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존 윅 3: 파라벨룸 – 액션, 액션, 그리고 액션

 

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리뷰

 

 

1. 존 윅 3: 파라벨룸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 액션, 액션, 그리고 액션

이미지: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에디터 띵양: [존 윅]을 깊이 있는 스토리 때문에 보는 사람이 있을까? ‘청부살인이 합법인 세계, 최강자는 존 윅’이면 스토리는 충분하다. 최근 대세인 핸드헬드 촬영법이 아닌 정적인 카메라에 담긴 현실적인 액션이 [존 윅]의 강점이자 볼거리이며, [존 윅 3: 파라벨룸]은 이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키아누 리브스뿐만 아니라 새로 합류한 할리 베리도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액션을 멋지게 소화해냈으며, 사생팬처럼 존 윅을 쫓는 킬러들도 저마다 특색 있는 액션(특히 동양 무술)을 선보여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전작과 달리 육탄전을 방불케 하는 총기 액션이 줄고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돋보였는데,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존 윅의 상황을 나타내는 시퀀스이기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시리즈의 팬이라면 당장 극장으로 달려갈 것.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존 윅은 ‘빌어먹을 연필’로 열 명쯤은 저세상으로 보냈으니 말이다.

 

 

 

2. 애나벨 집으로(Annabelle Comes Home) – ‘나 홀로 집에’ 공포 버전

출처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에디터 Amy: 워렌 부부가 애나벨 인형을 맡아 집으로 가져오면서 딸 주디 일행이 겪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그린다.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대부분 집안에서 모든 일이 벌어지는데, 때문에 [나 홀로 집에]가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 말라는 행동을 가장 먼저 한다’는 호러 영화 공식을 철저히 따르며 관객의 속을 답답하게 만든다. 가장 안전해야 할 곳이자 굉장히 한정된 공간에서 온갖 악령들을 맞닥뜨린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서리는데, 막상 마주하는 악령들보다는 애나벨 인형의 비주얼이 가장 무섭다. 수많은 악령들이 너무 잡다하게 등장하는 것과 어디론가 끌려갔던 아이들이 멀쩡한 모습으로 갑자기 등장하는 것도 긴장이 흐지부지 풀어지게 만드는 데 한몫하는데, 그중 제일은 사무라이 악령의 출현이다. 이왕 무서울 거면 끝까지 공포를 유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비스트(The Beast) – 감정 과잉이 앗아간 스릴러의 쾌감

이미지: (주)NEW

에디터 Jacinta: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게 질척거린다. 라이벌 형사의 갈등과 대결을 그린 프랑스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의 기본 뼈대를 가져오면서 원작의 건조한 분위기를 한국식 감정 서스펜스로 탈바꿈했는데, 모든 게 너무 지나치다. 영화를 끌고 가는 두 주인공은 힘이 잔뜩 들어가 부담스럽고, 이중구조의 서사는 ‘굳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장황하고 복잡하게 꼬아버리는 바람에 초반의 흥미를 스스로 반감시킨다. 하지만 미술, 조명, 음악은 칭찬하고 싶을 만큼 세심하게 공들였다. 그렇기에 불필요한 감정과 서사를 걷어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 관객의 입장에서 130분 동안 발버둥 칠수록 빨려 드는 늪에 갇힌 기분이었다.

 

 

 

4. 쁘띠 아만다(Amanda) – 가장 놀랍고 반갑게 다가온 힐링 영화

이미지: 알토미디어(주)

에디터 겨울달: 충격적 상실을 겪은 삼촌과 조카가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갑작스럽게 비극을 맞은 평범한 사람들이 유연한 힘으로 삶을 회복하는 모습을 따뜻하고 밝게 그린다. 이런 사건을 겪은 이들을 그릴 때 나올 법한 모든 클리셰를 내려놓고, 일상에 스며든 슬픔이 툭툭 튀어나와 조금씩 옅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하는 중간에 눈물이 터지고, 트라우마를 견딜 수 없어 모두를 멀리하고, 소중한 사람을 절대 잊지 않으려 하는 행동들에 담긴 감정이 잔잔하게 마음을 건드린다. 영화는 트라우마를 안은 사람들에게 마치 등 떠밀듯 마음의 평화를 찾으라고 하지도 않는다. 모두가 회복하는 속도는 다르며, 사람은 공포를 각자의 방식으로 극복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작은 가족의 이야기에 공동체의 비극을 투영한 각본은 정말 훌륭하고, 뱅상 라코스테, 이조르 뮐트리에 등 신예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예상치 못하게 만난, 올해 본 최고의 영화 중 하나다.

