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의 왕! 앞으로 볼 수 있는 ‘스티븐 킹’ 원작 영화

 

by. 예하

 

 

만일 스티븐 킹이 누군지 설명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겠는가? 미국의 소설가. 스릴러와 서스펜스, 호러물을 주력으로 한다. 지구 전체에서 총 3억 5천만 부의 책을 팔았다. 참고로 아직 죽지 않았으며, 47년생으로 아직은 꽤 ‘젊은’ 데다, 2018년 올해도 두 권의 소설을 냈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야기할 주제가 남았다. 이 단 한 명의 사람이 쓴 장⋅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장편 영화는 지금까지만 해도 60편을 훌쩍 넘어선다.

 

1976년, 브라이언 드 팔마의 전설적인 영화 [캐리]를 시작으로 이어진 스티븐 킹 이야기의 영화 세계는 곧 다가올 2019년에도, 기약치도 못할 미래에도 바쁘게 돌아간다. 열 손가락에 꼽기에도 넘치는 작품들이 줄을 선 가운데, 앞으로 찾아올 새로운 스티븐 킹 영화 몇 편을 기대, 혹은 의심해보자.

 

 

 

1. 펫 세머터리: D-144일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스티븐 킹의 작품이 하도 영화인들의 혼을 빼놓다 보니,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마저 수두룩하다. 환상과 호러, 서스펜스를 직조하는 방식을 달리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자극하는 이야기니 그럴 법하다.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별개의 영화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2019년에도 그런 영화 한 편이 기다리고 있다. [펫 세머터리]는 스티븐 킹이 1983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각색한 1989년작 [공포의 묘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원작 소설은 외딴집으로 이사 간 가족이 연쇄적으로 불길한 일을 겪으면서 집 근처 ‘동물 묘지’와 연관된 비밀에 휩쓸리게 되는, 정말 무섭다고 보장할 수 있는 이야기다(‘엔딩의 왕’ 스티븐 킹이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공포의 묘지]는 잘 만든 영화라고 하긴 뭐하지만 조촐한 컬트적 인기를 끌었고, 스티븐 킹이 정중히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한 처참한 속편까지 나왔으니 보통 작품은 아니었다.

 

2019년의 [펫 세머터리]는 좀 다르기를 바라야겠다. 제이슨 클락과 에이미 세이메츠 등 나쁘지 않은 캐스팅이 이어지는 가운데 케빈 콜쉬와 데니스 위드마이어가 공동 감독을 맡았다. 문제는 이 둘의 전작 호러 [오디션]의 상태다. 한국에서는 개봉을 못 하고 곧장 2차 상영으로 넘어갔지만, 화가 난 관객들의 원성이 보통은 아니다. 국제 판타지 소설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2013년엔 발간 30주년 한정판까지 나오기도 했던 이 전설적인 소설이 이번엔 좋은 짝을 만났기만을 바랄 뿐이다. 2019년 4월 5일 공개 예정.

 

 

 

2. 닥터 슬립: D-438일

 

이미지: Warner Bros.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은 그 자체로 영화사의 걸작이자 이 시대에 예상치 못한 수많은 인터넷 밈을 만들어내며 독특한 방식으로 주가를 이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익히 알려진 대로 원작자 스티븐 킹이 이 영화를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싫어했다. 얼마나 싫어했냐면, [샤이닝]이 나온 지 장장 17년 만에 직접 동명의 TV 미니시리즈를 제작해 자신이 생각했던 오버룩 호텔의 이야기를 만들고, 쓰고, 심지어 출연도 하고, 처참히 망했다.

 

그리고 이제 바로 그 [샤이닝]의 속편 소설인 [닥터 슬립]의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소설은 [샤이닝] 주인공 잭 토렌스의 아들 대니 토렌스가 성인이 되어 아버지와 똑같이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을 겪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그랬듯, 일종의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인 컬트 집단을 만나게 된 이야기다.

 

주인공 대니 토렌스에 이완 맥그리거가 캐스팅됐고, [위자: 저주의 시작] 등의 호러 영화감독이자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힐 하우스의 유령]으로 극찬을 받고 있는 마이크 플래너건이 메가폰을 잡는다. 감독은 또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제럴드의 게임]을 통해 스티븐 킹의 소설을 훌륭하게 영상화한 경험이 있으니 웬만큼 기대해도 좋겠다. 2020년 1월 24일 공개 예정.

 

 

 

 

3. 파이어스타터: 발표 후 D+138

 

이미지: Universal Pictures

 

또 한 편의 스티븐 킹 ‘이중 원작’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원작은 [Firestarter]라는 소설이고, 84년에 같은 제목의 영화가 공개됐다. 다만, 한글 번역 제목이 조금 자기주장이 강한 편인데, 뭐냐 하면 [초능력 소녀의 분노]. 좌우지간 이 작품의 리메이크 소식이 유니버설로부터 들려온 것이다.

 

이 소식을 한결 더 흥미롭게 만드는 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묘한 이야기] 흥행의 여파가 제작 결정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해석이다. 원작 소설은 정부의 실험에 연루되어 ‘염화’, 즉 불을 자유자재로 만들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어린 소녀 찰리의 이야기다. 정부의 비밀 실험을 통해 초능력을 얻고, 아버지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힘을 사용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권력으로부터 도망 다니는 어린 소녀란 이 세대 사람들에게 곧 ‘일레븐’이니까. 그러나 사실 [초능력 소녀의 분노]와 더욱 가까운 친구는 당시 어린 드류 베리모어의 전작 [E.T.]였다. 역시 정부의 비밀 요원들을 피해 다니는 비범한 소녀라는 인상을 거의 거저 가져다 쓴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결국 족보로 봤을 땐 분명 본말전도지만, 동시대 관객들이 연상할, 호감을 가질만한 동료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각본가 스콧 팀즈와 감독 파티 아킨 모두 대자본 할리우드 영화엔 처음으로 발을 들이는 셈인데, 그 사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랄 뿐이다. 영화화는 지난 6월에 발표.

 

 

 

4. 드렁큰 파이어웍스: 발표 후 D+893

 

이미지: Simon & Schuster Audio

 

스티븐 킹이 쓴 60여 편의 장편과 200여 편의 단편이 모조리 악몽을 부르는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다. 글쓰기 책을 포함한 몇 권의 논픽션도 냈고, 호러나 스릴러 장르가 아닌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평범한’ 소설에도 분명 어딘가 어그러진 부분이 있다. [드렁큰 파이어웍스]가 바로 그런 단편 중 하나다.

 

2015년에 오디오북으로 처음 발간된 이 단편소설은 딱히 특별한 일 없는 부자 동네에서 매년 미국독립기념일에 더 화려한 폭죽을 쏘기 위해 경쟁하는 두 집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기념일과 폭죽이라니 언뜻 [나 홀로 집에]처럼 신이 나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폭죽 전쟁은 콕 집어 말하기 힘든 서스펜스의 느낌을 감추지 못한다. 이 작품의 판권을 쥔 것이 바로 ‘예술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제임스 프랭코라는 점도 그래서 딱히 놀랍지 않다. 프랭코의 제작사 래빗 반디니가 제작하고 자신이 직접 제작을 맡기로 했는데, 2년 전 해당 사항을 발표한 이후 아무런 팔로-업이 없는 상태다. 공포가 아닌 스티븐 킹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한 사람으로선 조바심 나는 세월이다. 영화화는 2016년 6월에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