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화려한 영상미로 그려낸 대서사의 시작, ‘알리타: 배틀 엔젤’

“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리뷰”

 

 

알리타: 배틀 엔젤 (Alita: Battle Angel): “화려한 영상미로 그려낸 대서사의 시작”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에디터 Amy: [아바타]에서 웅장한 CG 화면을 통해 보여주었던 감동이 훨씬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기억을 잃고 버려진 사이보그 소녀가 여러 사건을 통해 기억을 되찾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알리타를 비롯해 여러 사이보그를 보여주면서 이전보다 훨씬 세밀해진 묘사와 섬세한 움직임으로 화면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그 진가는 액션씬과 3D에서 발휘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화려한 영상미에 반해 등장인물 각각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필자는 원작을 보지 않아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흘러가는 서사도 밋밋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알리타와 공중 도시를 지배하는 악당 간의 대서사시의 시작을 그리고 있으니, 후속작에서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레고 무비2 (The Lego Movie 2: The Second Part): “꽉꽉 들어찬 워너의 깨알 패러디”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에디터 Amy: 1편의 신선함을 그대로 이어받은 후속작.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레고 장난감이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들이 마을을 침범하고, 납치된 친구들을 찾으러 주인공 에밋이 우주로 떠나면서 겪는 모험을 그린다. 그간 레고 버전으로 출시되었던 여러 애니메이션과 큰 차이점은 바로 실제 레고 장난감이 살아 움직이는 듯이 표현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레고 무비]에서 등장하는 오리지널 캐릭터 말고도 워너 브러더스에서 선보였던 여러 캐릭터가 레고로 등장한다. 몰라도 귀엽고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며, 알면 곳곳에 숨겨진 패러디들을 보면서 깔깔 웃을 수 있다. 귀엽고 재치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서 우애와 우정에 대한 교훈도 함께 전한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어른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콜드 워 (Cold War): “뜨겁지만 냉랭하며, 눈부시게 찬란하지만 절망적인 사랑”

이미지: 아이 엠

 

에디터 Jacinta: 누구나 꿈꾸는 운명적인 사랑, [콜드 워]는 달콤한 낭만과 애달픈 감정을 동시에 안겨주는 고전적인 사랑을 그려낸다. 절망적인 현실에서 더욱 견고해지는 사랑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미장센을 빌어 유려하게 펼쳐진다. 슬픈 멜로드라마를 서사로 강조하기보다 시적인 운율이 느껴지는 형식에 과감히 담아낸다. 88분의 응축된 서사에 암울한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흑백 영상, 시대의 공기를 함께 담아내는 관조적인 시선, 인물이 처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변화하는 음악이 어우러져 독보적인 미학적 성취를 이루어내며 황홀한 영화적 체험을 안긴다. 다만, 놀랄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된 영상미는 익숙한 서사의 진부함을 잠재우고 안타깝고 열렬한 로맨스에 자연스레 빠져들게 하지만, 점프 컷처럼 비약하며 흘러가는 서사 때문인지 감정적인 거리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다.

 

 

사랑은 비가 갠 뒤 처럼 (After The Rain): “비바람을 버티고 한 뼘 자라나는 풀잎들처럼”

이미지: (주)디스테이션

 

에디터 띵양: 로맨스인 듯하지만 성장 드라마에 가까운 가슴 따뜻한 이야기.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서로를 만나 상처를 치유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고등부 육상 에이스였던 타치바나는 부상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며 꿈을 포기하기 일보직전이다. 힘든 시기에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은 한 패밀리 레스토랑의 40대 점장이자 ‘돌싱’ 콘도. 그가 보여준 작은 상냥함에 위로를 얻었던 타치바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콘도와 점차 가까워지게 된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거쳐 영화화된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두 사람의 관계를 ‘중년 남성과 10대 소녀의 사랑’이 아닌 ‘위안과 성장의 발판’으로 묘사한다. 그러니 시놉시스만 보고 이 영화를 지나치지 않기를 바란다. 타치바나가 사랑하는 것은 ‘육상’, 콘도가 추억하는 것은 ‘문학을 사랑했던 자신의 청춘’이다. 꿈을 상실한 청춘과 그 청춘을 그리워하는 중년이 서로를 만나 잠시나마 쉼터가 되어주고, 그로 인해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는 부분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일본 영화의 감성에 익숙하거나 혹은 꿈을 잃은 채 방황하던 이들이라면, 이 작품에서 작지만 따뜻한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스 (Ice): “대책 없이 달콤한 로맨틱함”

이미지: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에디터 겨울달: 피겨 선수 나디아가 극강의 훈련, 부상을 딛고 꿈의 무대에 서고 사랑도 쟁취하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 영화. 영화를 볼 때 스토리의 흐름, 영상미, 주인공들의 연기 같은 것들을 평가하는데, 이 영화 앞에선 그런 걸 따지는 게 의미 없다. 애초에 그런 것들로 관객을 설득하려고 만든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공들의 외모는 매력 있고, 추운 러시아의 겨울은 러브스토리의 멋진 배경이 된다. 성공과 사랑 모두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디아의 이야기는 밝고 희망차며, 로맨스는 달달함 그 자체다. 영화가 90분 내내 뿜어내는 대책 없는 로맨틱함에 빠져들면 스토리가 매끄럽지 않고 뭔가 부족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로맨스 영화에서 스토리보다 달달한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가볍게 보기에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