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상반기 에디터들이 추천하는 영화 및 해외 드라마

 

7월은 상반기 이모저모를 결산하는 시기다. 2018년 상반기 영화계는 마블을 필두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박스오피스를 점령했고, 한국 영화는 예년보다 더 위축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독과점은 더욱 심화되어 다양성 영화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해외 드라마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지만, 범작들이 넘치면서 눈에 띄는 작품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다. 올해 하반기는 할리우드와 한국 대작 영화가 번갈아 관객을 공략하고, 넷플릭스는 400억 대작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을 전 세계에 선보인다. 어느 작품이 끝내 웃을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그 결과가 자못 기대된다.
2018년 상반기를 보내며 에그테일 에디터들이 개인적인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각 분야별로 베스트 작품을 꼽아봤다. 전문가적인 의견보다는 내적으로 충만한 덕력을 충족하는 작품을 취합한 결과이길 감안하고 봐주길 바란다.

 

 

1. 상업영화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에디터 겨울달)
올해 상반기엔 이 영화만 기다렸고, 기다린 만큼 열심히 봤다. 10년간 열심히 덕질한 보람을 느낄 만큼 정말 재미있었다. 여러 번 봐서 결말을 다 아는데도 또 보면 충격을 받았다. 가끔 이 영화의 결말을 떠올리면 또 흠칫 놀란다. 그만큼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정말 좋다. 나이 드는 건 싫지만, 1년만 시간이 빨리 가면 좋겠다. 4편 기다리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블랙 팬서 (에디터: amy)
올해 상반기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나에게는 [블랙 팬서]가 올 상반기 최고의 영화였다. 대형 히어로 장르 최초로 흑인 히어로 단독 주연에 주변 인물들도 전부 흑인 배우들이 연기했다. 게다가 아프리카 계통의 문화를 세심하게 묘사하면서 ‘와칸다’라는 훌륭한 세계관을 탄생시켰다. 화려한 영상으로 재미를 더하며 캐릭터의 입을 통해 현실 사회를 꼬집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히어로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주)NEW, ‘독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독전 (에디터 Jacinta)
시사회에서 처음 [독전]을 봤을 때만 해도 이렇게 빠져들 줄 몰랐다. 재밌게 보긴 했는데 장점을 꼽자니 전개도, 캐릭터도 매력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런데 웬일이랴. 희한하게 자꾸 생각나고 눈에 마구 밟히는 거다. 특히 ‘원호’라는 인물이 말이다. 그렇게 2차 관람이 시작됐고, SNS에서 열렬하게 활동하는 독종(이해영 감독 GV 때 명칭이 정해졌다)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여백을 끊임없이 곱씹고 채우며 [독전]에 대한 나만의 감상을 길게 가져갔다. 7차 관람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익스텐디드 컷’을 기다리며, 좋았던 이유를 다시 꼽으라면 쿨하면서 개성 강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미친 연기, 그리고 묘한 지점을 끌어내는 연출력이다. 부족한 설명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 스틸로 대신한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에디터: 띵양)
지극히 팬심에서 우러나온 선정이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뿌리가 ‘스페이스 오페라’, 즉 ‘우주 활극’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 작품이다. 호쾌한 추격전과 속고 속이는 치열한 속임수, 그리고 아직은 어리숙한 한 솔로의 모습을 보면서 대여섯 살 때 [새로운 희망]을 보고 스타워즈에 입덕했던 설렘과 추억이 떠올랐다. 최근 개봉하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정치적 올바름이나 설정 파괴에 대한 엄청난 논쟁이 오고 가고 있는데, 시리즈가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팬으로서는 조금 과하다 싶은 마음이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정말 재미있는데 왜 사람들은 안 볼까..? 정말 의문이다.

