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인들은 얼마나 벌까?

 

by. 빈상자

 

 

종종 기사를 통해 접하게 되는 천조국 할리우드에서 오가는 돈의 규모는 항상 우리의 현실을 넘어선다. 어찌나 현실감이 없는지 그 액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리를 무감각하게 만든다. 제작비가 그렇고 배우들의 출연료가 또 그렇다.

 

그런데 수백억 원의 출연료를 주고 배우를 캐스팅하고 촬영하는 수천억 원이 집행되는 예산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뭉치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은 돈을 얼마나 받을까? 출연료와 제작비에 관한 기사는 많이 보았어도, 그 외의 돈의 액수를 거론하는 일은 드물었던 것 같다. 영화계 스태프의 수입을 정확히 추적하는 작업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배우와 감독의 계약서는 대외비로 서명하는 일이 흔하고, 출연료 외에도 다양한 조건에 따라 보너스와 러닝개런티가 지급되며, 배우와 감독 내에서도 ‘급’에 따라 그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일’을 위해 무보수로 연기와 연출에 매진하는 이들이 미국 내에도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 이상 손을 쓰기 어려울 정도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다음은 베니티 페어에서 가정한 것으로 2억 달러(2,236억 원) 예산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 때 지급되는 금액을 정리한 것이다. 2억 달러는 1997년에만 해도 도박이라 불렸던 큰 액수로 [타이타닉]이 최초로 넘어선 경계인데, 2018년 기준으로는 [블랙 팬서]의 예산이 2억 달러였다.

 

내용에서 거론하는 금액들은 베니티 페어 외에도 할리우드 리포트, 비즈니스인사이더, 포브스, 머니, 페이스케일 등의 자료를 참조했으며, 환율은 2018년 11월 초 기준이다. 대부분이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를 기준으로 하는 자료라 미국 내에서도 박탈감을 느낄 영화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영화인도, 일반인도, 좌절금지.

 

 

 

1. 배우

할리우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며 대중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배우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빈부의 격차가 심한 직종이기도 하다. 한 영화 안에서도 주인공 역의 톱스타와 단역 사이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A급 배우들은 대략 편당 1,500만~2,000만 달러(165억~224억 원)의 출연료를 받는다. 현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드웨인 존슨, 마크 월버그, 제니퍼 로렌스 등이 A급 리스트에 포함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해리슨 포드는 주연이 아닌 보조 역할이면서도 [스파이더맨: 홈커밍]과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 출연하면서 1,500만 달러씩 챙겼다.

 

– 배우

주인공1: 1,200만 달러 (134억 원)
주인공2: 450만 달러 (50억 원)
조연: 150만 달러 (16억8천만 원)
주인공이 잠깐 만났던 의사: 7,680달러 (858만 원)
주인공의 말 없던 비서: 960달러 (107만 원)
크레딧에 나오지 않는 단역: 148달러 (16만5천 원)
고양이: 1만3천 달러 (1,453만 원)

 

그런데 배우들에게는 출연료가 다가 아니다. 영화 개봉 후 극장 수익은 물론 대게는 TV 판권, DVD 판매까지 모든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받는 (우리가 ‘러닝개런티’라고 하는) 수익배당금(Back-end pay)의 액수는 (영화가 성공한다면) 나중에 출연료보다 커지는 경우가 많다. 산드라 블록은 [그래비티] 촬영을 시작하며 2,000만 달러를 출연료로 받았지만,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했던 블록은 영화가 흥행하면서 15%의 러닝개런티까지 합쳐 모두 7,000만 달러(782억 원)의 돈을 수금할 수 있었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한편, 블록버스터 영화의 주인공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덜 유명했던 갤 가돗과 헨리 카빌은 [원더 우먼]과 [맨 오브 스틸] 출연 당시 각 30만 달러(3억 3천만 원)와 15만 달러(1억 6천만 원) 정도만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모든 직종의 수입을 산정하는 통계 사이트인 페이스케일(payscale)은 배우의 연평균 수입을 5만 달러(5,519만 원)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배우의 고용 상태가 불안하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그렇게 넉넉한 수치는 아닌 듯하다.

 

 

 

2. 제작자

 

이미지: UPI 코리아

 

A급 배우들과 함께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A급 제작자들은 편당 150만~200만 달러(17억~22억 원)까지도 받는다. 할리우드와 전 세계를 뒤흔든 미투운동을 촉발한 장본인 하비 와인스타인이 몰락하기 이전에 그 리스트에 있었다. 액수가 배우에 비해 다소 약소해 보일지는 몰라도, 하비 와인스타인이 소유한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사건이 터지기 전인 2017년에만 해도 3억 달러(3,354억 원)의 가치가 있었다.

 

A급 배우들이 그렇듯 A급 제작자들에게는 러닝개런티의 몫이 상당하다. 디즈니의 실사판 [미녀와 야수]의 제작자 데이비드 호버만과 토드 리버만은 계약 당시 각 200만 달러(23억 원)를 받았지만, 나중에 흥행 수익으로 2천만 달러(224억 원)씩 더 가져갔다. 450만 달러(50억 원)의 저예산으로 극장 수익 2억 5540만 달러(2,850억 원)라는 대박을 터뜨린 [겟 아웃]의 제작자 제이슨 블룸은 러닝개런티만 천만 달러(112억 원)를 받았다.

 

페이스케일은 영화/TV 분야의 제작자 연평균 수입을 배우보다 살짝 높은 6만 7천 달러(7,490만 원)로 보고 있다. 큰 영화에서는 투자, 기획, 현장 진행 등을 담당하는 각각의 제작자들이 여러 명씩 붙지만 작은 영화에서는 한 명이 이 모두를 도맡는 경우도 흔하다. 영화가 망하면 가장 먼저 망하는 이들도 제작자다.

