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흥행 실패는 예고된 결과? 탈많은 영화 제작 뒷이야기

날짜: 6월 22, 2019 에디터: 혜란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6월 기대작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 혹평을 받으며 개봉 첫 주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오리지널 영화 세 편이 모두 쏠쏠하게 흥행한 만큼 이름값도 충분하고, 외계인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의 스타 파워와 케미도 관객의 눈을 끌만큼 매력적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새로운 팬을 만들지도 못하고 원작 팬에게도 실망을 안겼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가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의 제작 당시 이야기를 공개했는데, 영화가 나온 게 다행일 정도다.

‘왜’ 스핀오프로 기획됐나

이미지: Sony Pictures

알려진 대로 [맨 인 블랙] 새 영화는 초기엔 [21 점프 스트리트]와의 크로스오버를 염두에 뒀다. 잰코(채닝 테이텀)와 슈미트(조나 힐)가 맨 인 블랙의 신입 요원이 된다는 설정이었다. 소니 픽쳐스는 [맨 인 블랙]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와 [21 점프 스트리트] 필 로드 & 크리스 밀러 감독 모두 설득했지만, [21 점프 스트리트] 제작자 닐 모리츠가 적극 반대하면서 크로스오버는 무산됐다.

새 [맨 인 블랙]은 결국 단독 영화로 방향을 돌렸다. 스튜디오는 처음부터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를 불러들일 생각이 없었다. 이들을 다시 부르는 것 자체가 영화의 방향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윌 스미스가 소니와 [나쁜 녀석들 3]를 찍고 있고, [맨 인 블랙]을 하게 되면 출연료를 더 많이 줘야 하는 것도 이유였다. 결국 영화는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이 주연을 맡은 일종의 ‘스핀오프’가 됐다.

제작자의 지나친 간섭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작가들이 쓰고 스튜디오가 통과시킨 각본은 좋았다고 한다. 원작의 세계관에 현대적인 요소와 유머도 넣었고, 난민 문제 등 요즘의 이슈를 다루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되면서 촬영과 각본 재집필이 동시에 이뤄졌다. [맨 인 블랙] 첫 영화부터 참여한 제작자 월터 파키스가 대본 수정 작업에 깊숙히 관여했고, 그가 내놓은 수정본은 첫 대본의 현대적 감각과 색채가 거의 빠져 있었다.

그가 관여한 새 대본이 매일 현장에 전달되면서 감독, 배우, 현장 스태프 모두가 혼란을 겪고, 헴스워스와 톰슨은 자신들의 대화를 쓸 작가를 따로 고용하기도 했다. 심지어 파키스는 감독 대신 몇몇 장면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F. 게리 그레이 감독은 파키스의 지나친 간섭에 몇 번이나 그만두려 했지만, 소니에서 만류해 결국 끝까지 남았다. 두 사람은 촬영뿐 아니라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도 계속 충돌했지만, 대규모 재촬영 등 심각한 문제는 없었다.

스튜디오의 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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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터는 스튜디오의 “최소한의 개입”이 일을 더 크게 만든 요인이었다고 지적한다. 소니 픽쳐스의 제작 담당 부사장이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촬영이 시작될 때쯤 회사를 떠났는데, 이후 스튜디오가 그를 대신할 사람을 고용하지 않고 촬영을 진행하면서 감독과 제작사 사이를 조율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스튜디오는 결국 제작자와 감독에게 따로 편집을 진행하게 했고, 둘 중 제작자 파키스의 것을 최종본으로 결정했다.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의 제작비는 약 1억 1천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CGI가 많이 나오는 블록버스터 영화 치고는 매우 낮은 편이다. 소니는 제작비의 대부분을 중국 텐센트 등 다른 공동 투자사를 끌어들여 충당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영화 홍보 또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같이 진행한 것으로 보아 예산이 크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다.

‘맨 인 블랙’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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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결과는 나왔고,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평가와 흥행 모두에서 씁쓸한 결과를 맞이했다. 이제 개봉 첫 주이니 속단일 수도 있지만, [토이 스토리 4],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라이온 킹] 등 블록버스터 영화가 줄줄이 공개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니는 ‘맨 인 블랙’ 시리즈 자체를 완전히 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가 네 편이나 나왔지만 “외계인이 정체를 숨긴 채로 지구에 살고 있다.”라는 설정 자체는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IP를 활용하는 방법은 영화뿐 아니라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하다. 이번 영화의 속편이 제작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다른 형태, 다른 모습으로 ‘맨 인 블랙’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속편을 제작했구나!”라고 생각할 만큼 새롭고 신선한 모습으로 만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