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 앞둔 부산국제영화제 이모저모

태풍 피해 최소화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이미지: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최근 몇 년 사이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몸살을 앓았다. 각종 행사 취소는 물론 해운대 해변가에 설치된 비프빌리지가 철거되면서 협찬사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는 해운대에 비프빌리지를 설치하는 대신, 영화의전당에서 모든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여러분을 만나 기쁘다”는 스타들의 멘트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지만, 영화제 행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실리를 택했다.

올해도 18호 태풍 미탁이 부산에 북상해 영화제에 피해를 줄 것으로 관측되었으나 개막식 전날 10월 2일에만 강한 바람과 비를 뿌렸을 뿐, 화창한 날씨 속에 개막식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영화제 측에서는 개막식에 참석할 게스트들을 위한 KTX 전세기를 마련하고, 옥외홍보물 역시 태풍이 지나간 뒤 설치하는 등 태풍 피해를 최소화해 현재까지 큰 사고 없이 진행되고 있다.

매진! 매진! 매진! 천만 영화 부럽지 않은 BIFF 인기작은?

이미지: Korean Academy of Film Arts

태풍은 피했지만, 매표소의 태풍급 매진은 피할 수 없었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영화제 첫 주말(10월 4일~6일)은 표가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일 정도로 엄청난 매진 행렬을 보였다. 영화제 개막 전부터 주목받았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이주영, 이준혁 배우의 [야구소녀], 토론토영화제 관객상에 빛나는 넷플릭스 화제작 [결혼 이야기], 스크린 X로 상영된 한국 애니메이션 [프린세스 아야] 등은 온라인은 물론 현장에서도 표를 구하기가 싶지 않았다. 특히 토요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상영관이 있는 7층은 물론 백화점 입구 밖에까지 줄을 쓸 정도였다.

이미지: BAC Films

인기작 매진 행렬에 이어 1회 차 상영이 대부분 끝난 현재, 벌써부터 입소문이 도는 작품도 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에 빛나는 [레미제라블]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후반부 15분이 대단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영화 평점 사이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한국영화 [야구소녀]도 스포츠 드라마의 감동을 넘어 인생을 다시 생각해보는 여운이 남는다는 호평이 지배적이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파비안느의 관한 진실]도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등 프랑스 국민배우들의 향연 속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따뜻한 정서가 있어 좋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밖에 중국 산아제한정책의 충격적인 이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원 차일드 네이션], 그리스 국가 부도 이야기를 다룬 거장 코스타 가브리스 감독의 [어른의 부재], 신인답지 않은 연출력을 보여준 임선애 감독의 뉴커런츠 초청작 [69세]도 다음 회차 상영을 기다리게 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의전당으로 옮긴 야외행사

이미지: 부산국제영화제

태풍의 영향으로 해운대 비프빌리지의 야외행사가 모두 영화의전당으로 옮겨 진행됐다. 해운대 백사장을 배경으로 멋진 풍경이 있던 무대인사를 볼 수 없지만, 오픈시네마가 열리는 야외극장 광장에서 보다 편하고 넉넉한 좌석으로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조정석, 윤아가 함께한 [엑시트] 오픈토크를 시작으로 [극한직업], [야구소녀], [초미의 관심사] 등 화제작들의 주요 게스트들이 참석해 영화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미지: 부산국제영화제

보통 초청작 관련 야외행사는 상영 당일 혹은 전후로 진행하지만, 폐막작 [윤희에게]는 무려 일주일 앞선 10월 5일 무대인사로 관객들과 만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영화의전당으로 옮기면서 따가운 햇살에 의자도 없었던 해운대 비프빌리지보다 편하게 볼 수 있게 됐지만, 야외극장이 넓은 관계로 스타들의 모습이 앞 좌석 몇 줄만 제외하면 많이 멀어 보이는 단점이 있다. 저녁 영화 상영 때문에 어쩔 수 없긴 해도 야외극장 대형 스크린을 활용해 중계를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도 든다.

묻고 더블로 간 남포동, ‘커뮤니티비프’

이미지: 커뮤니티비프

부산국제영화제의 메카 중구에서 열리는 커뮤니티비프가 올해로 2회를 맞았다. 상영작과 부대행사가 2배로 커졌고, 관객들의 반응 역시 2배 이상으로 뜨거웠다.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들은 물론, 관객들이 직접 영화를 프로그램하는 리퀘스트시네마는 표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이미지: 커뮤니티비프

오랜만에 스타들이 남포동에도 들렸다. [버티고], [퍼펙트맨] 출연진들의 야외무대인사가 진행됐고,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김지미와 많은 영화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프로그램-김지미를 아시나요’는 300석 규모의 야외 객석이 가득 찰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 VR 시네마, 신인배우들과 시민들이 함께 즉석에서 짧은 영화 촬영을 하는 부대 이벤트도 줄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는 메인 행사가 있는 센텀시티와 커뮤니티비프 중심의 남포동이 균형 있게 이원화가 되었다.

이 같은 열기에 조원희 커뮤니티비프 운영위원장은 내부적으로도 예상을 뛰어넘는 관객들의 반응과 상영작 매진에 고무되면서도, 남포동과 센텀시티의 먼 거리를 보완해 줄 셔틀버스의 필요성, 커뮤니티비프를 확실히 알릴 장기적인홍보 등이 필요함을 밝히며 내년에도 더욱 알찬 행사가 될 것을 약속했다.

“티모시가 왔다!” 부산국제영화제 열기는 계속된다

야외행사와 화제작들의 1회 차 상영이 몰려 북적북적한 초반에 비해,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제 분위기가 차분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제2의 개막식으로 불리는 [더 킹: 헨리 5세]의 레드카펫 행사와 야외상영이 진행됐고 영화 팬들의 관심은 다시 한번 부산에 쏠렸다.

티모시 샬라메와 조엘 에저튼,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은 10월 8일 20시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고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났다. 9일에는 중극장에서 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도 이어지며, 표가 없어 미처 극장에 들어오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같은 날 13시에는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다시 한번 인사를 가졌다.

이미지: 부산국제영화제

[유열의 음악앨범] 주연인 정해인 배우도 부산을 찾아 9일 15시 30분 야외무대인사를 갖고 19시 30분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1, 2회 차 상영을 끝내고 어느 정도 반응이 드러난 화제작들의 마지막 상영도 계속되고, 10일 18시에는 [미성년] 김윤석이 부산에 찾아와 오픈토크 행사가 진행됐다. 한 번의 상영이 아쉬울 정도로 기대를 받는 폐막작 [윤희에게]는 김희애, 김소혜 등 출연진들이 다시 부산에 찾아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