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시 보기] ‘샤이닝’ 집착과 고립이 만들어낸 광기와 공포

날짜: 9월 30, 2019 에디터: 에그테일
이미지: Warner Bros.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스티븐 킹. 지금도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며, 영화와 드라마는 계속해서 작가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늘 성공을 보장하지 않지만, 스티븐 킹이란 이름은 대중에게 어필하는 강력한 힘을 지닌다. 올해만 해도 [그것: 두 번째 이야기], [공포의 묘지] 등 스티븐 킹의 영향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 공개됐는데, 오는 11월이면 38년 만에 오버룩 호텔의 생존자 대니의 이후 이야기를 담은 [닥터 슬립]이 개봉한다. 호러영화에서 손꼽히는 명작으로 불리는 스탠릭 큐브릭의 [샤이닝]의 속편이다. 원작자 스티븐 킹은 싫어했다고 알려진 영화 [샤이닝]은 한겨울 고립된 호텔에서 관리자로 일하며 이성을 잃고 광기에 사로잡히는 잭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에디터들은 [샤이닝]을 어떻게 봤을까?

1. 스릴러 영화의 바이블이라는 ‘샤이닝’을 감상한 소감?

이미지: Warner Bros.

에디터 원희: [샤이닝]이 공포 영화 중에서도 유명한 명작으로 꼽히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딱히 접할 기회가 없었다(일단 작고 귀여운 심장을 가진 나는 그동안 호러 장르와 전혀 친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드디어 관람하게 된 [샤이닝]은 보는 내내 왜 공포 영화계의 고전 명작으로 불리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고립된 공간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미쳐가는지를 깊이 있게 다루며, 어린 대니의 시선을 통해 다양한 상징을 보여주면서 공포심을 극대화한다. 한 마디로 그동안 봐왔던 공포 스릴러의 클리셰의 원천 같은 영화. 잭 니콜슨의 섬찟한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특히 관객의 신경을 건드리는 사운드트랙이 일품이다.

에디터 혜란: 덩치에 안 맞게 간은 정말 콩알만 해서 호러나 스릴러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다. 그래서 [샤이닝] 보는 것 자체가 정말 두려웠다. “막상 보니까 그다지 안 무섭네!”라고 말하고 싶은데, 솔직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물론 1980년 영화라 요즘과 다른 비주얼이나 연기가 어색하게 다가오고, 초자연적 소재를 소극적으로 활용한 부분도 예상과 달랐다. 그렇지만 다른 요소들이 단점을 잊게 한다. 촬영이나 프로덕션 디자인도 그렇지만 내게 이 영화가 소름끼치게 무서운 이유는 100% 음악과 사운드다. 헤드폰을 쓰고 보다가 스피커로 바꿔 볼 정도였으니까. 사람의 신경을 긁는 음향의 모범 답안을 담아서, 느리고 떠다니는 듯한 영상과 결합하니까 보는 내게도 영화 속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흐릿하게 보였다.

에디터 영준: 볼 때마다 넘기지 않고 끝까지 달릴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는데, 이제는 점프 스케어에 ‘정말’ 익숙해져서 그런 생각은 솔직히 별로 안 든다. 그럼에도 [샤이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서움을 떠나서 보는 이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방식에 매료되어서다. 인간 내면 깊은 곳의 약점을 후벼 파는 느낌이랄까? 영화의 전반적인 차가운 톤, 기괴한 음악,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카메라에 담는 연출은 39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았고, 정말 효과적으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잭 니콜슨의 연기는 두 말하면 잔소리. 아찔하고 식은땀 나는 공포를 바랐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지금까지도 명작이라 불리는 이유와 수많은 공포 영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조금만 신경 써서 본다면 정말 흥미로운 작품이다.

에디터 홍선: 1980년에 개봉한 [샤이닝]은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아주 무서운 영화는 아니다. 영화 속 명장면이 여러 매체에 노출되어서 그런지 인상적이지만 무섭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에 빠져 들수록 몸에 한기가 쌓인다. 극중 배경도 그렇고 다루는 내용도 입에서 김이 새어 나올 정도다. 점차 마음을 조이는 연출과 서늘한 영상이 돋보인다. 스티븐 킹은 이 영화를 보고 자신의 원작을 망쳤다며 크게 화를 냈다는데, 바꾸어 생각해보면 스탠리 큐브릭이 유명한 원작의 부담을 이기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화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샤이닝]은 소재 고갈로 힘든 영화판에 유명 원작 콘텐츠를 영화화할 때 감독은 어떤 식으로 각색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과서 같은 영화가 아닐까.

