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제임스 완, “아쿠아맨,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 서사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

어느덧 2018년도 채 1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2019년을 준비하느라 모두가 분주한 가운데, 할리우드에서는 어김없이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이야깃거리들이 오고 갔다. ‘물맨 붐’을 일으키며 DCEU의 부활을 알린 [아쿠아맨] 감독 제임스 완이 생각한 영화의 성공 이유부터 오프라 윈프리의 [블랙 팬서] 공개 지지 발언까지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 서사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

– 제임스 완 –

 

DC 팬들이 그토록 외치던 ‘물맨 붐’이 왔다. 해외에서 이미 3억 3,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아쿠아맨]은 북미에서 7,200만 달러 오프닝 스코어로 주말 박스오피스의 왕좌를 차지했다. 아쉬운 반응도 더러 보이지만, [아쿠아맨]이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DCEU에 한줄기 빛이 되었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아쿠아맨]이 이토록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연출한 제임스 완은 ‘전형성의 탈피’를 꼽았다. “전통적인 슈퍼 히어로 서사를 따르고 싶지 않았다”라 운을 뗀 그는 “대신 전통적인 모험 영화에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작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 작품은 그 어느 슈퍼 히어로 영화보다 [혹성의 위기]나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 시리즈에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의 작품이 기존 히어로 영화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출처: Heroic Hollywood

 

 

“[베놈] 혹평 이유? 비평가들의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

– 토드 맥팔레인 –

 

올해도 수많은 슈퍼 히어로 영화들이 개봉했다. 그리고 그중 가장 의외의 성적을 거둔 작품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베놈]일 것이다. 로튼토마토/메타 크리틱 전문가 평점 28점과 35점, [저스티스 리그]나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과 필적할 정도로 좋지 못하다. 그러나 [베놈]의 행보는 두 작품과 사뭇 다르다. 전 세계 관객의 뜨거운 반응 속에서 벌어들인 금액이 무려 8억 5,400만 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영화의 어떤 요소가 평단과 관객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게 한 것일까? 원작자 토드 맥팔레인은 ‘나이’에서 비롯되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베놈]은 롤러코스터 같은 작품”이라며 영화의 장점을 설명한 그는 “비평가들이 이 작품을 잘못 받아들이는 이유는 자신들의 나이를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42세쯤 되는 이들이 [베놈]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속으로 ‘제발 그만해’라고 외칠 것이다. 하지만 십 대 관객들이라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를 것이다”라며 [베놈]이 젊은 관객들에게 어필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출처: Heroic Hollywood

 

 

“아직도 [다크 나이트]가 R등급이 아니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 윌리 피스터 –

 

[데드풀] 이전까지 ‘R등급 슈퍼 히어로 영화’는 상당히 마이너한 장르였다. 특히 마블 [아이언맨]과 DC [다크 나이트]가 개봉한 2008년에는 더욱 그랬다. 만약 이 작품들이 R등급을 받았다면 지금의 ‘슈퍼 히어로 붐’이 형성될 수 있었을까? [다크 나이트] 촬영 감독 월리 피스터는 당시 영화가 R등급을 받지 않았던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다크 나이트]의 경우 연출에 따라 충분히 R등급을 받을 만한 요소들이 있었다. 조커의 ‘연필 마법’이 대표적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MPAA(미국영화협회)에 마법이라도 부린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 피스터는 “나는 ‘이 영화로 PG-13 등급을 받는다고? 말도 안 돼! 조커는 연필로 사람 머리를 뚫어버린다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놀란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됐다. 그는 항상 옳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그가 옳다고 증명될 때마다 ‘젠장, 또 쟤 말이 맞았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내년 개봉을 앞둔 호아킨 피닉스 주연 [조커]도 R등급인 가운데, [배트맨]도 하나쯤 R등급으로 나와도 괜찮지 않을까?

 

출처: Vulture

 

 

“마블은 아직도 액션을 남자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 루크레시아 마르텔 –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 위도우’는 MCU에서 가장 사랑받는 히어로 중 한 명이다. 인기와는 달리 오리지널 어벤져스 멤버 중 호크아이(제레미 레너)와 더불어 단독 영화가 없는 비운의 히어로이기도 했지만, 마침내 블랙 위도우의 단독 영화가 제작된다. 수많은 여성 연출자들 중 [베를린 신드롬]으로 주목받은 케이트 쇼트랜드가 [블랙 위도우] 연출을 맡게 된 가운데, 최근 루크레시아 마르텔이 [블랙 위도우] 연출 제의를 거절한 이유를 밝혀 화제가 됐다. 그녀는 “많은 스튜디오들이 여성 연출자들을 주목한다. 마블도 그중 하나다. 미팅 당시 그들은 ‘스칼렛 요한슨의 캐릭터를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라며 최근 여성 연출자에게 기회가 주어지기 시작한 추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뒤이어 “마블은 ‘액션은 알아서 해결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스칼렛 요한슨도 만나고 싶었지만, 직접 액션 시퀀스를 연출하고 싶기도 했다. 많은 스튜디오들이 여성 연출가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현상은 분명 좋지만, 여전히 액션은 남자들의 전유물이라 여기는 모양이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출처: indieWire

 

 

“[블랙 팬서] 아카데미 수상 자격 충분, 영화 그 이상의 작품이다”

– 오프라 윈프리 –

 

슈퍼 히어로 영화가 오스카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은 슈퍼 히어로 영화들에게 유독 인색했다. 히스 레저가 [다크 나이트]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 이외에는 마땅히 기억이 나는 수상 이력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슈퍼 히어로 장르, 그것도 오스카를 단 한 번도 쥐지 못했던 마블의 [블랙 팬서]가 제법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성적은 다소 미진했지만, 인종차별과 흑인 관련 이슈에 민감한 미국 현지에서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블랙 팬서]가 지난 17일 시각효과상 1차 후보에도 선정된 가운데, 오프라 윈프리가 공개적으로 영화를 지지해 화제가 됐다. 그녀는 “여러모로 경이로운 작품이다. 어린 친구들이 ‘와칸다 포에버’를 마음에 품고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 [블랙 팬서]는 문화적 현상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며, 판도를 뒤바꿀 힘이 있는 작품이다. 그저 영화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라며 [블랙 팬서]에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자격이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뒤이어 “그러나 이 모든 일은 한 사람의 중요한 결정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디즈니에는 수천 명의 사람이 있지만, 밥이 승낙하지 않았다면 [블랙 팬서]는 존재하지 않았다”라며 월트 디즈니 컴퍼니 CEO 밥 아이거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과연 [블랙 팬서]가 마블 스튜디오와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오스카를 선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TH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