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나는 청춘의 삶

 

by. Jacinta

 

오늘 3일부터 개막작 [야키니쿠 드래곤]을 시작으로 10일간의 영화 축제가 시작된다. 올해 19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 아래 총 46개국, 246편의 영화를 상영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경쟁과 비경쟁 부문으로 나뉘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없는 독립영화부터 상업영화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영화를 상영한다. 워낙 많은 영화를 선보여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아직까지도 정하지 못한 관객도 많을 것이다. 온라인 예매 시작 후, 13일 동안 총 220회차 상영분이 매진되었기에 이제는 서둘러 보고 싶은 영화를 정하고 티켓을 구해야 한다.

여전히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공감의 폭이 더욱 넓은 1020 청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상영작은 어떨까. 출범 초기부터 실험적인 독립영화를 발굴하며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온 영화제 성격에 맞게 같은 청춘이래도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모습은 저마다 천차만별이다.

 

 

 

1. 사이몬과 타다 타카시 – 프로그램: 국제경쟁, 상영일: 5일/8일/11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고등학생 사이몬과 타카시는 절친이다. 타카시는 매번 여학생들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때마다 상처를 입고, 사이몬에게 조언을 구한다. 둔감한 타카시는 모르지만, 사실 사이몬은 그를 사랑한다. 고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 타카시는 운명 같은 사랑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사이몬이 친구의 여정에 동행한다. 결국 타카시는 사이몬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다.

하이틴 영화의 전형성에서 벗어난 독특한 발상과 시도가 인상적인 영화다. 우정과 사랑이 묘하게 뒤섞인 관계는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없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단편 영화 [네오 피치 보이]로 주목받은 오다 마나부의 장편 데뷔작이며, 3월 24일 일본에서 개봉했다.

 

 

2. 성혜의 나라 – 프로그램: 한국경쟁, 상영일 4일/6일/9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대한민국에 사는 스물아홉 성혜는 낮에는 취업 학원에 나가 공부를 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우리 시대의 청춘이다. 점점 더 꿈을 잃어가고 미래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그녀의 삶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작년 [여수 밤바다]로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정형석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극영화 중 2년 연속 본선에 진출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혜의 나라]는 29세 청춘의 고단한 삶을 통해 꿈과 미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을 경고한다. 드라마 [7일간의 왕비], [동네변호사 조들호] 등에 출연해온 송지인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으며, 그룹 [더 자두] 멤버 강두가 성혜의 남자친구로 출연했다.

 

 

 

3. 허리케인 – 프로그램: 프론트라인, 상영일: 5일/8일/12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덴마크 작은 마을, 10대 펑크 소녀 8명은 여름 내내 방황하고 시시덕거린다. 일련의 불운한 사건들 때문에 그들의 모임이 깨지는 상황에 이르지만, 소녀들은 열띤 토론과 논쟁 끝에 다시 한번 뭉치기로 결심한다.

단편 영화 [시아]로 주목받은 아니카 버그의 장편 데뷔작이며,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됐다. 개성 넘치는 10대 소녀들의 일상 속 혼돈을 헨드헬드 푸티지 기법, 강렬한 인상의 비비드 컬러를 조합해 파격적인 편집으로 담아냈다. 틀에 박힌 삶을 거부하는 10대들의 불안한 자아와 정체성을 탐구한다.

 

 

4. 리버스 엣지 – 프로그램: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일: 5일/7일/12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이치로는 집단 괴롭힘에서 자신을 구해 준 하루나를 강변으로 데려가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시체를 보여준다. 둘 사이에 시체를 발견한 코즈에가 등장하면서 세 사람은 기이한 우정으로 뭉치게 된다.

최근 [나라타주]로 내한했던 유키사다 이사오가 연출한 최신 영화다. 오카자키 쿄코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90년대를 살아가는 청춘의 불안과 욕망을 포착했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으며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을 수상했다.

 

 

 

5. 밀라 – 프로그램: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일: 4일/6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10대 후반 밀라와 레오는 영국 해협 근처 소도시로 옮겨 살아간다. 강렬한 듯 보이지만 외롭고 쓸쓸한 삶, 살아가기 위한 사랑, 발견하는 삶, 그것이 무엇이든 언제까지나 붙들고 매달릴 수 있는 그러한 삶을 사는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작가 겸 영화감독 발레리 마사디안은 섬세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개인의 삶과 현실의 모순을 비춘다. 2011년 장편 데뷔작 [나나]는 관찰자의 시선에서 4세 소녀 나나의 일상을 따라가며 삶의 모순을 담아냈으며, 두 번째 장편 영화 [밀라]는 두 젊은 연인의 단조로운 현실을 집요하게 따라가며 모성과 현실의 관계 맺기를 다뤘다. 두 영화는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최우수신인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으며, [나나]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6. 빛의 노래 – 프로그램: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일: 5일/7일/9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시오리, 유키고, 사치코. 세 소녀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숨긴 채 살아간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가진 소녀들은 미래로 한 걸음 내디뎌본다.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된 [빛의 노래]는 인물들의 일상을 거리를 두고 지켜본다. 극적인 전개 대신 평범한 일상을 신중하게 비추며 자연스럽게 인물의 이야기에 동참시키는 듯하다. 2011년 [송 아이 리멤버]로 장편 데뷔한 스기타 쿄시의 두 번째 연출작이며, 2017년 도쿄국제영화제 일본영화 스플레시 부문에 초청되었다.

