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와 우정, 혹은 치열한 갈등을 그린 ‘워맨스’ 영화

 

‘브로맨스가 지겨운 관객들을 만족시킬 영화’

 

 

by. Jacinta

 

영화를 볼 때마다 대부분 남성 캐릭터의 서사를 위한 역할로 소비되는 여성 캐릭터에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이제 자신만의 온전한 서사를 가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도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그 수는 많지 않아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충무로에서는 라미란과 이성경 주연의 코믹 액션 [걸캅스], 신민아와 이유영 주연의 스릴러 [디바] 제작이 한창이며, 최근에는 박신혜와 전종서를 캐스팅한 영화 [콜]의 제작이 발표됐다. 할리우드에서도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영화 제작 소식이 전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그레타 거윅은 차기 연출작 [작은 아씨들]에서 메릴 스트립, 시얼샤 로넌, 엠마 왓슨, 플로렌스 퓨 등과 함께 작업하며, 크리스틴은 나오미 스콧, 엘라 발린스카와 리부트 영화 [미녀 삼총사]에 출연한다. 내년에 개봉할 이 같은 영화에 기대감이 부풀면서도 지금 당장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개봉을 앞두고 있거나 VOD로 만날 수 있는, 혹은 개봉을 바라는 영화를 소개한다.

 

 

 

미쓰백 – 한지민, 김시아

 

이미지: 리틀빅픽처스

 

최근 한지민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화제다. 영화 [미쓰백]에서 어린 시절 학대받고 버림받은 기억 때문에 세상과 담을 쌓은 백상아 역을 맡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거칠고 강렬한 모습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또한 그동안 한국영화 속 여성 캐릭터와 달리 모성애가 아닌 연민의 감정으로 자신의 불행한 과거를 떠올리는 학대당하는 소녀에게 우정과 연대의 손길을 내민다. 캐릭터에 몰입한 한지민의 세심한 감정 연기는 60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배역을 거머쥔 아역배우 김시아와 함께 폭발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강렬한 몰입을 선사한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 – 블레이크 라이블리, 안나 켄드릭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그린나래미디어(주)

 

최근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안나 켄드릭이 주연으로 나선 [부탁 하나만 들어줘]가 입소문을 타고 순항 중이다. [스파이], [고스트버스터즈]를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의 신작으로, 신예 작가 다시 벨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각색했다. 아들을 봐달라는 부탁을 남긴 채 감쪽 같이 사라진 친구의 행방을 추적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예측불허의 서스펜스와 세련된 유머로 담아내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미스터리의 중심에 선 에밀리 역을 맡아 모든 이에게 부러움을 사는 우아하고 완벽한 워킹맘을, 안나 켄드릭은 파워블로거를 꿈꾸는 전업주부 스테파니 역을 맡아 에밀리 못지않은 비밀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국내 개봉은 11월 28일.

 

 

리지 – 크리스틴 스튜어트, 클로에 세비니

 

이미지: Saban Films, Roadside Attractions

 

1982년, 리지 보든은 자신의 아버지와 계모를 잔혹한 수법으로 살해해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세간의 엄청난 주목에도 결정적인 증거 부족으로 석방됐고, 지금까지도 사건의 진실은 풀리지 않은 채 남아있다. 올초 선댄스에서 처음 공개된 [리지]는 증거 부족으로 풀려난 리지와 사건 이후 홀연히 사라진 하녀 브릿지의 내밀한 관계에 집중한 영화다. 클로에 세비니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신체적 폭력과 성적 억압을 극단적인 폭력으로 표출한 리지와 브릿지으로 호흡을 맞춰 섬세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디서비디언스 – 레이첼 맥아담스, 레이첼 와이즈

 

이미지: 소니픽쳐스

 

칠레 출신의 세바스티안 렐리오 감독은 [글로리아], [판타스틱 우먼]과 같은 작품을 통해 여성 서사에 지속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VOD로 출시된, 감독의 첫 영어 영화 [디서비디언스]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보수적인 유대교 공동체를 배경으로 두 여성의 사랑과 욕망, 고뇌를 섬세하고 파격적인 영상으로 그려낸다. 레이첼 와이즈와 레이첼 맥아담스가 10여 년 만에 재회한 두 친구 에스티와 로닛으로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끈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동성애 캐릭터를 소화했다. 영화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거스르는 복잡한 상황에 처한 두 인물의 격정적인 감정의 변화를 비추며 개인의 정체성과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툴리 – 샤를리즈 테론, 맥켄지 데이비스

 

이미지: (주)콘텐츠판다

 

영화 [몬스터]에서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20kg를 찌우는 파격 변신을 마다하지 않았던 샤를리즈 테론이 또 한 번 몸매 변화에 도전했다. 영화 [툴리]에서 세 아이의 육아에 지친 엄마 역할을 위해 새벽 먹방에 도전하며 22kg를 증량한 것. [툴리]는 10대 임신을 신선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영화 [주노]로 찬사를 받은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의 신작으로, 여성과 육아를 현실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육아에 지친 엄마와 젊은 유모의 독특한 유대관계를 다룬다. 27년 만에 사라 코너가 복귀하는 [터미네이터 6]에 주연으로 낙점된 맥켄지 데이비스가 젊은 유모 툴리 역을 맡아 육아에 지친 엄마 샤를리즈 테론과 호흡을 맞춘다. 올봄 북미에서 개봉했으며, 국내에서도 곧 만날 예정이다.

 

 

메리 퀸 오브 스코츠

 

이미지: Focus Features

 

연말 기대작으로 꼽히는 시대극 [메리 퀸 오브 스코츠]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주가를 올리는 두 여성 배우의 맞대결로 주목을 끈다. 매력적인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마고 로비와 시얼샤 로넌이 그 주인공이다. 두 배우는 각각 엘리자베스 1세와 메리 1세(메리 스튜어트) 역을 맡아, 프랑스 왕비에 오른 메리 스튜어트가 남편의 이른 죽음으로 고국 스코틀랜드로 돌아가 왕좌를 노리고 엘리자베스 1세와 대립하는 치열한 이야기를 그린다. 촬영 당시 단번에 못 알아볼 정도의 파격적인 변신을 했던 마고 로비와 데뷔 때부터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시얼샤 로넌이 보여줄 16세기 카리스마 넘치는 두 여왕의 이야기는 12월 7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