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골라담기] 현실 웃음 터지는 아찔한 코미디 ‘완벽한 타인’

“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세상은 넓고 볼 영화는 많다. 매주 새로운 영화들이 물밀듯이 극장가를 찾아오지만 모든 개봉작들을 보기에는 시간도 없고 지갑 사정도 여의치 않다.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시간과 여유가 있어도 보고 싶은 영화가 근처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참사를 겪으면서 VOD 출시만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씨네필 혹은 특정 장르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이번 주 개봉작들을 소개한다.

 

아슬아슬한 수위의 현실 코미디!

 

1. 완벽한 타인 (Intimate Strangers)

이미지: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에디터 Jacinta: 오랜 친구들의 커플 모임에서 시작한 휴대폰 게임이 불러온 웃지 못할 촌극.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비밀을 사수하려는 인물들의 처절한 움직임이 초조한 긴장과 타율 높은 웃음을 유발한다.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에도 관계의 민낯에 집중하며, 부부 생활과 오랜 우정이 흔들리고 감추고 싶은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을 정교한 상황극으로 완성한다. 다만, 공간의 단조로움을 상쇄하려는 듯 한국적인 막장 상황으로 몰아붙이는 과정에서 마냥 웃고 즐기기에는 씁쓸한 구석도 있다. 일부 불평등한 남녀관계, 웃음의 장치로만 활용된 성 소수자,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한듯한 모호한 결말이 못내 아쉽다.

 

 

2. 밤치기 (Hit the Night)

이미지: 무브먼트MOVement

 

에디터 띵양: 저돌적이고 발칙하다. [밤치기]는 ‘구애의 실패’를 맛본 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외롭고 처절한 하룻밤 이야기다. 성(性)적인 질문을 마구잡이로 던지면서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가영과 착실하게 대답해주면서도 그녀의 바람대로 넘어가 주지 않는 방어적인 태도의 진혁이 보여주는 색다른 공수 관계가 신선한 재미를 준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원테이크’ 촬영이다. 술집, 룸카페, 노래방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은밀한(?) 대화를 한 호흡에 담아내서 마치 내가 그 장소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안겨주는데, 흡사 [비포 선라이즈]를 보는 느낌이다. ‘여자 홍상수’라고 불리는 정가영 감독의 작품인지라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봤지만, 때때로 극중 가영이 던지는 멘트들이 제법 노골적이어서 보는 이에 따라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가슴 뻥 뚫리는 통쾌한 한 방이 있는 영화!

 

1.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에디터 겨울달: 신화가 된 밴드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전기영화. 모든 배우들이 좋았지만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의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다만 어떤 인간의 삶도 영화만큼 극적일 순 없는지, 머큐리의 휘황찬란하고 강렬한 삶의 정수가 될 “한방”은 나오지 않았다. 영화의 임팩트는 음악이 견인한다. ‘Bohemian Rhapsody’에 심장이 빠르게 뛰고, ‘We Will Rock You’에서 같이 발을 구르고 싶은 걸 겨우 참았지만, 실황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듯한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선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벅차오른다. 재현이라는 것을 알지만, 전설적인 공연을 마치 그 자리에서 보는 듯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밴드에도, 머큐리 개인에게도, 대중음악 역사에도 중요한 공연을 잘 그려낸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2. 할로윈 (Halloween)

이미지: UPI 코리아

 

에디터 겨울달: 훌륭한 속편이자 그 자체로도 좋은 단독 영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리한 작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음악이 시작되면, 영화는 [할로윈]이 왜 ‘할로윈’인지, 왜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았는지 보여준다. 피가 튈 땐 제대로 튀는데 잔인하고 끔찍하면서도 시선을 뗄 수 없다. 호러 영화 못 보는 새가슴 에디터도 귀를 막아가며 꿋꿋하게 볼 만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인상적인 장면이 많지만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단연 마이클과 로리의 재회(?). 살인의 맛을 잊지 않은 마이클과 오랜 시간 동안 그 순간을 준비한 로리 스트로드와 그의 딸, 손녀 3대의 격돌은 심장이 조여들 만큼 긴장감 넘치고, 마지막은 속이 뻥 뚫리는 듯 통쾌하다.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웃음과 감동 가득한 영화!

