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기대를 걷어차버린 영화

올해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각각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쿠엔틴 타란티노 팬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얻었다. 두 작품처럼 기대에 부응해 큰 사랑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영화도 수두룩하다. 과연 어떤 작품들이 대중, 혹은 골수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혹평 세례를 받았을까?

1.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이미지: 넷플릭스

[클로버필드 패러독스]는 [클로버필드]와 [클로버필드 10번지] 이전 이야기를 그린 프리퀄 영화다.  전작들이 대성공한 덕분에 개봉 전부터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추후 맨해튼을 쑥대밭으로 만든 ‘클로버’의 기원을 다룬다는 정보나 다니엘 브륄, 엘리자베스 데비키 등의 탄탄한 배우진, 그리고 공개 당일이었던 2월 8일이 되어서야 “오늘 밤 넷플릭스에서”라는 문구와 함께 첫 예고편을 선보였으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본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작들의 떡밥을 조금 해소했지만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고, 영화 자체의 설득력도 부족했다는 혹평과 함께 시리즈 통틀어 최악의 평가를 받고 말았다.

2. 미이라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다크 유니버스’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작품. 브렌든 프레이저 주연 [미이라] 시리즈가 아닌 동명 1932년작을 리메이크했으며, 모험 영화에 가까웠던 전자와 달리 ‘공포’에 치중할 것이라 알려지면서 기대를 받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점프스케어 몇 장면을 제외하곤 [미션임파서블] 시리즈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톰 크루즈만 돋보이고, 주인공부터 악역까지 하나같이 매력이 없고 개연성도 부족하다며 평단과 관객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프랜차이즈 욕심이 지나쳐서 후속편을 암시하는 데만 급급했다는 혹평은 덤이다. 유니버설 픽쳐스는 [미이라]를 시작으로 투명인간, 늑대인간, 드라큘라 등의 고전 괴물들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각각 별개의 영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3. 엑스맨: 다크 피닉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20년 가까이 사랑받은 [엑스맨]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했어야 할’ [엑스맨: 다크 피닉스]. 그러나 영화는 개봉 후 최소 1억 달러의 적자와 함께 ‘2019년 상반기 최악의 영화’라는 불명예를 안고 쓸쓸하게 퇴장하고 말았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과 같은 소재, 잦은 재촬영, 개봉 연기로 인해 공개 전부터 불안함을 표한 이들도 많았는데, 개봉 이후 대다수의 반응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로 처참한 수준이다. 한스 짐머의 OST나 몇몇 액션 시퀀스는 호평받았지만, 개연성 부족한 전개와 전작 [엑스맨: 아포칼립스]와 충돌하는 설정, 캐릭터에 대한 부족한 예우 등의 단점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이십세기폭스를 인수하면서 본래 삼부작으로 계획되어있던 이야기를 한 작품에 넣으려다 보니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있다.

4.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DC의 최고 인기 캐릭터 셋이 있었음에도 DC 확장 유니버스 부진의 시작점이 된 작품이다. 물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원작에 가까운 매력을 가진 ‘뱃플렉’이나 한스 짐머의 OST, 그리고 오프닝 시퀀스를 포함한 몇몇 장면의 번뜩임이 돋보인다는 명확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배트맨과 슈퍼맨의 갈등이 인상적이지 않다는 부분이나 개연성 부족한 전개, 캐릭터 사용과 설정, 아쉬운 액션 시퀀스, 무엇보다 “Save… Martha”라는 희대의 명대사 때문에 그나마 있던 장점들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는 게 팬들의 의견이다. 이후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상업적 흥행과 반비례한 처참한 평가를 받고 [저스티스 리그]가 흥행과 평가 모두를 놓치면서 위기론이 대두되었지만, [아쿠아맨]의 흥행 대박으로 분위기가 어느 정도 만회되었다.

5. 아이언맨 3

이미지: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코리아(주)

삼부작을 잘 마무리했다는 평가와 더불어 12억 달러를 벌어들인 [아이언맨 3]가 소개되어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원작 팬들에겐 상당히 아쉬운 작품으로 남았는데, 이유는 바로 만다린이라는 캐릭터의 활용에 있다. 만다린은 원작 코믹스에서 아이언맨을 괴롭히는 최악의 숙적이자 범죄조직 텐 링즈의 수장이지만, [아이언맨 3]에서 대우는 ‘함정 캐릭터’에 가깝다. 극중 무명 연극배우 트레버 슬래터리와 AIM 대표 올드리치 킬리언이 사칭한 것도 모자라, 별 다른 활약도 없이 물러나기 때문이다. 그나마 블루레이 부록 시리즈 [마블 원 샷]에서 진짜 만다린의 등장을 암시하고 [샹치 앤 레전드 오브 텐 링즈]에 등장까지 확정됐지만, 애석하게도 아이언맨과 대결은 볼 수 없게 됐다.

6. 더 프레데터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아이언맨 3]를 흥행시켰던 셰인 블랙이 [더 프레데터]의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열광했다. 단점이 있기는 하나, 감독 특유의 센스가 노쇠한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더 프레데터]는 시리즈 부활 가능성을 저버리고 팬들에게 실망만 남긴 작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원작을 무시한 설정과 캐릭터 붕괴는 기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화장실 유머와 장애인 비하, 개연성 부족, [아이언맨]에 어울릴 법한 쿠키 영상까지 한 작품에 담겨 있다고 하니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결과다.

7.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평단의 압도적인 지지와 달리 견고했던 [스타워즈] 팬덤을 양분시킨 프랜차이즈 최대의 문제작. 평가가 갈린 이유는 많겠지만, 평론가와 일부 팬들이 극찬한 ‘새로운 시도’가 다른 팬들에게는 ‘전통을 무시한 무례함’으로 받아들여진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네티즌들이 직접 데이터를 구축하는 위키 페이지의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페이지를 살펴보면 비판 항목이 끝을 모르고 이어질 정도로 불호 입장에 선 팬들의 분노와 아쉬움이 컸다. [라스트 제다이] 논란과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흥행 참패 때문에 휘청이기도 했지만, 올 겨울(국내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이후에도 수많은 TV 시리즈와 영화가 기획 중인만큼 시리즈의 인기는 여전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