는 게 상당히 진부해지고 예측 가능한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라며 영화의 러닝타임과 스토리텔링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뒤이어 “다음 세대가 이러한 형식을 고수할지는 미지수다. 이제는 어린아이들조차 영화가 시작하고 5분 만에 결말을 파악한다”라며 지금껏 영화 산업을 이끌어온 포맷이 한계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루소 감독의 말처럼, 가까운 시일 내에 더 다양한 형태와 러닝타임을 갖춘 영화들이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indieWire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흥행 못 했어도 의미 있는 작품이었을 것”

– 콘스탄스 우-

 

올해 8월은 할리우드에서 ‘Asian August’라 칭할 정도로 동양인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넷플릭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와 존 조 주연 [서치], 그리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모두 굉장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중 흥행 측면에서 단연 돋보인 작품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다. 3주 연속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고 전 세계 극장가에서 2억 3,700만 달러 수익을 벌어들여 ‘동양인의 힘’을 널리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만일 이 작품이 지금과 달리 흥행에 실패했더라면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을까? 주연배우 콘스탄스 우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작품이다”라며 말문을 연 그녀는 “이 작품은 ‘동양인으로 산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의 손에서 태어났다. 이들의 손에서 빚어진 이야기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은 ‘진짜’ 경험이자 우리를 대표하는 이야기다.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준 워너브러더스에 감사하다”라며 영화의 존재 의의와 함께 스튜디오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출처: Variety

 

 

“축제 분위기 망치고 싶지 않다.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죄송”

– 케빈 하트 –

 

케빈 하트가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에서 물러났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그가 선정되자 기뻐하고 축하한 이들도 많았지만, LGBT(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는 분노했다. 케빈 하트가 10년 전 스탠드 업 공연과 트위터에서 했던 혐오발언들 때문이다. 케빈 하트에게 수습할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걷어찼을 뿐이다.

 

비난 여론이 수면 위로 오르자 케빈 하트는 인스타그램에 “나는 이제 곧 마흔이다. 나이가 들수록 성장하고 변화한다는 말을 믿지 못한다면 내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며 사과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 측에서 공식 사과가 없을 경우 사회자를 교체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내렸음에도 “이미 여러 차례 과거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지금의 나는 그때와 다르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라고 입장을 고수했다.

 

그로부터 두 시간 뒤, 케빈 하트가 공식 사과문을 SNS에 게시했다. 사회자에서 물러나겠다고 운을 뗀 그는 “멋진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들을 위한 축제가 나로 인해 분위기가 흐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나의 발언으로 상처받았을 LGBT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한다. 나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의 목표는 화합을 이끄는 것이지 분열을 조장하는 게 아니다”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말로 먹고 살았던 케빈 하트가 이번 일을 계기로 말의 무게감을 다시금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