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대런 크리스 “게이 배우의 역할을 차지하는 이성애자 배우가 되지 않겠다”

2018년의 끝과 2019년의 시작이 채 하루도 남지 않았다. 모두가 열심히 보낸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에도 좋은 일만 있기를 응원한다. 지난주 할리우드에서는 어김없이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이야깃거리들이 오고 갔다. ‘다양성’에 대한 배우 대런 크리스와 마블 스튜디오 케빈 파이기의 이야기를 비롯한 다양한 소식들을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에서 살펴보자. 다시 한번 2019년 기해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앞으로는 게이 배우의 역할을 차지하는 이성애자 배우가 되지 않겠다”

– 대런 크리스 –

 

‘다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 한 해였다. 많은 배우들이 화이트 워싱과 LGBT 캐릭터 캐스팅 논란에 곤혹을 치루기도 했고, 여성이나 성소수자를 대변한 작품이 대거 개봉했으며, ‘Asian August’라 불렸을 정도로 8월에는 동양인들의 활약이 눈부시기도 했다. 그동안 ‘백인 위주’였던 할리우드에 작지만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이다. 배우 대런 크리스도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에게 박수를 받았다. 드라마 [글리]와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그리고 뮤지컬 [헤드윅]에서 동성연애자 캐릭터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인 그는 “게이 캐릭터를 연기한 경험은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게이 배우의 역할을 차지하는 이성애자 배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 많은 배우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게이 캐릭터의 깊이와 매력을 설명하며 더 이상 이들을 연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그는 “내가 다른 이들의 기회를 빼앗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불편하다. 이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Deadline

 

 

“다양성이 MCU 미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 케빈 파이기 –

 

마블 스튜디오 케빈 파이기도 ‘다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0년 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마블 스튜디오지만, 이들도 화이트 워싱이나 인종차별 논란, 그리고 여성 주연 단독 영화의 부재 등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블랙 팬서]의 성공이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마블 스튜디오 사상 첫 흑인 히어로 영화인 동시에 블록버스터 최초로 등장인물의 90% 이상이 흑인 배우로 이루어진 이 작품이 흥행과 비평을 모두 거머쥐게 되면서 MCU 내에서 ‘다양성’이 강조되는 변화의 트렌드를 주도한 것이다. 케빈 파이기는 “[블랙 팬서]가 시작이다. 이 작품의 성공은 우리의 목표, 즉 다양성 추구에 많은 기여를 했다. 물론 흥행 여부에 관계없이 우리는 언제나 이를 위해 노력했지만, [블랙 팬서]가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더 좋은, 흥미로운, 그리고 놀라운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미래에는 다양성이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마블 스튜디오가 인종, 성비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담이지만 월트 디즈니의 이십세기폭스 자산 인수 작업이 예상보다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어 [엑스맨] 영화 기획이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수 있다고 한다. ‘소수자’를 대변하는 [엑스맨]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한다면 ‘다양성 추구’에 더 큰 추진력을 얻게 되지 않을까?

 

출처: Variety

 

 

“[버즈 오브 프레이]는 놀라움으로 가득한 작품. 기대해도 좋다”

– 크리스티나 허드슨 –

 

크리스티나 허드슨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관객들에게 크게 주목받던 영화인은 아니었다. 위태로웠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범블비] 각본가 정도로만 알려진 그녀가 DC [버즈 오브 프레이]와 [배트걸]의 각본을 집필한다고 했을 때, 대중의 반응은 “그래서 누군데?”에 가까운 정도였다. 그러나 2018년을 하루 남긴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그녀의 손에서 탄생한 [범블비]가 북미 현지에서 굉장한 호평과 함께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범블비]의 성공으로 덩달아 후속작들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부푼 가운데, 크리스티나 허드슨이 [버즈 오브 프레이] 소식을 가져와 DC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캐스팅이 환상적이다”라고 운을 뗀 그녀는 “워너브러더스에서 내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 말하자면 [버즈 오브 프레이]는 놀라움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기존 팬에게도 그렇고, 새로운 팬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기대해도 좋다”라고 전했다. 물론 굉장한 특종 거리는 아니었지만, [아쿠아맨]으로 기세를 탄 DCEU에서 두 작품이나 각본을 쓰게 된 크리스티나 허드슨이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 팬들이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버즈 오브 프레이]나 [배트걸] 개봉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이런 기대감으로 일 년을 기다리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만 같다.

 

출처: The Playlist

 

 

“포스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와 함께 하는 것 같다”

– 펠리시티 존스 –

 

미 연방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노토리어스 R.B.G’라 불릴 정도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컬럼비아 로스쿨 수석 졸업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지만, 세간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결국 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유일한 유대인 여성 대법관 자리에 오른 그녀다. 지난 9월, 그녀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RBG]와 더불어 최근 [온 더 베이시스 오브 섹스] 역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파워’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온 더 베이시스 오브 섹스]에서 긴즈버그를 연기한 펠리시티 존스의 재치 있는 발언이 화제가 됐다. 그녀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포스가 그녀와 함께 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해 인터뷰어에게 웃음을 선사했는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 출연한 자신의 이력과 ‘베이더’라는 이름 때문에 종종 [스타워즈] ‘다스베이더’와 비교(?)되었던 긴즈버그를 더한 존경 섞인 말장난이었던 셈이다.

 

출처: The Playlist

 

 

“나는 식당 종업원 아니야, 영화가 개인의 입맛에 맞는지 일일이 알 필요 없다”

– 조 카잔 –

 

영화에 대해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것은 관객의 자유다. 그러나 정당한 비판과 무분별하고 예의 없는 비난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카우보이의 노래]에 출연한 조 카잔은 최근 후자에 가까운 경험을 겪었다. 직업이 배우인 만큼 퍼포먼스에 대한 평가를 피할 수는 없지만, 한 네티즌이 ‘영화 내내 조 카잔 때문에 짜증이 났다’라며 그녀를 태그(언급된 당사자가 글을 확인할 수 있도록 꼬리표를 남기는 일)했기 때문이다. 조 카잔은 “나는 식당 종업원이 아니다. 영화가 개인의 입맛에 맞는지 일일이 알 필요는 없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사태를 파악한 글쓴이는 “모두에게 사과한다. 트위터 사용법을 잘 몰라서 벌어진 일이다. 내 글을 누군가 볼 것이라 생각지도 않았다. 대단히 바보 같은 짓이었으며, 조 카잔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사과문을 올린 뒤 해당 게시물을 곧바로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한 사람의 부주의로 벌어진 일이었지만, 온라인 상에서도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출처: indie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