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 영화를 거절했거나 중도에 하차한 감독들

 

by. Jacinta

 

 

마블을 필두로 히어로 영화가 계속해서 선보이는 만큼 유명 감독이라면 한 번쯤은 슈퍼히어로 영화 감독직을 제안받거나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거론된 모든 감독들이 슈퍼히어로 영화를 연출하지 않는다. 그들은 때때로 ‘창작 견해 차이’를 이유로 프로젝트에서 중도에 하차하거나 혹은 다른 사정으로 연출직에서 물러나기도 한다. 최근 개봉한 [데드풀 2]의 경우 전편 감독 팀 밀러는 의견 차이로 중도에 물러났고, 그 자리를 [존 윅]과 [아토믹 블론드]를 연출한 데이빗 레이치가 이어받았다. 팬들과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히어로 영화감독을 수락했거나 혹은 제안을 받았지만, 여러 이유로 영화와 인연을 맺지 못한 감독은 누가 있을까.

 

 

 

저스티스 리그 – 조지 밀러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현재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 대한 수익 배분을 놓고 워너 브러더스와 갈등을 빚고 있는 조지 밀러 감독은 한때 여러 DC 영화의 연출 후보로 올랐다. 그중 [저스티스 리그]는 가장 근접했던 프로젝트였다. 그는 실제 배트맨 역에 아미 해머, 플래시 역에 아담 브로디, 슈퍼맨 역에 D.J. 코트로나, 원더 우먼 역에 메간 게일을 캐스팅할 정도로 [저스티스 리그]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2007년 당시 할리우드 작가 파업으로 제작이 지연되면서 프로젝트는 무산되고 말았다. 조지 밀러가 떠난 [저스티스 리그]는 한참 지난 2017년 DCEU를 이끈 잭 스나이더가 연출을 맡아 지난해 공개됐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거두었다. 한편, 조지 밀러는 지난해까지도 워너에서 준비 중인 DC 영화감독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매드 맥스]를 둘러싼 소송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 이상 DC 영화 연출을 맡을 일은 없어 보인다.

 

 

배트맨 솔로무비 – 벤 애플렉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DC 확장 유니버스를 알리는 [배트맨 대 슈퍼맨]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다. 2016년 영화가 공개된 후 우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배트맨’은 그에게 엄청난 부담이 됐을 것이다. 당초 ‘배트맨’ 솔로 무비에서 연기는 물론 각본과 연출도 맡을 계획이었지만, 2017년 1월 연기에만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벤 애플렉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를 종합해서 이끄는 부담감이 상당한 데다 바쁜 스케줄이 하차하게 된 원인이었을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맷 리브스가 감독으로 내정되었으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베일에 쌓여있다.

 

 

 

슈퍼맨 리브스(SUPERMAN LIVES) – 팀 버튼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팀 버튼 감독은 두 편의 ‘배트맨’ 영화를 성공시킨 뒤, 또 다른 DC 히어로 영화를 연출할 기회가 있었다. 팬들 사이에서 아쉬운 프로젝트로 꼽히는 [슈퍼맨 리브스]가 그 주인공이다. 1992년 출간된 코믹스 ‘슈퍼맨의 죽음’을 원작으로 약 2년간 영화 제작을 준비했으나 촬영을 불과 3주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이유는 예산을 초과한 제작비와 의견 충돌이다. 팀 버튼 특유의 기괴한 아트웍은 시대를 앞서갔을 뿐 아니라 제작비도 상승시켰다. 할리우드에서 슈퍼맨 덕후로 소문난 니콜라스 케이지가 슈퍼맨을 연기하고, 1994년 [점원들]로 인정받은 케빈 스미스가 각본을 맡아 기대가 컸지만 프로젝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15년 존 슈넵 감독이 프로젝트 제작과 무산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The Death of “Superman Lives”: What Happened?]를 공개했다.

 

 

데어데블 – 크리스 콜럼버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벤 애플렉의 아픈 손가락 [데어데블]은 당초 [나 홀로 집에],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유명한 크리스 콜럼버스가 연출을 맡을 뻔했다. 1997년 이십세기폭스는 콜럼버스 감독을 고용했지만, 1998년 마블코믹스가 파산에 직면하면서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다. 콜럼버스는 카를로 카를레이와 각본을 공동 집필하며 판권 문제가 해결되길 기다렸지만, 마블과 소니의 협상은 진척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제작이 취소됐다. 판권 문제가 정리된 후 폭스는 프로젝트를 재추진했다. 그 결과 마크 스티븐 존슨가 연출과 각본을 맡아 영화를 완성했지만, 미스캐스팅과 원작 파괴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판권을 둘러싼 갈등이 영화 [데어 데블]이 빛을 보지 못하게 한 셈이다.