 

 

 

2. 한국 영화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마녀 (에디터 겨울달)
올해 가장 인상적인 한국 영화는 상반기가 끝날 무렵에 만났다. 잔인하고 피가 많이 튀는 데다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음울한 분위기와 스타일리시한 액션, 그리고 김다미 배우의 ‘자윤’은 단점을 다 덮을 만큼 매력적이다. 처음부터 ‘파트 1’이라고 패기 있게 지른 것도 좋다. 자윤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마녀 (에디터: 띵양)
배우에 치여서 한 영화에 빠진 건 정말 오랜만이다. 나에게 [마녀]는 “김다미 배우로 시작해 그녀로 끝나는” 작품이다. 영화가 한국에서 참신한 장르가 아니었더라도, 그리고 액션이 돋보이지 않았더라도 나는 이 영화를 망설임 없이 택했을 것이다. 영화의 아쉬운 부분? 기억도 나지 않는다. 데뷔작 [나를 기억해]에서 주인공의 아역으로 등장해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음에도 유일하게 기억에 남았던 배우가 김다미인데, [마녀]에서 제대로 치이고 말았다. 한국 영화를 두 번 이상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인데, 오늘 저녁에 3차를 찍으러 갈 예정이다.

 

 

이미지: (주)NEW

 

허스토리 (에디터: amy)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현재 진행형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피해자가 겪은 일을 자극적으로 묘사하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 위안부 피해자들은 알고 있어도 제대로 접하지 못했을 ‘관부 재판’을 덤덤하고 사실적인 톤으로 전달하면서 훨씬 더 이입하고 분노하게 만든다. 실제로 존재하는 여성들의 역사를 잘 나타낸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꼭 봤으면 하는 작품이다.

 

 

이미지: CGV 아트하우스

 

소공녀 (에디터 Jacinta)
집을 포기한다는 과감한 설정과 취향을 굽히지 않는 미소의 소신에 단번에 마음이 뺏겼다. 비록 집 없이 전전하는 삶이라 해도 한 모금의 담배와 위스키 한 잔, 그리고 사랑하는 남친이 있다면 마음까지 불행해지지 않는다. 그뿐인가, 삶의 철학도 분명하다. 남루한 현실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비현실적인 인물을 통해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잘 사는 게 중요한가? 어떻게 사는 게 중요한가?… 영화는 어떤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그 해답을 찾아가는 방식에 고민이 들지 않을 수 없다.

 

 

 

3. 다양성 영화

 

이미지: (주)영화사 오원

 

콜럼버스 (에디터 겨울달)
성별도 세대도 인종도 다른 두 사람과 떠나는 건축 여행. 대화는 지적이면서도 열정이 가득하고, 교감 속에서 두 사람은 일종의 동지 의식을 품는다. 건축물과 함께 풍경이 되는 찰나는 엽서에 갈무리하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영화를 끝나면 가슴엔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 듯하다. 현대건축을 보며 감동과 희망을 이야기할 날이 올 줄이야. 여러모로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 영화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에디터 Jacinta)
보자마자 사랑에 빠진 영화. [콜.바.넴]은 열병처럼 뜨겁게 떨리고 두근거리는 사랑의 감정을 한 폭의 우아한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담아냈다. 어떻게 그런 조합을 찾아냈는지 감탄이 나오는 환상적인 캐스팅은 – 조각 같은 외모의 티모시 샬라메와 아미 해머라니 – 눈부시게 찬란한 햇살을 머금은 크레마의 낭만적인 풍경과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거기에 마음을 살살 간지럽히는 음악까지 어우러져 눈과 귀가 극강의 호사를 누리는 기분마저 든다. 반복해서 봐도 질리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가슴 벅찬 사랑의 행로가 어디로 향할지 끝이 짐작되기에 황홀한 감정을 마냥 누릴 수도 없지만, 아련한 여운마저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영화다. 그래서 속편은 언제 나온다고요?

