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보다 더 뜨거웠던 2000년대 여름 박스오피스 흥행史

 

by. 레드써니

 

 

극장가는 본격적인 여름 시즌에 돌입했다. 할리우드에서는 통상적으로 5월 초부터 8월 말까지를 여름 시즌으로 잡는다. 하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북미보다 먼저 개봉하는 국내 극장가는 최근 들어 4월 말부터 넓게 여름 시즌으로 잡기도 한다.

여름 극장가는 할리우드 초특급 블록버스터가 연이어 개봉하면서 각종 흥행 기록이 경신되는 뜨거운 시즌이다. 한국영화의 도전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영화 역시 연이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여름 박스오피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올여름 시즌은 어떤 영화가 최고 성적을 기록할지 기대하며, 흥행작을 중심으로 2000년대 여름 시즌을 살펴본다.

 

 

 

2006년 – ‘괴물’ 여름 시즌 첫 천만 영화 탄생

 

이미지: (주)쇼박스

 

2006년 여름, 첫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살인의 추억] 이후 다시 만난 영화 [괴물]이 주인공이다. 칸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되어 극찬을 받으며 흥행 성공은 일찌감치 예견되었다. 예상대로 7월 개봉 이후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최종 1,301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해 여름 1위는 물론 2006년 개봉작 흥행 1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경쟁작으로는 외화 흥행 신기록을 세운 [미션 임파서블 3]가 574만 관객을 동원했고, 뒤이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이 462만을 기록하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파워를 보여주었다.

 

 

 

2007년 – ‘트랜스포머’ 첫 데뷔, 뜨거웠던 ‘디 워’ 논쟁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2007년 여름은 천만 영화는 없었지만, 흥행과 논쟁으로 뜨거웠다. 변신 로봇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꿈같은 일을 스크린에서 재현한 [트랜스포머]가 7월에 개봉해 74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년도 [미션 임파서블 3]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며, 당시 외화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해 여름의 진짜 이슈는 심형래 감독의 [디 워]였다. [디 워]는 여름의 뜨거운 날씨 못지않은 논쟁을 일으키며 관객 동원도 성공했다. 8월에 개봉해 842만의 관객을 모으며, 그해 여름 시즌 흥행 1위는 물론 2008년 개봉작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5.18을 다룬 [화려한 휴가]가 7월에 개봉해 730만 관객을 동원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9년 – ‘해운대’ & ‘국가대표’ 쌍끌이 흥행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전통적으로 여름 시즌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에 한국영화가 위축되는 시즌이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는 역전되었다. 특히 2009년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개봉 전 불안감을 뒤집는 쌍끌이 흥행으로 주목을 받았다. [해운대]는 개봉 전부터 조악한 CG와 영화가 별로라는 루머가 흘러나왔지만, 최종 성적 1,145만을 기록하며, [괴물] 이후 여름 시즌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영화가 되었다. [해운대]와 한 주 차이로 개봉한 [국가대표]도 시작은 불안했다. 당시로서는 검증되지 않은 젊은 배우 하정우와 김동욱 등이 출연하고, 국내에서 흥행 역사를 찾아보기 힘든 스포츠 영화였다. 하지만 개봉 이후 관객들의 입소문이 불거지면서 848만 관객을 동원하며, [해운대]와 나란히 2009년 흥행 영화 1, 2위를 차지했다. 외화로는 [트랜스포머]의 속편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해 7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전작보다 더 높은 성적을 거두고, 그해 외화 개봉작 흥행 1위를 기록하며 ‘트랜스포머’ 신드롬을 이어나갔다.