 

 

7. 아미코 – 프로그램: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일: 7일/9일/12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여고생 아미코는 매력적인 축구부원 아오미를 거의 숭배하듯이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숭배의 대상 아오미가 가출하자 아미코는 실의에 빠지고, 시니컬하고 자기 비하적인 내면 독백이 활기 넘치는 스탠딩 코미디처럼 터져 나온다.

2017년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서 상영된 영화 중 역대 최연소 야마나카 요코의 작품이다. 맹목적이면서도 냉소적인 모순된 감정에 휩싸인 10대 여학생의 독특한 개성이 시선을 끈다.

 

 

8. 왓 윌 피플 세이 – 프로그램: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일: 5일/8일/11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니샤는 집에서는 파키스탄 관습에 따라 행동하지만, 친구들과 외출하면 수다 떨고 놀기 좋아하는 노르웨이의 평범한 10대다. 남자친구와 함께 집에 왔다가 발각된 후 아버지 고향 파키스탄으로 쫓겨나기에 이른다. 그곳에는 더욱 잔혹한 일상이 기다린다.

파키스탄으로 쫓겨난 10대 니샤의 수난을 통해 여성의 삶을 억압하는 남성 중심 가부장 문화의 부조리한 실태를 드러낸다. 최근 미투 운동에서 비롯된 성 평등 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영화에서 다루는 내용은 국내 관객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어 보인다. 2013년 [아이 엠 유얼스]로 데뷔한 이람 하크의 두 번째 작품이며, 토론토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영화제의 초청을 받고 있는 수작이다.

 

 

9. 코베인 – 프로그램: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일: 4일/8일/10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코베인의 엄마 미아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거리를 전전한다. 코베인은 임신한 엄마를 보살피고자 거리의 포주를 찾아가 창녀를 소개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일을 시작한다.

전작 [모든 것이 적막한]에서 인간의 절대 고독을 조명한 나누크 레오폴드의 신작이다. ‘커트 코베인’의 이름을 딴 소년은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온기를 느낄 수 없는 비정한 삶에 놓여있다. 엄마를 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소년의 모습이 씁쓸한 감정을 불러올지 모른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10. 기도하는 소년 – 프로그램: 마스터즈, 상영일 4일/6일/10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토마스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속의 외딴 공동체에 합류한다. 그곳 사람들은 중독을 극복해내려 기도하고 또 노동한다. 토마스는 그곳에서 우정과 규율, 사랑과 신뢰를 발견한다.

감독 겸 배우 세드릭 칸의 신작이며,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남우주연상(앙토니 바종)을 수상한 영화다. 마약중독자 토마스를 통해 내면의 절망과 고통을 포착했다.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외딴 공동체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지만, 점차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고통에 빠졌던 내면과 마주하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11. 로데오 카우보이 – 프로그램: 시네마페스트, 상영일: 5일/12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젊은 카우보이 브래디는 낙마 사고를 겪은 뒤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인생의 목적이었던 ‘승마와 경쟁’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이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최근 [블랙 위도우] 연출자 후보로 오른 클로에 자오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데뷔작 [송즈 마이 브라더스 토트 미]를 준비할 당시 알게 된 브래디 잰드로의 실화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가 직접 주인공 젊은 카우보이를 연기했으며, 작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어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C.I.C.C.E)을 받았다. 시적인 영상미로 그려낸 카우보이의 투쟁은 평론가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12. 콜보이 – 프로그램: 미드나잇 시네마, 상영일: 4일/7일/10일/12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따분한 삶을 살던 대학생 료는 호스트 바의 여사장 시즈카를 만나 콜보이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다양한 여성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내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그들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미드나잇 시네마 섹션에서 소개되는 [콜보이]는 2016년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된 연극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당시 함께 작업했던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과 [기적: 그 날의 소비토], [이름없는 새]의 마츠자카 토리가 의기투합해 섹슈얼리티를 소재로 통제 불능의 욕망과 관계를 탐구한다.

 

 

13. 오목소녀 – 프로그램: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상영일: 5일/8일/10일

 

이미지: 전주국제영화제

 

줄거리: 한때 바둑 신동으로 불렸던 ‘이바둑’은 바둑을 그만두었다. 상금을 노리고 참가한 동네 오목대회에서 바둑은 오목 천재 ‘김안경’을 만나 전국대회까지 진출한다. 마침내 무서운 비밀을 가진 김안경과 피할 수 없는 결전을 맞이한다.

[걷기왕] 백승화 감독의 신작 [오목소녀]는 바둑 신동에서 오목 고수로 거듭난 청춘의 이야기다.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 [같이 살래요]의 박세완과 [힘쎈여자 도봉순]의 안우연 등 신예 배우들이 출연해 비주류 청춘의 삶에 공감과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된 후, 오는 24일 정식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