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엑스맨: 다크 피닉스’ 인사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다급하고 빈약한 피날레

 

“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리뷰”

 

 

1. 엑스맨: 다크 피닉스(Dark Phoenix) – 인사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다급하고 빈약한 피날레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에디터 띵양: 도대체 왜 이렇게 마무리를 지어야만 했을까.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19년의 역사를 자랑했던 [엑스맨] 시리즈의 끝을 알리는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감동도, 여운도 없다. 개연성이 부족한 것이 큰 원인이다. 이미 영화화된 적도 있고 코믹스 팬들 사이에서 명작이라 평가받는 ‘다크 피닉스 사가’를 원작으로 했음에도, 영화의 스토리는 빈약하고 몇몇 캐릭터들의 행동은 백번 양보해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동안 철저하게 정체를 숨겼던 제시카 차스테인의 캐릭터도 “이럴 거면 굳이 숨길 필요도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무하게 소비된 것도 상당히 아쉽다. [엑스맨] 시리즈 특유의 어두운 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한스 짐머의 음악, 화려한 CG와 화끈한 액션 시퀀스는 분명 빛났으나 약한 개연성과 각본을 가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개인적인 아쉬움을 표현하기 위해 [해바라기]의 명대사를 인용하고 싶다. “꼭 그렇게 마무리했어야만 속이 후련했냐!!”

 

 

 

2. 로켓맨(Rocketman) – 뮤지컬로 만나는 전설의 인생 역정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에디터 겨울달: 팝스타 엘튼 존의 히트곡 제목이기도 한 [로켓맨]은 ‘대중 음악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그의 어린 시절부터 삶의 바닥을 찍었던 90년대 초까지의 삶을 그린다. 전기 영화이면서 삶을 그리는 데 노래를 적극 차용한 표현한 뮤지컬이기도 한데, 엘튼 존의 수많은 히트곡은 인물의 심정을 표현하는 장치로도 쓰인다. 영화는 실존 인물의 인생을 정확히 그리는 대신 당시 그의 심정에 초점을 두며, 중간중간 등장하는 환상은 강렬하고 몽환적인 영상으로 그렸다. 드라마와 뮤지컬을 자연스럽게 오가게 하는 원동력은 태런 에저튼이다. 그는 100%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비주얼이나 엘튼 존의 노래를 모두 부른 것 이상으로, 마치 엘튼 존의 분신처럼 혼신을 다해 연기한다. 제이미 벨,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리처드 매든 등 다른 배우들 또한 훌륭한 퍼포먼스로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멋진 음악, 훌륭한 연기에 끌려 영화를 선택했다면, 첫 관람 후엔 영화 자체에 반해 N차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3. 하나레이 베이(Hanalei Bay) – 상실과 치유가 공존하는 바다

이미지: 디오시네마

에디터 Jacinta: 상실의 고통과 슬픔은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마츠나가 다이시의 [하나레이 베이]는 고통스러운 내면을 마주하는 거라고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교기담집’에 수록된 짧은 단편을 각색해 아들을 잃은 여성이 우연히 알게 된 죽은 아들 또래의 청년과 교류하며 점차 굳게 닫았던 내면을 마주 보고 깊은 슬픔에서 헤어 나오는 과정을 영상 에세이를 보듯 서정적인 드라마로 펼쳐 보인다. 요시다 요가 애증 섞인 비탄에 빠진 사치로 분해 절제된 연기로 서서히 변해가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사실상 요시다 요로 시작해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극의 흐름을 지배한다. 하와이의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낸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도 희망적인 여운을 남기는 영화에 짙은 인상을 남긴다.

 

 

4. 글로리아 벨(Gloria Bell) – 나를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일상 찬가

이미지: 소니 픽쳐스

에디터 Jacinta: 홀로 살아가는 여성의 일상을 이토로 세심하게 담아낸 영화가 있을까.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이 2013년 동명의 영화를 영어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글로리아 벨]은 줄리안 무어의 경이로운 연기를 만나 바로 옆에서 살아 숨 쉬듯 생생한 호흡으로 중년 여성의 일상을 따라간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도 소중히 여기며 최선을 다하고 자신만의 기쁨과 환희로 채우는 모습을 보노라면, 어느 순간 바쁜 일상 속에 잊고 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공감의 마법이 펼쳐진다. 사랑만 할 수 없는 서글픈 현실이 상처와 실망을 안기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글로리아는 다시 또 언젠가 새로운 사랑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원작과 줄리안 무어, 그리고 여성에 대한 애정을 담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영화로 만든 연출력은 감탄을 부를 만큼 탁월하다. 플레이리스트도 두말할 것 없다.

 

 

 

5. 닥치고 피아노!(Shut Up and Play the Piano) – 음악을 통해 광기를 표출하는 천재 엔터테이너

이미지: (주)엣나인필름

에디터 Amy: 래퍼이자 피아니스트인 예술가 칠리 곤잘레스에 대해 조명하는 음악 다큐멘터리. 칠리 곤잘레스에 대해서는 그가 친 피아노곡이 9년 전 애플 광고에 쓰였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훨씬 복잡하고 흥미로우며 다채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의 음악 세계는 쏟아내는 것에 가까운 랩과 그가 가진 예술적 광기를 분출하는 퍼포먼스로 흘러간다. 그것이 한계치에 다다랐을 때, 그는 처음으로 돌아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앉아 피아노를 친다. 피아노와 랩이라니, 전혀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장르를 기묘하게 조화시키며 더욱더 날카롭게 정제된 그의 음악적 광기를 드러낸다. 기교보다 예술을 택하고 괴짜 같은 모습으로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많은 음악가에게 영감을 준 칠리 곤잘레스의 독특함을 비추어 그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다.

 

 

 

6. 이웃집 토토로(My Neighbor Totoro) – 내 이웃이 되어줄래요?

이미지: ㈜스마일이엔티

에디터 Jacinta: 1988년 선보인 이후 30년이 흘렀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법 같은 상상력은 유효하다. [이웃집 토토로]는 시골로 이사 온 두 자매와 숲의 정령 토토로의 교감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삶을 제시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토대로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귀엽고 친근한 모습으로 숲의 정령을 형상화하여 때 묻지 않는 순수한 즐거움을 안긴다.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판타지의 공간으로 바꾸는 동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아이도 어른도 즐겁고, 유년 시절의 동심을 자극한다. 대형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재개봉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