 

 

 

2011년 – ‘7광구’ & ‘최종병기 활’ 예상 밖의 실패와 성공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2011년 여름은 [7광구]의 흥행 실패와 [최종병기 활]의 대성공이 눈에 띈다. [7광구]는 개봉 전부터 기대를 받으며, 여름 시즌 흥행 1위를 예상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개봉 전 언론 시사에서 불안함이 엿보였고, 결국 아쉬운 완성도로 혹평을 들으며 224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반면 개봉 전까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최종병기 활]이 747만 관객을 동원하며, 2011년 한국영화 개봉작 1위에 올랐다. 외화로는 1-2편의 대성공으로 큰 기대를 받았던 [트랜스포머 3]가 778만 관객을 동원하며 다시 한번 시리즈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개봉작 중에서도 1위를 차지해 국내 관객들의 ‘트랜스 포머’ 사랑은 계속되었다. 다만 계속되는 흥행과는 별개로 1탄에 비해 완성도가 점점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으며, 이후부터는 시리즈 흥행이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2년 – ‘도둑들’ & ‘어벤져스’ & ‘다크 나이트 라이즈’ 관객의 마음을 훔친 도둑과 슈퍼히어로

 

이미지: (주)쇼박스

 

2012년 여름은 슈퍼히어로와 한국영화 기대작의 대결로 좁혀졌다. 마블의 [어벤져스], DC의 [다크 나이트 라이즈], 슈퍼히어로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두 작품이 여름 시즌을 선택해 각각 707만 명과 639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그 당시 마블과 배트맨 시리즈의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름 흥행 최종 승자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기록적인 오프닝 이후, 바로 다음 주에 개봉해 흥행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었지만, [도둑들]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탈환하며 최종 성적 1,298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도둑들]은 한국형 케이퍼 무비의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으며, 특히 전지현과 이정재의 재발견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도 차태현 주연 코미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490만 관객을, 한국형 재난영화 [연가시]가 451만 관객을 동원하며 알짜배기 흥행을 기록했다.

 

 

 

2013년 – ‘설국열차’ & ‘더 테러 라이브’ 다윗과 골리안의 윈-윈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2013년 초, 많은 사람들은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설국열차]를 꼽았다.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이자 한국영화 최고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로, 개봉을 7개월이나 앞둔 1월부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화제를 모았다. [설국열차]는 일찌감치 8월 1일로 개봉을 확정 지었고, 오히려 다른 작품들이 [설국열차] 개봉일을 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설국열차]와 같은 주에 개봉한 한국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더 테러 라이브]다. 하정우가 출연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지만, [설국열차]보다는 아무래도 관심도가 부족했다. 많은 매체에서 400억 원이 넘는 제작비와 40억 원도 채 안 되는 제작비를 들인 두 영화의 대결을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로 말하곤 했다. 하지만 두 작품은 나란히 관객을 모으며 여름 흥행을 이끌었다. [설국열차]는 934만 관객을 동원해 그해 개봉작 2위를 차지했으며, [더 테러 라이브] 역시 558만 관객을 동원하며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2014년 – 한국영화 빅4 출격! ‘명량’ 역대급 흥행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2014년 여름은 CJ의 [명량], 롯데의 [해적], NEW의 [해무], 쇼박스의 [군도]까지 한국영화 4대 배급사의 최고 기대작이 나란히 개봉했다. 일명 한국영화 빅 4의 출격이다. 시작은 [군도]였다. 하정우, 강동원을 비롯한 멀티 캐스팅과 [범죄와의 전쟁]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빅 4 중 가장 기대가 크기도 했다. 개봉 첫 주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지만, 오래가지 못한 해 477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개봉 전 기대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이후 출격한 [명량]은 한국영화 흥행사의 모든 기록을 다시 세웠다. 최단기간 100만, 200만, 300만을 기록하며 천만 고지를 돌파했으며, 일일 관객 동원 100만 시대를 열기도 했다. 엄청난 흥행 열기 속에 [명량]은 1,761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남겼으며, 아직까지도 국내 박스오피스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한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선전도 눈에 띈다. 빅 4 중 가장 기대가 저조했던 [해적]은 시사회 이후 오락 영화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명량]과 꾸준히 흥행 다툼을 펼쳤고, 866만이라는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었다.

