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세상을 바꾼 변호인’ 차별을 무너뜨릴 위대한 발걸음

“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리뷰”

 

1. 세상을 바꾼 변호인(On the Basis of Sex) – 차별을 무너뜨릴 위대한 발걸음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에디터 Amy: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사건을 그린다. 하버드 로스쿨 수석을 놓친 적이 없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변호사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던 루스는 법조계 여성들을 키워내는 교수로 일을 한다. 남편 마틴과 딸 제인의 열렬한 조력 덕에, 여성 차별이 결국 모든 사람의 차별로 이어지게 만드는 법률을 고치기 위한 변호사로서의 싸움을 시작한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전기는 이미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등장한 바 있지만, 실제 사건의 나열과는 결이 다르게 이야기를 담아내어 새로운 느낌을 준다. 펠리시티 존스의 단단하고 심지 굳은 연기를 통해 그의 이야기에 훨씬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바로 딸 제인 긴즈버그다. 차별을 향해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제인을 통해 루스가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는데, 케일리 스패니의 굳센 연기가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차별을 향해 우뚝 서서 인권을 위해 싸웠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이야기는 누구든 꼭 한번 보라고 말하고 싶다.

 

 

2. 업사이드(The Upside) – 안정적인 리메이크의 모범답안

이미지: (주)디스테이션

 

에디터 띵양: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언터처블: 1%의 우정]의 리메이크작. 건강한 신체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가진 필립과 건강 빼곤 아무것도 없는 델의 우정을 그렸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애초에 감동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스스로 벽을 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나아가 세상에게 마음을 연다는 이야기는 정말 못 쓰지 않고서야 대중에게 통하기 때문이다. [업사이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이미 크게 성공한 원작을 등에 업었으니 반은 먹고 들어간 셈인데, 영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몇 가지 시도를 더한다. 원작에서 비중이 적었던 비서에 니콜 키드먼을 캐스팅해 중요도를 높였고, 현지에 맞는 각색으로 유쾌하면서도 캐릭터에 파고드는 전략은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다만 너무 안전한 길만 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원작을 지나치게 의식해서인지 배우들이 가진 능력을 100%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원작 여부를 떠나 [업사이드]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힐링 영화라는 사실이다.

 

 

3.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Men in Black: International) –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열진 못한 스핀오프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에디터 겨울달: ‘맨 인 블랙’, 아니 ‘맨 앤 워먼 인 블랙’이 돌아왔다.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 대신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이 지구와 우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대륙을 넘나들며 고군분투한다. 오리지널 [맨 인 블랙]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로 반갑지만, 예전보다 웃기지 않아서 아쉽다. [고스트버스터즈]부터 시작된 크리스 헴스워스의 엇박자 코미디는 여전히 재미있지만 이젠 다른 스타일도 봤으면 한다. 테사 톰슨의 M 요원은 전방위로 활약하지만 영화가 더 큰 매력을 끌어내진 못한다. 이야기 전개도 예측 가능하고 누구나 눈치챌 만한 PPL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쿠마일 난지아니가 열연(?)한 외계인 ‘포니’가 코믹 사이드킥으로 웃음을 주지만 코미디 기대치를 충족시키진 못한다.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2시간 가볍고 즐겁게 보기엔 나쁘지 않다. 시리즈와 배우에 대한 애정은 키우고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는 낮게 가져간다면 말이다.

 

 

4. 평일 오후 3시의 연인(Hirugao: Love Affairs In The Afternoon) – 예쁘게 칠해도 ‘내로남불’은 ‘내로남불’일 뿐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에디터 띵양: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메꽃 ~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 ~]의 영화판 속편. 달콤했지만 끝은 잔인했던 불륜 이후 3년이 지나 우연히 만난 사와와 키타노가 또 한 번 서로에게 끌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를 알지 못하더라도 초반부 대사와 나레이션을 통해 충분히 설명한다는 점,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이 그대로 영화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 것, 그리고 일본 특유의 색채가 강조되는 잔잔한 영상미는 칭찬하고 싶다. 단점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스토리’ 자체다. 에디터는 이들의 선택을 존중은 하나, 응원하거나 동의할 마음은 없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실제로도 이런 ‘금기시된 사랑’이 숱하게 벌어진다는 점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지는 못하겠다. 제 아무리 예쁘게 포장해봐야 결국 [사랑과 전쟁]일 뿐이다. 가정을 무너뜨릴 정도로 욕망에 눈이 멀었던 두 사람의 결말이 행복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5. 블랙 47(Black 47) – 아일랜드를 탄압한 영국을 향한 개인의 처절한 복수극

이미지: (주)라이크 콘텐츠

 

에디터 Jacinta: 영국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 인간다운 생존권조차 빼앗긴 아일랜드 사람들. 전쟁터에서 도망친 탈영병 피니는 가족은 죽고 삶의 터전은 사라진 참담한 현실에 분노하고 복수를 결심한다. [블랙 47]은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우리에게도 공감되는 아일랜드의 가슴 아픈 역사를 불러와 묵직한 연출로 복수극의 당위성을 부여한다. 아일랜드 탈영병의 복수 여정은 그를 추적하는 영국군 일행과 교차하며 색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오래전 전쟁터에서 피니의 상관이었던 한나가 반대편에서 추적하는 모습을 통해 당시 영국의 야만성을 꼬집기도 한다. 휴고 위빙을 위시한 배우들의 연기도 황량하고 건조한 톤의 복수극에 집중하게 한다. 그중에서도 작은 역할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우뚝 새긴 배리 케오간은 단연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