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면 좋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소설과 영화

 

by. 김옥돌

 

 

<이미지: SeeD 영화 ‘비밀’에 카메오로 출연한 히가시노 게이고>

 

 

오는 2월 28일,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개봉한다. 원작 소설은 출간 4년 만에 전 세계 5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국내에서도 5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 수치는 이야기의 저력을 증명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다. 그의 이름은 기본적으로 이야기의 재미를 보장한다. 한번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책을 놓기가 쉽지 않다. 출간된 소설은 70권이 넘고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10편이 넘는다. 그의 소설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소개한다.

 

 

 

1.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미지: ㈜이수C&E>

 

“타인의 고민 따위에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던 사람이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위의 질문으로부터 시작한 이야기다. 30년 동안 비어있던 교외의 잡화점에서 받은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에 얼떨결에 답장하는 세 명의 어설픈 좀도둑 이야기로 추운 겨울 마음이 스산할 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 다소 판타지스러운 설정에도 책을 펼쳐 든 순간 작가가 그려낸 세계로 흠뻑 빠져든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제작사 ‘코믹스 웨이브 필름즈’에서 제작을 맡고,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히로키 류이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쟈니스 인기 아이돌 그룹 ‘헤이세이점프’ 야마다 료스케와 배우 니시다 토시유키가 주연을 맡았다. 당초 국내에서 1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2월 28일로 개봉이 미뤄졌다.

 

 

 

2. 용의자 X의 헌신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N.E.W.>

 

어느 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인 전처 ‘야스코’의 알리바이는 완벽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중에서도 손꼽히는 작품으로 일본과 한국에 이어 2017년 중국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졌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 살인사건의 배후를 따라가다 보면 묵직한 울림과 만나게 된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 3개 부문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본격 미스터리 대상>,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각각 1위를 기록했고 2006년 134회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

일본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 드라마 <하얀 거탑>의 감독 니시타니 히로시가 연출을 맡고, 일본의 ‘정우성’으로 불리며 2017년 일본 남자가 뽑은 ‘되고 싶은 얼굴’ 5년 연속 1위를 차지해 명예의 전당에 오른 후쿠야마 마사하루, 그리고 츠츠미 신이치가 주연을 맡았다. 한국에서는 2012년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이 주연을 맡은 영화 <용의자X>가 개봉했으나 추리보다 멜로에 중점을 두는 등 일본판보다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3. 백야행

 

<이미지: 시네마서비스>

 

미궁에 빠진 살인사건과 자살 등 자극적인 소재와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주인공의 슬프고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다. 소설 <백야행>은 정교하고 교묘한 서사의 설계와 완성도로 일본 문인들의 극찬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연극과 TBS TV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어졌으며, 2009년 한국에서 먼저 영화화되어 한석규, 손예진, 고수가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원작 팬들의 불만이 따랐지만, 고수는 호평을 받고 손예진은 아름답다. 800쪽이 넘는 방대한 소설을 압축한 영화를 보기 전,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관람을 위해 소설을 읽고 난 후 영화보기를 추천한다.

 

 

 

4. 방황하는 칼날

 

<이미지: Toei Company, Ltd., CJ 엔터테인먼트>

 

“피해자의 아픔이 너무 소홀히 여겨지고 있다. 복수가 좋은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지금의 사회 시스템에는 큰 결함이 있어 그것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작가가 밝힌 <방황하는 칼날>의 집필 이유다. ‘나가미네’는 아내를 잃고 외동딸과 단둘이 산다. 어느 날 그의 외동딸은 성폭행을 당한 후 끔찍하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그는 딸을 죽인 범인을 살해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방황하는 칼날>에서 ‘소년범죄’에 주목한다. 소설은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는 정재영과 이성민이 주연을 맡았고, 일본에서는 테라오 아키라와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쥰세이’ 역을 맡았던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출연했다.

 

 

 

5. 비밀

 

<이미지: SeeD>

 

지금 나왔다면 다소 진부한 설정으로 여겨졌을 ‘영혼 체인지’를 소재로 한 영화다. 1999년 제5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사고로 죽은 엄마의 영혼이 딸에게 ‘빙의’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영화 <비밀>에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본인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소설과 영화의 분위기와 세세한 설정은 다소 다르다. 영화 <비밀>은 1999년 일본에서 만들어졌는데, 한국에서는 <러브레터>의 인기에 힘입어 2002년 개봉했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히로스에 료코가 주연을 맡아 아름다운 그녀의 리즈시절을 감상할 수 있다. 히로스에 료코의 팬덤 형성에 큰 역할을 한 영화이기도 하다.

 

*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실제로 소설 제목처럼 비밀에 쌓인 작가다. 데뷔작 이후 70편이 넘는 작품을 썼지만 노출을 꺼려 작가의 사생활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6. 매스커레이드 호텔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미로비젼>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이 남긴 메시지 속 다음 범행 장소는 특급호텔 ‘코르테시아 도쿄’로 지명된다. 특별수사본부는 호텔의 양해를 구하고 형사들을 프런트 직원과 벨보이 등으로 위장 근무를 시킨다. <매스커레이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최근 기무라 타쿠야와 나가사와 마사미가 캐스팅을 확정 지었다. 기무라 타쿠야의 캐스팅을 두고 원작 팬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영화는 2019년 개봉 예정을 목표로 달리는 중이다. 영화를 기다리며 원작 소설을 읽어보자. <매스커레이드 호텔>의 프리퀄인 <매스커레이드 이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