에디터 현정: 요즘 공포(스릴러) 영화에서 보기 힘든 기교적인 완벽함이 인상적이다. 1980년 영화라는 게 무색하게 촌스럽거나 어색한 이질감이 없이 긴장감을 자아내는 연출력에 홀린 듯이 감상했다. 신경을 긁는 사운드와 보기만 해도 압도적인 웅장함을 전하는 서늘한 공간감, 스테디캠을 적극 활용해 몰입감을 더하는 영상 등 매 장면마다 치밀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영화적 장치가 한겨울 폭설로 고립된 호텔에 머무는 잭의 가족에게 닥치는 섬뜩하고 비극적인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지탱한다.

2. 보면서 긴장했거나 서늘했던 순간이 있다면?

이미지: Warner Bros.

에디터 원희: 이젠 공포 영화에 꽤나 내성이 생긴 건지, 아니면 작은 스크린으로 관람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무서운 영화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던 이유는 확실히 기분 나쁜 불협화음으로 가득한 사운드트랙의 힘이 크다. 가장 서늘했던 순간은 웬디 토랜스가 잭의 원고를 처음 발견했을 때다. 가득 쌓인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잭은 바보가 된다” 이 한 문장이 온통 들어차 있던 장면을 보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점점 긴장감을 조여오다가 극적인 장면이 등장할 대목에서 페이지를 넘겼다가 전면에 빼곡히 한 문장이 쓰여진 것을 보고 너무 놀라서 말 그대로 책을 집어던졌던 기억이 난다. 웬디와 비슷한 경험을 겪은 데다 사운드트랙이 더해지니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 듯하다.

에디터 현정: 나도 같다. 웬디가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라는 문장만 반복해서 쓴 잭의 원고를 봤을 때. 짧게 지나가지만 외부와의 단절이 만들어낸 고립감을 효과적으로 잘 보여준다. 곁가지로 이 장면을 위해 비서에게 시켜 직접 타이핑하고, 것도 부족해 오타를 섞어 쓰게 했다는 일화도 그 충격을 배가하는 듯하다.

에디터 혜란: 영화에서 날 떨게 만든 건 미쳐서 날뛰는 잭이 아니라, 큰 눈에 공포를 한가득 담았던 웬디였다. 그래서 웬디가 나오는 모든 장면에서 자연스레 긴장했다. 대니를 밖으로 보내고 본인은 탈출하지 못한 채 화장실에서 벌벌 떠는 모습, 잭이 도끼로 문을 내리찍을 때 나무문이 갈라지는 것보다 웬디의 공포에 질린 비명 소리가 더 무서웠다. 가장 서늘했던 장면도 웬디가 잭이 그동안 어떤 것을 써왔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모든 게 폭발하기 직전 느끼는 숨 막히는 순간이 듀발의 얼굴에 모두 담겨 있었다. [샤이닝]을 이야기하는 사람마다 잭 니콜슨의 광기와 대니 로이드의 열연을 언급하던데, 내게 이 영화 속 베스트는 샐리 듀발이다.

에디터 영준: 대니가 쌍둥이 자매를 마주하는 장면은 볼 때마다 긴장된다. “이리 와서 우리랑 놀자, 평생”이라고 말하면서 쌍둥이가 끔찍하게 죽은 모습과 교차되는 순간은 [샤이닝]에서 가장 좋아하면서도 무서운 장면이다.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이때 흘러나오는 음악이 소름 끼치게 기괴해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이 장면 이후에 토니(상상 속의 친구)가 “전부 현실이 아니야”라고 말하자 조금 진정된 대니가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잭이 점점 미쳐가는 모습도 침을 꿀꺽 삼키게 된다. 특히 밖에서 웬디와 대니가 노는 모습을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친다.