 

 

블랙 팬서 – 에바 두버네이

 

이미지: 찬란

 

마블은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블랙 팬서’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단독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2014년 10월 케빈 파이기는 2017년 11월 개봉을 목표로 채드윅 보스만을 먼저 캐스팅한 후,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를 물색했다. 2015년 5월 마블은 [셀마]로 주목받은 여성 감독 에바 두버네이에게 [블랙 팬서] 연출을 제의했고,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7월 초, 두버네이는 창작 견해 차이를 이유로 [블랙 팬서] 감독을 최종 고사했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그해 10월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로 주목받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블랙 팬서] 감독으로 최종 결정됐고, 올해 초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 – 리차드 켈리

 

이미지: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이십세기폭스는 두 편의 [엑스맨] 영화를 성공적으로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가 [슈퍼맨 리턴즈]에 참여하면서, 그를 대체할 감독을 찾아야 했다. 그들은 연출 데뷔작 [도니 다코]로 컬트적인 팬덤을 구축한 리차드 켈리에게 연출을 제의했다. 하지만 켈리는 당시 드웨인 존슨 주연의 [사우스랜드 테일]을 진행 중이어서 [엑스맨]을 맡을 여유가 없었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을 제안받은 감독은 리차드 켈리뿐 아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조스 웨던, 잭 스나이더 등 여러 감독에게 제의가 들어갔지만, 다들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 때문에 거절했다. 최종 감독으로 결정된 브렛 래트너 이전에는 매튜 본이 감독을 맡기로 했으나 개인 사정으로 프로젝트에서 물러났다.

 

 

 

갬빗 – 루퍼트 와이어트

 

이미지: 파라마운트 픽처스

 

[엑스맨] 스핀오프 [갬빗]은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2015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을 연출한 루퍼트 와이어트가 가장 먼저 감독직에 내정됐지만, 예산과 일정 문제가 겹치면서 이십세기폭스와 결별했다. 와이어트와 폭스의 결별은 [혹성탈출] 이후 두 번째다. 이후 더그 라이먼, 고어 버빈스키가 연출직을 제안받았으나 협상은 성사되지 못했다. 현재 채닝 테이텀과 리지 캐플란만 출연이 확정되고, 2019년 개봉을 목표로 한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소식은 없다.

 

 

앤트맨 – 에드가 라이트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에드가 라이트는 2003년부터 조 코니쉬와 [앤트맨] 각본을 공동 집필하기 시작해 마블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지만, 연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공식 언급은 없었으나 표면상의 이유는 견해 차이다. 수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이 MCU 영화가 크게 성공하면서 마블 측에서는 마블 페이즈에 속할 수 있도록 각본 수정을 요청했으며, 라이트 감독의 다른 영화 작업을 마친 후에 촬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좁히지 못했고, 끝내 라이트는 프로젝트에서 하차했다. 그의 후임으로 [브링 잇 온], [예스맨]을 연출한 페이튼 리드가 맡아 속편 감독까지 이어가고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 – 기예르모 델 토로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2008년 MCU 첫 영화 [아이언맨]이 공개되기 전, 닐 게이먼은 기예르모 델 토로와 함께 [닥터 스트레인지]를 영화화하는데 관심이 있었다. 실제 두 사람은 게이먼이 각본을 쓰고 델 토로가 연출을 맡을 수 있게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진척시켰다. 하지만 그 당시 델 토로는 다른 영화 작업 때문에 여유가 없었고, 마블 역시 두 사람의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닥터 스트레인지]는 스콧 데릭슨이 연출을 맡았고, 뛰어난 시각효과로 호평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MCU에 합류했다.

 

 

더 울버린 – 대런 아로노프스키

 

이미지: 부산국제영화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블랙스완]을 마친 뒤, 휴 잭맨의 [더 울버린]을 연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 머물러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자진 하차했다. 더군다나 당시 레이첼 와이즈와 이혼 문제도 있었다. 그는 이후 그 당시를 인생에서 복잡하고 힘든 시기였다고 밝혔다.

 

 

토르: 다크 월드 – 패티 젠킨스

 

이미지: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패티 젠킨스는 1편을 연출한 케네스 브래너에 이어 [토르: 다크 월드] 연출을 맡기로 했다. 하지만 2011년 12월, 블록버스터 창작 과정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견해 차이를 이유로 작품에서 물러났다. 젠킨스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영감을 받은 영화를 만들길 원했지만, 마블은 은하계 모험을 그린 영화에 근접하길 원했다. 의견 차이로 물러난 젠킨스는 6년 후 DC의 구원자가 된 [원더 우먼]을 연출했다. 덧붙여, [원더 우먼]은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 [왕좌의 게임]을 연출한 여성 감독 미셸 맥라렌에게 먼저 제안이 들어갔지만, 그녀는 [브레이브하트]에 영감을 얻은 영화를 원했고, 프로젝트에서 물러났다.

 

 

스파이더맨 – 데이빗 핀처

 

이미지: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데이빗 핀처는 유독 프랜차이즈 영화와 거리가 멀다. 그는 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에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거절한 바 있으며, 소니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파이더맨]도 마찬가지다. 그는 샘 레이미가 연출을 맡은 첫 번째 시리즈와 이후 리부트 영화 모두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코믹스 속 거미인간 이야기는 연출가로서 핀처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