 

 

이미지: (주)NEW

 

당갈 (에디터: amy)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 발리우드는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생소했는데, 그 특유의 음악적 사용으로 유쾌함을 더해주면서도 인도 여성들이 당하는 차별과 그것을 이겨내는 모습을 잘 묘사했다. 레슬링 경기를 역동적으로 보여주면서 마치 진짜 레슬링 경기를 관람하는 듯이 실감 나는 느낌을 준다. 러닝타임이 꽤 길었는데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몰입해서 봤다. 이 작품 덕에 발리우드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이미지: UPI 코리아

 

레이디 버드 (에디터: 띵양)
앞으로 이 시기를 겪게 될, 지금 겪고 있는, 혹은 이미 그 시기를 지난 모든 ‘레이디 버드’들이 봐야 하는 작품이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을 오버스럽지 않게 풀어낸 [레이디 버드]는 주인공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렇기에 영화를 본 모두가 크리스틴이 흔들리고, 부딪히다가 마침내 성장한 모습에 공감하고 어쩌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면서 그녀에게 건넨 위로와 응원이 나 자신에게 그대로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괜찮아, 너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힘내”라고 따뜻하게 손잡아 주었던, 그리고 느리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던 그런 작품이었다.

 

 

 

4. 넷플릭스/해외 드라마

 

이미지: 넷플릭스

 

서던리치: 소멸의 땅 (에디터: 겨울달)
빛의 커튼 뒤를 향한 위험한 여정. 무엇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괴물보다, 귀신보다 더 살 떨리게 무섭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화려한 비주얼, 무엇보다도 [엑스 마키나]처럼 알렉스 갈란드 감독이 빚어내는 특유의 공포가 매력적이다. 극장 개봉을 못한 게 못내 아쉽다. 큰 화면으로 보면 더 무섭고 재미있었을 것 같다.

 

 

이미지: BBC

 

킬링 이브 (에디터 Jacinta)
이 드라마는 미쳤다. 시청자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마음을 놓일 때쯤이면, 느닷없는 장면으로 허를 찌른다. 이제 막 7월이 시작됐지만, 시즌 끝까지 강렬함을 고수했던 드라마는 아마도 올해 NO.1이 되지 않을까. 물론 내게..말이다. 8부작 드라마를 간단히 요약하면, 일도 사랑도 권태에 빠진 하급 정보 요원 ‘이브’와 천진난만한 사이코패스 킬러 ‘빌라넬’의 쫓고 쫓기는 관계가 주된 스토리다. 산드라 오, 조디 코머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전개, 긴장을 이완하는 블랙 유머까지 정말 환상적이다. 내년 방영될 시즌 2에서 두 여자의 관계가 어떻게 역전될지 자못 기대된다.

 

 

이미지: CBS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 (에디터: amy)
[스타 트렉]은 리부트 영화 시리즈뿐만 아니라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 드라마 시리즈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 [스타 트렉] 오리지널 시리즈의 10년 전을 다룬다. 캐릭터들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성을 잘 보여주며 세부 묘사와 디테일이 엄청나다. [스타 트렉]의 유토피아적 평화 정신을 이어받은 탐험대가 미개척지를 향해 담대히 나아간다. 회차가 지나면 지날수록 충격적이며 엔딩까지 정말 [스타 트렉]다웠다. 트레키로서 정말 재밌게 봤다. 시즌 2를 즐겁게 기다리는 중이다.

 

 

이미지: 넷플릭스

 

루크 케이지 시즌 2 (에디터: 띵양)
[루크 케이지]는 힙함 그 자체다. 넷플릭스-마블 시리즈를 전부 (심지어 ‘아이언 피스트’조차도) 좋아했지만, [루크 케이지] 시즌 2가 단연 탑이다. 다른 히어로들과는 달리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면서 얻게 되는 고뇌와 갈등, 그리고 위기까지 전부 짜임새 있게 한 시즌에 담았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 루크 케이지의 주적으로 등장하는 머라이어 딜러드 일당이나 부시마스터의 존재감이 굉장했기에, 더욱 완성도 높은 시즌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루크 케이지] 시리즈의 독보적인 장점인 사운드트랙은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넷플릭스-마블 시리즈의 고질병이었던 ‘시즌 2 위기’를 잘 넘겼기에,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