3. 전반적으로 냉소적인 시선이 두드러진다. 영화가 갖는 차가운 이미지에 대한 생각

에디터 현정: 최근 무색무취의 공포 영화만 봐서 그런지 [샤이닝]은 확실히 남다른데, 그 기저엔 스티븐 킹의 소설과 달리 차갑고 냉소적인 시선이 깊게 배어있다. 지독한 고립감과 소설을 완성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한 가족을 파국으로 밀어 넣고, 잭이 광기로 돌변한 이후에 인간적인 타협점 없이 끝까지 몰아가는 연출이 탁월하다. 가족을 죽이려 하는 잭을 마지막 순간까지 웬디와 대니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남겨두어 오버룩 호텔의 초자연적인 존재감을 고조시키며 인간 본성의 나약함을 드러낸다.

에디터 홍선: [샤이닝]의 분위기는 차갑고 냉정하다.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구분해 차오르던 감정을 일순간에 끊어버리는 ‘챕터’의 구분부터 세 인물 역시 서로에게 애써 웃고 있지만 어색하고 불안하다. 좋은 아빠, 성공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잭의 바람은 압박감으로 돌아와 미쳐버리고 가족을 죽이려 하는데,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고립된 호텔이라는 절망감이 영화의 한기를 더한다.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잭이 누군가의 공격이 아니라 고립된 호텔의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 정원에서 객사한다는 점에서 살인마로부터 목숨을 지킨 안도감보다 씁쓸한 감정이 앞선다. 죽어서 호텔의 유령이 되어 환영받는 마지막 장면과 대비되면서 더더욱. 어떻게 보면 잭은 유령에 속아 살인마가 되지만,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무너진 한 인간의 모습이 광기로만 설명할 수 없는 고독함을 전한다.

4. 완벽주의자 스탠리 큐브릭이라도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이미지: Warner Bros.

에디터 현정: 셜리 듀발이 연기한 웬디를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다. 영화에서 웬디는 분명 의존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집필에 전념하고 싶은 잭의 마음을 이해하고 오버룩 호텔에서의 만만치 않은 생활을 감수하는 인물이다. 늘 분주하게 무언가 하고, 고립된 생활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후에는 듣기 싫을 정도로 비명만 지른 캐릭터로 남는다. 분명 살기 위해서 잭에게 반격하고 대니를 밖으로 내보내는 노력을 하는데도 말이다. 웬디가 느끼는 두려움을 비명이라는 쉬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디렉팅한 게 아닌지 살짝 아쉬움이 든다.

5. 내가 알고 있는 ‘샤이닝’ TMI

에디터 영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알려진 비하인드 스토리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이야기 첫 번째는 날짜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거다. 잭이 호텔을 맡게 된 후 ‘한 달 뒤’가 지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화요일’, ‘수요일’처럼 요일만 알려줄 뿐, 며칠이 흘렀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시간 개념을 모호하게 하면서 관객에게도 불안감을 심어준 셈이다. 또 하나, 제작진 모두가 셸리 듀발에게 상당히 불친절했다고 한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배우가 실제로 느낄 소외감과 절망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서 제작진에게 시킨 일이라고. 그래서 셸리 두발은 내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피폐해지고 병들어서 탈모까지 겪었다. 마지막은 잭에 관한 일화다. 잭은 오버룩 호텔에 점차 잠식당하면서 미쳐가는 인물인데, 잭 니콜슨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식사로 그가 제일 싫어하는 치즈 샌드위치만 제공했다.

6. ‘닥터 슬립’은 스탠리 큐브릭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혹은 무엇이 기대되나?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에디터 원희: 오래전 만들어진 명작을 리메이크 혹은 리부트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우선 걱정이 앞선다. 그때 당시와 현재의 감성이 다를뿐더러,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오히려 원작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을 망쳐놓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닥터 슬립]은 [샤이닝]을 보고 나니 좀 더 기대감을 자아낸다. [샤이닝]의 후속편으로 내용이 이어지며, 어른이 된 대니의 모습을 그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이 무려 ‘샤이닝’인데도 대니의 영혼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보다는 잭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쉬웠는데, [닥터 슬립]은 그 능력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아이였던 대니가 같은 능력을 가진 딕 할로렌을 만났던 것처럼, 어른이 된 대니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아이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기대된다.

