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죽는다고? 나왔다 하면 죽는 ‘사망 전문’ 배우들

* 해당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등장하는 순간부터 “아… 죽겠구나” 싶을 정도로 극중 죽음과 친숙(?)한 배우들이 있다. 국내는 대표적으로 김갑수, 김남길을 들 수 있다. 모든 출연작에서 그러지는 않지만, 이들은 다른 배우들보다 월등히 많은 빈도수로 세상을 떠나는 역할을 맡아 ‘사망 전문 배우’라는 진기한 타이틀이 붙기도 한다.

 

할리우드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작품에서 임팩트 있게, 혹은 다소 시시하게 죽음을 맞이해 “출연 자체가 스포일러”인 배우들이 누가 있는지 살펴보자. (배우별 대표작은 에디터가 본 영화 중 세 편 선정)

 

 

1. “내가 또 죽는다고?! 이런 젠장!” 사무엘 L. 잭슨

이미지: 이십세기폭스필름코퍼레이션

대표작 TOP 3: [딥 블루 씨],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장고: 분노의 추적자]

사망율: 약 16%

 

세상 그 누구보다도 ‘F’ 단어를 찰지게 하는 효자 사무엘 L. 잭슨은 죽기도 많이 죽었다. 상어에 물려 죽고 배신당해 죽고, 먼지처럼 사라지기도 하는 등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사망했다. 사무엘 L. 잭슨은 176편 출연작 중 약 28번 사망했는데, 이는 흑인 배우 중 가장 많은 횟수라고 한다. 16%라는 수치는 언뜻 보기엔 적어 보일 수 있으나 죽을 때마다 귀에 착 달라붙는 찰진 비명과 함께 굉장한 임팩트를 보여주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꼽는 베스트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에서 다스 시디어스와 변절한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합공에 건물 밖으로 떨어져 죽는 장면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사무엘 L. 잭슨이 영화뿐 아니라 게임에서도 죽음을 맞이한 몇 안 되는 배우라는 사실이다! 엔터테인먼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망 전문 배우’임이 분명하다.

 

 

2. 안 죽었더니 오스카를 거머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미지: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대표작 TOP 3: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 [장고: 분노의 추적자]

사망율: 약 25%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해당 리스트에 있기에 다소 젊은 편이다. 그러나 그는 36편의 작품에서 9번 죽었고, 무엇보다도 ‘인생 작품’이라 불리는 영화에서 전부 죽었던 만큼 ‘죽음’과 꽤나 친숙한 배우다. ‘꽃미남의 표본’이라 불리던 시기에 주연한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에서 죽음은 여성 관객들이 심장을 움켜쥐게 했고 [블러드 다이아몬드], [디파티드],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그가 죽음으로써 영화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디카프리오는 처절하게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를 그린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5수 끝에 오스카를 거머쥐게 되었는데,’그를 할리우드 스타로 이끌었던 죽음이 오스카 수상을 여태껏 가로막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3. 한때 악역 전문 배우, 게리 올드만

이미지: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대표작 TOP 3: [레옹], [제5원소], [에어 포스 원]

사망율: 약 32%

 

[다크 나이트] 시리즈로 게리 올드만을 접한 관객들이라면, “고든 경감이 악역 전문 배우라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레옹], [제5원소], [에어 포스 원]으로 이어지는 게리 올드만의 연기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그만큼 ‘미친 악역’에 적합한 배우가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한때 악역 전문 배우였던 만큼, 게리 올드만은 69편의 작품에서 약 22번 죽었는데, 개인적으로 꼽는 베스트 사망 씬은 [레옹]에서의 죽음이다. 레옹이 가슴에 숨겨두었던 수류탄 다발을 확인하고 짧게 “젠장”이라고 읊조리는 그 장면은 ‘할리우드 역대 최고의 악역’으로 꼽히는 스탠스필드에게 걸맞은 최후였다고 생각한다.

 

 

4. 죽는 것도 섹시한 ‘더티 섹시’의 아이콘, 미키 루크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대표작 TOP 3: [씬시티], [맨 온 파이어], [아이언맨 2]

사망율: 약 30%

 

남성미 철철 넘치는 중년 남성들의 섹시함을 우리는 흔히 ‘더티 섹시’라고 부른다. 그리고 미키 루크는 더티 섹시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는 77편 작품에서 다양하게 최후를 맞이했는데, 인상 깊고 선 굵은 캐릭터들을 연기했던 만큼 관객들의 기억에 남은 장면이 여럿 있다. 특히 [더 레슬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그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끌었다고 평가받을 정도다. 최근 출연작 중 가장 언급이 많이 되는 작품은 [아이언맨 2]로, 미키 루크는 악당 이반 반코로 등장해 여기서도 어김없이 최후를 맞이했다. 악당 연기 전문가인 미키 루크는 캐릭터 연구에 몹시 심혈을 기울였으나, 디즈니와 마블의 결정으로 이반 반코가 ‘단순한 악당’으로 등장하자 “다시는 마블 작품에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5. 우주 최강 아빠도 죽음은 피하지 못한다, 리암 니슨

