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말말말] 크리스토퍼 놀란, 스티븐 소더버그, 암흑 세계에서 언제 돌아올 거야?

 

한국은 설을 맞아 가족, 친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주, 할리우드는 오늘도 바쁘게 돌아간다. 1년 영화 사이클의 시작인 선댄스 영화제가 개막했고, 아마존 등 대형 배급사가 배급권 확보에 거액을 지불하면서 영화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각종 시상식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피날레가 될 아카데미상 행사 준비는 여전히 말도 탈도 많아 보인다. 슈퍼볼이 열렸고, 경기 자체는 “역대 최고로 지루하다”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러 블록버스터 영화의 새 예고편이 공개되며 영화팬의 기대감은 한층 높였다. 경악할 만한 폭행 사건도 있었다. 지난 한 주 할리우드에서 눈에 띄었던 사건과 말들을 모아 본다.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스티븐 소더버그, 암흑 세계에서 언제 돌아올 거야?”
– 크리스토퍼 놀란 –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영화 제작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실험적 접근으로 유명하다. 오는 8월 넷플릭스 공개를 앞둔 [높이 나는 새]는 영화 전체를 아이폰으로 찍어서 화제가 됐다. 소더버그는 올해 슬램댄스 영화제에서 작품을 공개하기 전 간단한 Q&A 시간을 가졌는데, 미리 접수된 질문 중 그의 20년 지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장난기 어린 놀림도 있었다. “스티븐, 암흑세계에서 언제 돌아와서 셀룰로이드(필름)로 영화를 찍을 거야?” 소더버그는 그에 “크리스가 대본을 연필로 쓰기 시작하는 때요”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소더버그는 놀란의 작품과 재능을 알아보고 지금의 대감독으로 성장하게끔 도운 첫 인물이다. 두 사람은 2000년 소더버그가 놀란의 [메멘토]를 보고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 친구가 됐다. 소더버그가 디지털을 사랑하는 만큼 놀란이 필름 촬영을 사랑하고 각본을 타자기로 쓰는 ‘아날로그 사랑’도 유명해서, 두 사람은 지금까지도 가끔씩 완전히 다른 서로의 성향을 장난스럽게 놀리곤 한다.

 

 

출처: indiewire

 

 

“나이든 여성이 악당을 연기하는 클리셰는 싫다.”

– 데미 무어 –

 

 

데미 무어가 최근 새로운 작품을 찾을 때 꼭 유념에 두는 기준이 있다고 밝혔다. 무어는 최근 선댄스 영화제에서 [코퍼레이트 애니멀스]를 선보이며 가진 인터뷰에서 “나이 든 여성이 사악하고 까다로운 악당으로 그려지는 클리셰 같은 역할은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어는 중견 여성 배우의 ‘악당’ 역할이 “극복해야 하는 또 하나의 고정관념”이라고 지적하며, “우리도 로맨스를 원해요! 다른 것들을 다 원한다고요!”라고 외쳤다. 최근 영화 속 여성 캐릭터가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지만 아직 많은 영화에서 50대 이상 여성 배우의 역할은 어머니가 대부분이고, 최근에야 ‘악당’이 추가됐다. 무어의 지적은 영화 창작자들이 여성 캐릭터를 다양하게 만들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출처: indiewire

 

 

“자기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는 사실엔 수줍어했을 거예요.”

 
– 이리나 & 빅터 옐친 –

 

안톤 옐친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지만, 그를 사랑하는 가족, 동료, 팬들은 여전히 그를 그리워한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옐친의 생애와 배우로서의 삶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러브 안토샤]가 공개됐다. 영화는 옐친이 생전 연기한 모습뿐 아니라 동료 배우들과 감독들의 사랑과 그리움이 담긴 인터뷰가 포함됐다. 개럿 프라이스 감독이 “스코어 음악을 뺀 모든 음악은 안톤이 만든 것이다.”라고 할 만큼 옐친의 창작적 열의는 대단한 듯하다. 과연 하늘에 있는 옐친은 다큐멘터리를 보며 기뻐했을까? 옐친의 부모님인 이리나와 빅터는 아들이 “자기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는 사실엔 수줍어했을 거예요.”라고 짐작했다. 하지만 영화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흐름을 좋아할 것이고, 결과물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옐친의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한국에서 되도록 빨리 볼 수 있길 바라본다.

 

 

출처: indiewire

 

 

“그 XXX들이 이기게 할 순 없어요.”

 
– 저시 스몰렛 –

 

드라마 [엠파이어]에 출연 중인 저시 스몰렛은 지난주 괴한 2명에게 혐오 범죄로 추정되는 폭행을 당했다. 당시 폭행을 당하고 밧줄에 목이 감긴 상태로 병원을 스스로 찾아서 큰 충격을 줬다. 시카고 경찰에 수사에 착수했고 스몰렛의 동료와 친구들이 범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지만, 스몰렛은 그동안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2일(현지시각) 스몰렛은 콘서트에 출연해 자신의 상태를 공개적으로 알렸다. 그는 보도된 내용 일부를 바로잡으면서, “괴한들에게 맞서 싸웠다.”라고 말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스몰렛은 “내 몸은 강하지만 내 영혼은 더 강하다.”라고 말하며 자신은 괜찮고, 현재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아직도 사건이 일어난 것을 곱씹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와 가족들의 걱정에도 자신은 이 콘서트에 와야 했고, “그 XXX를 이기게 할 순 없어요.”라고 말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스몰렛은 2015년부터 [엠파이어]에서 싱어송라이터 자말 라이언 역을 맡고 있으며, 드라마 시작과 함께 자신은 극 중 자말처럼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다.

 

 

출처: twitter

 

 

 

 

“난 무서운데 내가 자꾸 웃는다고 하더라고요.”
 
– 빌 헤이더

 

빌 헤이더는 올해 8월 개봉할 [그것: 챕터 2]에 성인 ‘리치’ 역으로 합류했다. 코미디나 드라마 영화는 많이 출연했지만, 호러 영화는 처음이었던 그는 영화를 찍고 나서야 자신이 공포에 질린 연기를 잘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영화 촬영 도중 앤디 무시에티 감독은 헤이더에게 “겁에 질린 표정을 지어야죠. 내내 웃고 있었잖아요. 대체 왜 그래요?”라고 그의 표정 연기를 지적한 것. 그는 그제야 자신이 겁에 질리거나 긴장할 때 내내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듯 연기한다는 걸 알게 됐다. 과연 헤이더의 희대의 발연기(?)에 영화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것: 챕터 2]는 9월 6일 미국 개봉 예정이다.

 

 

출처: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