 

 

2015년 – ‘어벤져스 2’ & ‘암살’ & ‘베테랑’ 트리플 천만 영화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2015년 여름은 2000년대 여름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뜨거웠다. 1년에 한 편도 나오기도 힘든 천만 영화가 그해 여름 시즌에만 무려 3편이 나왔다. [암살]과 [베테랑]이 한 주 간격으로 나란히 개봉해 각각 1,270만 명과 1,341만 명의 흥행을 기록했다. 특히 [암살]의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에 이어 연속해서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베테랑] 역시 당초 상반기 개봉을 연기하고 여름 시즌을 선택해 통쾌한 쾌감의 코믹 액션으로 2016년 흥행 1위의 자리에 올랐다. 외화로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1,049만 관객을 동원하며, 외화 최초로 여름 시즌 천만 영화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인기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과 리부트 영화 [쥬라기월드]가 500만 명 이상 관객을 모았다. 공교롭게 2018년 여름 두 영화의 속편이 한 달 간격을 두고 여름 시즌에 개봉한다. 또한 국내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496만 성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이후 픽사 작품들의 흥행 전선을 밝게 해주었다.

 

 

 

2016년 – 한국영화 빅4 출격! 천만행 ‘부산행’

 

이미지: (주)NEW

 

2016년 여름은 2011년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 4대 배급사들의 기대작들이 나란히 개봉하는 ‘빅 4’가 형성되었다. NEW의 [부산행], CJ의 [인천상륙작전], 쇼박스의 [터널], 롯데의 [덕혜옹주]다.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부산행]이 여름 박스오피스 경쟁의 포문을 열어 무섭게 관객몰이에 나섰다. [명량]이 세웠던 최단기간 N백만 기록을 하나씩 갈아치우며, 최종 성적 1,156만을 기록했다. [부산행]은 그해 여름 흥행 1위와 전체 개봉작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시도가 드문 좀비 블록버스터로 천만 영화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소재 다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리암 니슨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인천상륙작전] 역시 개봉 전 혹평에도 불구하고 704만 관객을 기록했으며, 하정우 주연 [터널]도 8월 초에 개봉해 주말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712만 관객을 동원했다. 허진호 감독과 손예진이 만난 [덕혜옹주]는 역사 왜곡 논란에도 559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 결과 2016년 여름에 출격한 한국영화 빅 4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2017년 – ‘군함도’ 부진, ‘택시운전사’ 천만 돌파!

 

이미지: (주)쇼박스

 

2017년 여름 시즌은 [군함도]의 뜻밖의 부진과 [택시운전사]의 천만 돌파가 핫이슈였다.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이자 그해 최고 기대작이었던 [군함도]는 개봉 첫날 9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기대를 그대로 흥행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개봉 후 각종 논란 속에 흥행 열기가 급속히 사그라들며, 최종 성적 659만 명을 기록했다. 200억이 넘는 제작비와 개봉 전 기대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반면 [택시운전사]는 5.18을 배경으로 실화가 주는 감동과 영화적 재미가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 속에 입소문을 타며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1,21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2017년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 하지만 2017년 여름 진정한 흥행 승자는 강하늘, 박서준 주연 [청년경찰]이다. [군함도], [택시운전사]가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은 받은데 반해 [청년경찰]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 [택시운전사]에 밀려 단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565만 관객을 동원했다. 외화로는 마블 스튜디오로 돌아온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725만 관객을 동원하며, ‘스파이더맨’ 시리즈 사상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2018년?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롯데엔터테인먼트, CJ 엔터테인먼트

 

2018년 여름 역시 벌써부터 뜨겁다. 실질적으로 여름 시즌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오역 논란에도 1,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외화 흥행 2위를 차지했다. 6월 6일 개봉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개봉 첫날부터 폭발적인 저력을 드러내며 100만이 넘는 관객을 돌파해 벌써 3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상반기 부진했던 한국영화도 [독전]이 N차 관람 열기 속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제 8월 1일 개봉을 확정 지은 [신과 함께: 인과 연]을 비롯해 [인랑], [공작] 등 한국영화 기대작과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앤트맨과 와스프], [인크레더블 2] 등 할리우드 화제작들이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