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 건들지 마!’ 오리지널 버전과 다르게 개봉한 영화

 

최종 편집이 끝난 영화는 온전한 상영본으로 관객과 만나는 것이 당연한 원칙이다. 하지만 개봉 국가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내용이 바뀌거나 편집되기도 한다. 현지 사정으로 오리지널 버전과 달라지고 이슈화된 영화를 살펴봤다.

중국에서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에서 주윤발을 보지 못하는 이유

이미지: 브에나비스타코리아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에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그 주인공은 싱가포르 해적 샤오 펭으로 출연한 주윤발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자국의 배우가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한다면 반가울 테지만, 정작 중국에 개봉된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는 주윤발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샤오 펭으로 출연하는 주윤발의 기괴한 모습과 폭력적인 내용이 많아 삭제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과 자국 배우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가 있을 경우 삭제하거나 개봉을 불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언맨 3’ 중국 버전에 등장한 판빙빙

이미지: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주윤발은 편집됐지만, [아이언맨 3]에는 중국 버전에서만 볼 수 있는 배우가 추가 등장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배우 판빙빙이다. 판빙빙은 [아이언맨 3]에서 토니 스타크의 심장 수술을 집도하는 간호사로 등장한다. 국내 버전에서도 이에 대한 장면이 잠깐 나오지만, 중국 버전에서는 4분 정도를 추가해 자세하게 묘사한다. 판빙빙의 등장했던 이유는 중국의 현지 영화제작사가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아직도 외화의 중국 개봉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중국 현지 제작사가 투자한 영화라면 보다 자유롭게 개봉할 수 있다. 다만 판빙빙 분량이 생각보다 적어서 중국 현지에서도 불만이 많았다고.

일부 국가에서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I Want to Break Free가 통편집?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 세계적으로 ‘퀸’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말레이시아와 중국 등 일부 국가의 검열을 피할 순 없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동성애적 성향이 나오는 부분을 삭제해서 개봉한 것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여장 남자로 등장하는 뮤직 비디오 ‘I Want to Break Free ‘는 통편집됐고, 프레디 머큐리가 짐 허튼을 만나 마지막 여생을 보냈던 에필로그 또한 삭제되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을 이야기하는 작품에서 검열로 인해 관객들은 그의 진짜 인생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로켓맨’의 엘튼 존이 러시아 개봉 때 분노한 이유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엘튼 존의 음악과 인생을 담은 [로켓맨]은 러시아에서 가위질을 당했다 영화 속에서 엘튼 존과 존 레이드의 러브신 장면 약 5분 정도가 삭제되어 개봉한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자 제작자인 엘튼 존은 이 같은 검열에 강력하게 거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아예 다른 영화로 만들어 버린 아랍에미리트

이미지: ㈜우리네트웍스

영화는 단 1초만 편집하더라도 내용이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아랍에미리트 개봉판은 해도 해도 너무 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상영시간은 180분으로 꽤 길지만, 시간이 모자란 사람들을 친절하게 배려한 것인지 135분 버전으로 상영한 것이다. 본편에 있는 폭력, 노출, 욕설, 마약 묘사 등을 45분 분량을 삭제했고, 영화를 본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며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국적이 바뀐 ‘다이하드’의 한스 그루버

이미지: 20세기 폭스

작품 속에서 자국인에 대한 묘사가 좋지 않다면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쳤던 액션 영화의 교과서 [다이하드]도 이런 문제에 부딪혔다. [다이하드]에서 주인공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을 끝까지 괴롭히는 테러리스트 독일인 한스 그루버(앨런 릭먼)가 등장한다. 하지만 독일에서 개봉할 때는 영국 출신으로 국적이 바뀌었다. [다이하드] 뿐만 아니라 특정 국가를 부정적으로 묘사할 경우 해당 나라에서 버전이 바뀌는 사례는 꽤 있다. 이 같은 논쟁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최근에는 [어벤져스]의 소코비아처럼 가상 국가를 설정하기도 한다.

‘인사이드 아웃’의 일본 반응이 싸늘했던 이유

이미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임의로 삭제했을 때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쓸데없는 장면이 추가되어 원성을 들을 때도 있다. 일본에서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이 대표적이다. 일본 극장가는 대체적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좋은 흥행을 기록한다. 하지만 [인사이드 아웃]은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아웃]의 일본판은 본편 상영 전 20분 동안 일본에서 만든 특별 영상을 보여줬다. ‘당신의 이야기’라는 캠페인으로 일반인으로부터 응모한 사진 영상을 모아 20분 동안이나 틀어줬다. “[인사이드 아웃]을 보러 왔는데 모르는 사람의 추억 영상을 봐서 뭐하냐”는 불만이 상당했고, 본편에 대한 반응도 다른 디즈니 영화보다 싸늘했다는 후문이다.

‘제5원소’의 뤽 베송 감독이 기자회견을 박차고 나간 이유는?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국내에서도 편집에 관한 이슈가 여러 차례 있었다. 그중 [제5원소] 무단 편집 사건의 파장은 컸다. 1997년 [제5원소]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뤽 베송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가 영화가 편집된 채 상영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것이다. 릭 베송 감독은 질문을 듣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뒤 원본에서 20분 정도 삭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화가 난 채 모든 일정을 접고 돌아갔다. 당시 수입사는 상영 횟수를 늘리기 위해 편집했었다. (현재 VOD로 볼 수 있는 ‘제5원소’는 삭제 장면 없이 오리지널 원본 그대로다) 뤽 베송은 차기작 [택시]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이 택시 트렁크에서 자는 장면을 넣었는데, 당시의 분노를 표출한 건 아닌가라는 소문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