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으로 다시 보고 싶은 한국영화

 

by. 레드써니

 

 

올해 극장가는 재개봉 바람이 거셌다. 이 같은 이유에는 발전된 상영 기술로 이전보다 좋은 화질로 볼 수 있게 된 데다 개봉 당시 놓쳤던 좋은 작품을 대형 스크린에서 다시 보고 싶은 관객들의 바람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재개봉 열풍은 대부분 해외 영화에 한정되어 있어 아쉬운 면도 없지 않다. <8월의 크리스마스>, <공동경비구역 JSA> 등 일부 한국 영화의 재개봉 사례도 있었지만, 꾸준히 이어지지는 않는다. 최근의 재개봉 열풍에 맞춰 다시 한번 극장에서 보고 싶은 한국 영화를 소개한다.

 

 

1. 살인의 추억 (2003.04.25 개봉)

 

<이미지: 싸이더스>

 

<올드보이>와 더불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대표적인 한국 영화다.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의 흥행 실패로 차기작을 볼 수 없을지도 몰랐을 봉준호 감독을 현재의 자리에 있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미제 사건으로 남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이야기에 1980년대 말 군사정권 시대의 한국사회 병폐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풍자도 놓치지 않았다. 아낌없이 논두렁을 구르고, ‘밥은 먹고 다니냐’는 유명한 애드리브를 선보였던 송강호의 열연이 아직까지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살인의 추억>이 한국 영화사에 미친 영향력을 봤을 때 재개봉으로 다시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2. 건축학개론 (2012.03.22 개봉)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2012년 개봉해 첫사랑 신드롬을 일으킨 멜로 영화다. 일찌감치 시나리오는 완성됐지만 영화화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1인 2역이 아닌 2인 1역이라는 신선한 캐스팅, 7080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는 디테일한 설정, 애잔한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하는 스토리가 만나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개봉 당시 한국 멜로 영화로는 드물게 400만 이상 관객을 모으며, <늑대소년>이 개봉하기 전까지 역대 한국 멜로 영화 흥행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영화로 충무로에 데뷔한 수지는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했고, 이전까지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던 조정석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납뜩이 역을 맡아 스크린으로도 본격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3. 장화, 홍련 (2003.06.13 개봉)

 

<이미지: 청어람>

 

2003년은 한국 영화 르네상스라고 할 만큼 좋은 작품들이 연이어 선보였다.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올드보이>, <지구를 지켜라> 등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작품들이 개봉했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역시 2003년에 개봉해 한국 공포영화 장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공포영화로는 이례적인 3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성공을 거뒀다. <장화, 홍련>을 처음 볼 때 공포 장르의 매력에 빠진다면, 두 번째 볼 때는 영화 속 비극이 애잔하게 다가와 슬픈 드라마로서의 가치도 빛난다. 재개봉을 하게 된다면 <장화, 홍련>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을 스크린에서 다시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4. 파이란 (2001.04.28 개봉)

 

<이미지: 튜브엔터테인먼트>

 

2001년 개봉해 폭풍 감동을 선사했던 <파이란>도 재개봉을 바라는 한국 영화다. <역도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송해성 감독이 연출을 맡고, 최민식이 주인공 ‘강재’ 역을 맡아 큰 인상을 남겼다. 중화권 최고 스타 장백지가 한국 영화에 출연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삼류 건달로 살아가던 한 남자가 ‘파이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중국 여인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오래전 위장 결혼한 여인의 편지를 받은 뒤 점차 흔들리며 변해가는 최민식의 연기는 개봉 16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5. 지구를 지켜라 (2003.04.04 개봉)

 

<이미지: 싸이더스>

비운의 한국 영화 걸작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지구를 지켜라>도 재개봉으로 다시 만나고 싶은 작품이다. 다소 가벼운 제목과 장난스러운 포스터, 어긋난 마케팅으로 개봉 당시 극장에서 철저히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화이>,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신하균과 백윤식의 열연, 독특한 구성의 연출이 두고두고 회자되는 영화다. 가볍게 웃어넘길 수 없는 주제와 메시지는 개봉 15년이 지난 지금도 높게 평가받는다. 웃으려고 갔다가 눈물을 머금고 나온다는 영화로 재개봉을 통해 지구를 다시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다. 여담으로 <지구를 지켜라>에서 연인으로 출연한 신하균과 황정민은 최근 개봉한 <7호실>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춰 반가움을 더했다.

 

 

 

6. 클래식 (2003.01.30 개봉)

 

<이미지: 시네마서비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연출한 감성 멜로 <클래식>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다. 세대를 이어가는 사랑을 주제로 1960년대와 2000년대의 연애담을 그렸다.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과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명곡들이 마음을 더욱 아련하게 한다. 또한 지금은 충무로 톱배우로 자리 잡은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의 풋풋했던 모습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