에디터 혜란: [닥터 슬립]은 [샤이닝]과 다를 것이고, 솔직히 그러길 바란다. 큐브릭의 냉정하고 차가운 시선에 공감할 수 없었고, 그가 ‘샤이닝’이란 능력을 이렇게 버리는 카드로 쓴 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요즘 두각을 보이는 호러 감독들은 영화 [샤이닝]을 보고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으며 자라왔으니, 두 작품 사이 어딘가에서 나름의 해법을 내놓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힐 하우스의 유령] 마이클 플래네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매우 반갑다.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 극의 완급을 조절하거나 클라이맥스까지 감정을 끌어가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에디터 영준: 올 11월 개봉하는 [닥터 슬립]은 [샤이닝]과 마찬가지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오버룩 호텔 사건에서 살아남은 대니가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안타깝게도 대니는 그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다. 스티븐 킹이 불만을 가질 정도로 ‘샤이닝’을 보여주지 않았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예고편만 봐도 능력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다.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을 뛰어넘을 작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상당히 독창적인 공포 영화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전작의 오마쥬도 상당히 많이 보이는 데다 감독이 넷플릭스 명작 공포 시리즈 [힐 하우스의 유령]을 만든 마이크 플래너건이다. 뿐만 아니라 전작의 배경이 되었던 오버룩 호텔도 [닥터 슬립]에 다시 등장한다고 하니, 전작을 본 다음에 속편을 관람하면 더 재밌겠다.

에디터 홍선: [닥터 슬립]은 [샤이닝]에서 살아남은 잭의 아들이자 샤이닝이라는 영적 능력을 가진 대니가 중년으로 성장한 이야기다. 스티븐 킹이 [샤이닝]을 보고 상당히 분노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대니가 가진 ‘샤이닝’ 능력을 영화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스티븐 킹은 [닥터 슬립]을 보면 화를 살짝 누그러질 수 있을까? [닥터 슬립]에서는 샤이닝 능력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전작보다 더 원작에 가까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원작과 영화의 다른 노선이 존재한다. 소설에서는 보일러실의 폭발로 오버룩 호텔이 사라졌지만, 영화 [샤이닝]에서는 온전하게 보전되어 이번 작품에서도 주요 장소로 나올 듯하다. 예고편부터 전작에서 벌어졌던 일을 대니가 살펴보는 장면이 많은 것도 호텔과 관련된 어떤 비밀이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에디터 현정: [샤이닝]에서 잭의 광기에 눌린 대니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닥터 슬립]이 그려낼 이야기가 기대된다. 스티븐 킹의 후속 소설은 읽지 않았지만, ‘샤이닝’이란 특별한 능력이 어떻게 기인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힐 하우스의 유령]의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은 한없이 차가웠지만, [닥터 슬립]은 오래 전의 비극에서 비롯된 슬픔의 정서를 초자연 미스터리에 담아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레베카 퍼거슨이 나온다는 점도 개봉을 기다려지게 한다.

7. ‘샤이닝’을 재미있게 봤다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 혹은 드라마

이미지: FX, TriStar Pictures,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에디터 원희: [샤이닝]을 다 보고 나니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드라마 [리전]이다. 엑스맨 세계관을 다룬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찰스 자비에, 일명 프로페서 X의 아들 데이빗 할러다. 데이빗은 정신분열증으로 여러 환상을 보며 고통받는데, 사실 다중인격 보유자이며 인격 중 하나가 그의 머릿속에 기생해 고통을 주었던 쉐도우 킹이라는 악당이다. 시청자도 혼란스러울 정도로 복잡하게 표현되는 데이빗의 심리 상태와 뮤턴트로서 가진 능력이 [샤이닝]의 잭과 대니를 연상시킨다.

에디터 혜란: 잭 니콜슨의 표정이 꿈에 나올 것 같아서 빨리 다른 이미지로 대체하고 싶다. 이럴 때 에디터는 언제나 로맨틱 코미디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잭 토렌스의 얼굴을 지우기 위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를 얼른 찾아보도록 하자.

에디터 홍선: [샤이닝]을 재미있게 봤다면 [레디 플레이어 원]을 강력 추천한다. 미래의 가상 게임 속 모험담을 그린 이 작품에서 [샤이닝]은 극중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는 스테이지로 나오기 때문이다. [샤이닝]을 모르고 봐도 나쁘지 않지만, 알고 보면 디테일하게 구성된 [샤이닝]의 코드들이 숨겨진 재미로 다가온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감독 스필버그와 스탠리 큐브릭은 인연도 특별하다. 두 사람은 [A.I.]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했는데, 그래서인지 [레디 플레이어 원]에 나오는 [샤이닝] 오마쥬가 마냥 무섭기보다 먼저 떠난 동료에 헌사를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