 

 

– 제작자

제작투자: 100만 달러 (11억8천만 원)
제작기획: 100만 달러 (11억8천만 원)

 

 

 

3. 연출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감독 중에는 톱스타 배우만큼 유명세를 누리는 감독들도 상당수 된다. 바로 머리에 떠오르는 스티븐 스필버그, 크리스토퍼 놀란, 리들리 스콧, 제임스 카메론 감독 등은 의심할 여지없이 A급 감독 리스트에 올라있다. A급 감독의 몸값은 1000만 달러(118억 원)를 넘는 경우가 많다. 유명세로는 위 감독들에 밀릴지는 몰라도 [스타트렉 비욘드]와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만든 저스틴 린 감독도 편당 1,000만 달러를 받는 A급 리스트에 올라있다.

 

A급에서도 A급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덩케르크]를 연출하며 2,0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여기에 나중에 20%의 러닝개런티까지 더 받았다. 놀란 감독의 무서운 점은 그가 [배트맨 비긴즈] 이후의 자신의 모든 영화에서 감독, 각본, 제작을 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그때마다 따따블로 수입을 거둬왔다.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다만 A급 감독도 영화 규모에 따라서 금액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1억 1천만 달러 예산의 영화 [에이리언:커버넌트] 때는 1,000만 달러를 받았지만 5,000만 달러 예산의 영화 [올 더 머니]를 만들 때는 100~300만 달러만으로 만족했다.

 

최근 연출작의 흥행성적은 당연히 감독의 다음 수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더 우먼]을 촬영하며 100만 달러(11억 원)만 받았던 패티 젠킨스 감독은 후속작 [원더 우먼 1984]를 다시 맡으면서 8배가 올라간 800~900만 달러(94~106억 원)에 서명했다. 여성 감독이 받은 가장 높은 금액이다. 반면 감독 수입까지 고사하면서 [사일런스]에 애정을 들였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영화의 흥행 참사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넷플릭스가 내민 손을 잡아야 했다.

 

페이스케일이 산정한 미국에서 영화감독의 연평균 수입은 5만 9천 달러(6,962만 원)다. 제작자나 배우보다도 한 번에 집중할 수 있는 영화 수가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큰 액수는 아니다.

 

– 연출

감독: 400만 달러 (44억7천만 원)
조감독: 39만 달러 (4억4천만 원)
제2제작진 감독: 100만 달러 (11억8천만 원)

 

 

 

4. 시나리오 작가

 

이미지: 넷플릭스

A급 시나리오 작가들은 200~400만 달러(23~47억 원) 정도를 받는다. [소셜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아론 소킨은 멀리는 [어 퓨 굿맨]부터 TV 드라마 [웨스트 윙]을 거쳐 최근 [스티브 잡스]까지의 각본을 쓰고 300~500만 달러를 받으며 여전히 건재하다. 젊은 작가 중에서는 윌 스미스의 넷플릭스 영화 [브라이트]의 각본을 쓴 맥스 랜디스가 300만 달러(33억 5천만 원)를 받았다.

미국작가조합(WGA)은 원작 각본은 최소 7만 2,600달러(8,567만 원)로, 각색은 최소 6만 3,500달러(7,493만 원)로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지급 기준을 정해놓고 있다. 페이스케일이 산정한 시나리오 작가 연평균 수입도 그사이에 머무는 7만 2,414달러(8,544만 원)다.

 

– 시나리오 작가

각본: 325만 달러 (36억 원)

 

 

그 외 주요 분야의 지급액은 다음과 같다.

 

– 촬영

촬영감독 (ASC): 90만 달러 (10억 원)
A 카메라 오퍼레이터: 17만3천 달러 (1억9천만 원)
B 카메라 제2촬영조수: 5만 달러 (5,590만 원)

 

– 스턴트

무술감독: 28만 달러 (3억 원)
주인공 스턴트 더블: 11만6천 달러 (1억3천만 원)
창문 깨고 날아간 스턴트맨: 3,751 달러 (419만 원)

 

– 미술/세트

프로덕션 디자이너: 78만 달러 (8억7천만 원)
미술 제4조감독: 2만4천 달러 (2,683만 원) 세트 데코레이터 – 18만 달러 (2억 원)
프로덕션 디자인: 18만7천 달러 (2억900만 원)

 

– 편집

편집: 93만 달러 (10억4천만 원)
편집 견습생: 5만5천 달러 (6,149만 원)

 

– 의상

의상감독: 32만 달러 (3억6천만 원)
주인공 의상담당자: 8만3천 달러 (9,279만 원)

 

– 음악/사운드

작곡가: 90만 달러 (10억 원)
동시녹음: 10만5천 달러 (1억2천만 원)
녹음감독: 10만 달러 (1억1천만 원)

 

– 헤어/분장

주인공 헤어스타일리스트: 20만 달러 (2억3천만 원)
주인공 분장아티스트: 20만 달러 (2억3천만 원)
헤어팀장: 12만8천 달러 (1억4천만 원)
분장팀장: 12만8천 달러 (1억4천만 원)
특수효과분장: 75만 달러 (8억4천만 원)

 

– CGI

CG 아티스트: 130만 달러 (14억5천만 원)
애니메이터: 96만 달러 (10억7천만 원)
시각효과 수퍼바이저: 95만 달러 (10억6천만 원)
시각효과: 60만 달러 (6억7천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