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기생충’의 밤에 터진 2020 오스카 말말말!

할리우드의 가장 큰 축제가 막을 내렸고, 그 주인공은 [기생충]이었다.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에서 4개를 수상하며 올해 최다 수상 기록도 가져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도 느끼지만, 영어, 또는 미국 중심으로 짜인 세계 영화 시장에 [기생충]이 의미 있는 균열을 냈다는 사실이 영화팬으로서 가장 기쁘다.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은 [기생충]이 지배한 오스카 시상식과 전날 열린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나온 말들을 정리했다. 일단 봉준호 감독이 작품상 수상 후 지른 강렬한 한마디로 문을 연다. “xx 진짜 미쳤어요!(It’s really fxxking crazy!)”

송강호 선배님이 우시는 걸 보는 건 드물거든요. – 최우식

이미지: CJ 엔터테이먼트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은 순간, 감독, 배우, 제작자, 스태프 등 수많은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최고의 순간을 함께 나눴다. 모두에게 감회가 남다른 순간이겠지만, 최우식에겐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짐작할 것 같다. 뉴욕타임스 기자 카일 뷰캐넌은 시상식 후 최우식에게 작품상을 수상했을 때 가장 초현실적이라 느낀 점을 물었는데, 최우식은 송강호가 상을 받으며 눈물을 보인 것이라 답했다. “송강호 선배님이 우는 걸 보는 건 매우 드물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쿨하게 말하는 최우식도 눈물을 보인 듯하다. 절친 박서준은 인스타그램에 시상식 무대에 오른 최우식의 모습을 올리고 “솔직히 눈물 훔치는거 나는 봄”이라 말했다.

출처: twitter

우리만큼 시각효과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없을 걸요? – 레벨 윌슨 & 제임스 코든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어제 시상식에서 배꼽 잡을 만큼 재미있는 순간은 시각효과상 시상을 위해 레벨 윌슨과 제임스 코든이 등장했을 때였다. 영화 [캣츠]에 등장한 두 사람은 진짜 고양이 코스튬을 입고 무대에 올랐는데, 손과 발은 장갑을 끼거나 신발을 신은 상태였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보며 박장대소하는 관개들에게 “[캣츠]에 출연한 배우로서 우리만큼 좋은 시각효과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개봉한 뮤지컬 영화 [캣츠]는 배우들에게 고양이 코스튬이 아닌 모션 캡처 코스튬을 입혔고, 개봉일자에 쫓기며 손과 발 일부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대중에 공개됐다. 당연히 흥행에 실패했고, 완성도가 문제가 되어 조롱 섞인 비판까지 받았다. 그런데 몇몇 배우는 촬영 때부터 영화가 엉망일 거라 예감한 듯하다. 코든은 시사회도 불참했고 아직도 영화를 안 봤다고 밝혔다.

출처: hollywoodreporter

수상소감 대필 안 했다 – 브래드 피트

이미지: 소니 픽쳐스

상은 결과로 말하고, 시상식은 수상 소감으로 행사를 장식한다. 아카데미상 후보라면 이날을 위해 멋진 수상소감을 말할까 고민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수상소감 대필과 트레이닝 서비스가 있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래드 피트가 시상식 시즌을 위해 대필작가를 고용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부터 재치 있는 수상 소감으로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끌어냈는데, 그게 본인의 감각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스카 무대 뒤 인터뷰에서 브래드 피트는 루머를 부인했다. “원래 대중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긴장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번엔 할 거면 제대로 준비하고, 편안하게 해 보자 생각했다. 그게 그 결과다.”라며 “내 소감은 내가 썼다. 재미있는 친구들이 유머 부분은 도와줬지만, 수상 소감은 진실해야 한다.”라고 자신의 작품이라 확실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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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하는 여성은 많습니다. 그러니 일자리를 주세요! – 룰루 왕

이미지: 오드 AUD

아카데미 시상식 하루 전, 미국 독립영화계의 한 해를 정리하는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가 열렸다. [기생충]은 국제영화상을 수상했고, 봉준호 감독은 통역가 샤론 최와 무대에 올라 “이쯤 되면 이런 시스템인 거 다 아시겠죠?”라며 통역을 대동한 것 자체로 웃음을 이끌어냈다. 한편 이날 최고 상인 작품상은 [페어웰]에 돌아갔다. 룰루 왕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배우들과 미국, 중국의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작년 선댄스 영화제부터 [페어웰]을 “미국인과 미국 가족의 이야기”라 여기고 전폭적으로 지원한 배급사 A24의 과감한 결정에 마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왕은 또한 여성 필름메이커의 부족을 비판하는 의견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 업계에 많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미 영화하는 여성은 많다.”라며 여성 영화인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가 아니라 일자리이며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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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영화의 가장 게이다운 순간? 로라 던의 모든 것 – 로스앤젤레스 게이 남성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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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한 해 본 영화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는가? 최고의 작품, 또는 최악의 작품 순위를 뽑거나, 특정 주제로 한 해 영화를 모아 보는 등 방법은 많다.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는 여기에 재미와 예술성까지 더했다. 로스앤젤레스 게이 남성 합창단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친 “게이다운” 장면들을 다시 모았다. [허슬러] 속 제니퍼 로페즈의 봉 댄스, 드래그 퀸과 함께 한 르네 젤위거의 [주디] 홍보 활동, [기생충]의 여성 캐릭터들 등 다양한 장면이 있지만, 하이라이트는 바로 로라 던이다. 2019년 가장 게이다운 장면은 [결혼 이야기]뿐 [쥬라기 공원]과 [트윈 픽스까지] 아우른 로라 던의 모든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웅장한 합창으로 불리자 던은 놀라면서도 크게 웃었고, 어깨춤까지 추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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