이미지: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대표작 TOP 3: [쉰들러 리스트],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협], [배트맨 비긴즈]

사망율: 약 20%

 

가족이 위기에 처하면 타노스가 와도 이길 것 같은 포스를 풍기는 리암 니슨이지만, 그 역시도 많은 작품에서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쉰들러 리스트]를 비롯해 총 120편 작품에서 24번을 영면에 들었는데, 필자의 기억에 가장 남는 장면은 다름 아닌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협]이다. 다소 의외의 작품일 수는 있지만, 루크 스카이워커를 영웅으로 삼았던 어린 시절 본인에게 ‘대스승’쯤 되는 콰이곤 진이 다스 몰과의 전투에서 패배하는 장면은 큰 충격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에서 포스의 영으로 등장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6. ‘카리스마 넘치는 죽음도 있다’를 증명한 로버트 드 니로

이미지: HBO

대표작 TOP 3: [더 미션], [케이프 피어], [히트]

사망율: 약 17%

 

요즘은 뜸하지만, 로버트 드 니로는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내로라하는 ‘사망 전문 배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드 니로의 작품 대다수는 범죄물이었고, 젊은 시절부터 ‘연기의 신’으로 불렸던 그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악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비열한 거리], [케이프 피어] 등 20편 가까이 되는 작품에서 인상 깊은 최후를 선보인 드 니로의 죽음 중 대중이 꼽는 가장 멋들어진 장면은 [히트]에서의 최후가 아닐까 싶다.

 

90년대 최고의 범죄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연기의 양대산맥’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함께 호흡을 맞춘 유일한 작품인데, 적수였던 알 파치노의 손을 잡고 최후를 맞이하는 드 니로를 보며, ‘죽을 때까지 카리스마를 풍긴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담이지만 두 배우는 2019년 개봉 예정인 마틴 스콜세지의 [더 아이리시맨]에서 또 한 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라고 한다!

 

 

7. 여배우 중 압도적 1위, 샤를리즈 테론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대표작 TOP 3: [데블스 에드버킷], [몬스터], [프로메테우스]

사망율: 약 25%

 

샤를리즈 테론은 할리우드 여배우 중에서 가장 많은 ‘작품 속 죽음’을 경험한 배우다. 그녀는 50편이 넘는 작품에서 12번이나 최후를 맞이했는데, 네 번 중 한 번은 죽는 격이니 ‘사망 전문 배우’로는 손색이 없는 수치다. [데블스 에드버킷], [레인디어 게임], [프로메테우스] 등에서 ‘불운한 죽음’을 자주 맞이했던 샤를리즈 테론의 최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몬스터]가 아닐까 싶다. 미국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 에일린 워노스를 연기한 그녀의 마지막은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묘사가 되지는 않지만, 샤를리즈 테론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찬사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여운이 남았다. 물론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니, 찬사 그 이상의 것을 받은 셈이다.

 

 

8. 사실상 이 글을 쓴 이유, 숀 빈

이미지: HBO

대표작 TOP 3: [왕좌의 게임], [이퀄리브리엄], [007 골든 아이]

사망율: 약 21%

 

마침내 등장했다. 글 제목만으로도 가장 먼저 뇌리에 스쳤을 그 사람, ‘죽음 그 자체’ 숀 빈이다. 120여 편에 달하는 작품에서 25번 정도 사망했으니 수치상으로는 21% 정도지만, 그의 죽음은 매번 비장하기 이를 데가 없어 더욱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당연히 주인공일 줄 알았으나 시리즈 초반에 허무할 정도로 죽은 것이 ‘숀 빈 사망의 역사’를 재조명한 사유가 아닌가 싶다.

 

[007 골든 아이], [이퀄리브리엄],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등 전 세계를 열광시켰던 작품들에서 최후를 맞이했는데, 숀 빈이 꼽는 최고의 죽음 장면은 [반지 원정대]에서의 죽음이라고 한다. 블루레이 확장판에서 보로미르가 세상을 떠나기 전 아라곤에게 “끝까지 따랐을 걸세. 나의 형제여, 나의 대장이여, 나의 왕이시여”라는 삼부작 최고의 명언을 남기는데, 이는 숀 빈과 피터 잭슨이 즉석에서 고안해 낸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비록 캐릭터는 죽더라도, 그 인물의 100%를 끌어낼 줄 아는 배우이기에 수많은 감독들이 그에게 죽는 역을 맡기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