 

1.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The House with a Clock in its Walls)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에디터 띵양: ‘청불의 마법사’가 선사하는 가족 공포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사고로 부모를 잃은 루이스와 마법사 삼촌 조나단, 그리고 플로렌스가 엄청난 힘을 지닌 마법시계를 찾는 모험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성장’과 ‘정체성’ 그리고 ‘가족’이다. 작품의 시놉시스와 키워드만 보더라도 “아하 이런 영화구나”하고 알아차릴 정도로 무난한, 혹은 평범한 가족판타지영화다. 이 작품을 살린 비밀병기는 케이트 블란쳇이다. 등장할 때마다 스크린을 압도하고 무게를 잡아주는(심지어 재밌기까지 하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제 아무리 잭 블랙이 활약한다 해도 영화의 매력이 절반 이하로 줄었을 것이다. 참고로 [호스텔]을 연출한 일라이 로스의 ‘R등급 본능’이 이따금 튀어나오니, 아이들 손을 잡고 영화를 보러 갈 생각이라면 이 점을 유의하자.

 

 

2. 폴란드로 간 아이들 (The Children Gone to Poland)

이미지: 커넥트픽쳐스

 

에디터 Amy: 1951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되어 비밀리에 폴란드로 보내진 1500명의 아이들의 발자취를 좇는 다큐멘터리 영화. 그 시대에 생김새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육 교사들은 선생님이 아닌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아이들을 다시 돌려보내라는 북한의 요구에 남북한 할 것 없이 뒤섞인 아이들은 모두 강제로 송환되어 이제는 더 이상 생사를 알 수 없다. 폴란드의 선생님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신다. 어른들의 정치적인 싸움에 희생된 아이들이 안타까우면서도 이들이 이제껏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만든다. 차분하게 사건을 비추는 와중에도 곳곳에서 느껴지는 폴란드 선생님들의 무한한 사랑에 마음 한편이 울리는 작품이다.

 

 

3. 친애하는 우리 아이 (Dear Etranger)

이미지: 아이 엠

 

에디터 Amy: 가족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잔잔한 가족 영화. 평범한 가족을 꾸리고 싶어 하는 타나카는 재혼하여 아내 나나에와 아내의 두 딸 카오루, 에리코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나나에가 타나카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카오루와의 관계가 점점 틀어지게 된다. 카오루의 친아버지는 가족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한 몹쓸 사람이었고, 가족에 헌신하는 가장 타나카는 서로의 이해 없이 그저 가족이 되기를 강요했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며 자신도 그와 다를 바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는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통해 일본 사회에서 볼 수 있는 가부장제를 꼬집기도 하고, 가족이란 오로지 혈연으로만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그리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색다른 감성의 일본 애니메이션

 

1.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 (Natsume Yujin cho the Movie: Ephmeral Bond)

이미지: (주)애니플러스

 

에디터 Jacinta: 힐링 애니메이션이라 불리는 ‘나츠메 우인장’ 시리즈 최초의 극장판. 도입부에 주인공 나츠메의 사연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원작을 몰라도 볼 수 있게 진입 문턱을 낮춘다. 인간과 요괴가 공존하는 판타지 세계관은 선과 악의 뚜렷한 대결 구도가 아닌 순수한 우정과 호기심이 자리한다. 극장판 ‘나츠메 우인장’은 나츠메가 야옹 선생과 함께 수상한 요괴가 발견됐다는 마을을 찾아가 그곳에서 어느 노부인을 만나고 야옹 선생에게 위기가 닥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담백하고 소소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데, 상실의 아픔을 위로하는 진심 어린 태도가 마지막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2. 극장판 진격의 거인 2기: 각성의 포효 (Attack on Titan – Animation Movie Season2)

이미지: (주)콘텐츠판다

 

에디터 Jacinta: 인류를 위협하는 식인 거인이라는 암울한 세계관을 가진 애니메이션. 전편에서 보여준 장벽 밖 거인의 거침없는 파괴력과 거인 세계에 대한 새로운 단서는 극장판 2기에 들어서 한층 강화된다. [각성의 포효]는 새로운 임무를 위해 나선 원정길에서 각종 위기에 봉착하는 이야기로, 극장판답게 세부적인 내용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에 어울리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입체 기동장치를 이용한 공중전은 다양한 공간을 오가며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구사하고, 엘런과 주요 인물들의 새로운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도 흥미롭게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