 

 

 

5. 스트롱거(Stronger) – 괜찮지 않은 사람에게 괜찮은 모습을 강요해온 건 아니었을까

이미지: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에디터 Amy: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을 다룬 실화 로맨스. 여자친구 에린을 응원하기 위해 찾은 마라톤 결승점에서 폭탄 테러로 인해 두 다리를 잃게 된 제프와 에린의 이야기를 다룬다. 평범했던 청년 제프는 보스턴의 영웅 ‘보스턴 스트롱’으로 추앙받게 된다.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세심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제프에게 고통스러운 죄책감과 진심 어린 애정을 느끼는 에린을 비추는 타티아나 마슬라니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특히 자신은 영웅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족들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던 제프의 고뇌와 갈등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한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정말 놀랍다. 이 사건과 비슷하게, 그동안 정신적으로 안정이 우선이어야 할 피해자의 등을 떠밀어 대중 앞에 나서서 괜찮은 척을 하라고 짐을 짊어지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6. 마담 싸이코(Greta) – 우아하게 뒤틀린 집착 스릴러

이미지: (주)쇼박스

에디터 Jacinta: 그림 동화가 21세기에 나온다면 이런 모습일까? 무심코 베푼 친절이 집착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는 언뜻 ‘헨젤과 그레텔’의 도시괴담 버전 같다. 선량한 마음씨를 가진 젊고 아름다운 프랜시스와 그를 자신의 집에 가두려는 뒤틀린 영혼을 가진 그레타, [마담 싸이코]는 두 인물의 대결에 집중하며 단순하고 직선적으로 진저리 칠만큼 섬뜩한 집착의 공포를 담아낸다. 이자벨 위페르는 태연하고 능청스럽게 소름 끼치는 연기로 변덕스러운 리듬감을 더하고, 심리적으로 바짝 조여오던 이야기는 느닷없이 핏빛 혈투극으로 전환되며 기묘한 괴랄함을 뽐낸다. 클래식한 분위기의 스릴러에 우스꽝스러운 엇박자 리듬감을 더해 난장 같은 재미가 쏠쏠하다.

 

 

 

7. 트리트 미 라이크 파이어(Treat Me Like Fire) – 나쁜 사랑은 그저 나쁜 사랑이다

이미지: ㈜트리플픽쳐스

에디터 겨울달: 한 남자를 사랑하면서 지하 도박 세계에 빠져든 여자의 이야기. 강렬하고 유혹적인 비주얼에 끌리다가 어딘가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아벨과 만나며 엘라는 폭발하는 아드레날린의 맛을 알게 되고, 스릴을 좇아 도박에 몸, 마음, 삶을 모두 잠식당한다. 두 연인은 지상 최고의 기분을 함께 맛보며 서로에게 열렬히 빠져들었지만, 결국 서로를 믿지는 못해 잘못된 선택을 계속하게 된다. 보기만 해도 취할 듯한 분위기에 눈과 마음이 홀릴 것 같다가도, 도박 때문에 당사자뿐 아니라 여러 사람의 삶이 피폐해진 모습이 나오면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홀딱 차려진다.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하는 영화는 결국 관객이 어떤 메시지에 더 공감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이다. 끝이 보일 것 같은 사랑에 빠져들지, ‘도박 중독은 인생을 망친다’라는 교훈을 얻어 나올지는 보는 이의 몫이다. 에디터는 어떻냐고? 나쁜 사랑은 그냥 나쁜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