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김복동’ 평화와 인권을 사랑한 운동가의 삶

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리뷰

 

 

1. 김복동(My name is KIM Bok-dong) – 평화와 인권을 사랑한 운동가의 삶

이미지: (주)엣나인필름

 

에디터 혜란: [김복동]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임을 밝힌 후 여성 인권운동의 상징이 된 故 김복동 할머니의 최근 몇 년간 모습을 담았다. 할머니의 삶엔 상처와 분노만 있진 않으며, 미래에의 희망, 삶에의 의지도 강렬하게 빛난다. 그래서 영화도 과거의 아픔과 피해 사실 대신 전 세계를 누빈 할머니의 인권운동 활동과 생각에 초점을 맞춘다. 할머니의 삶 자체가 관객들에게 영감을 주기 때문에, 영화 자체는 관객의 감정을 고조할 장치는 배제하고 김복동 할머니를 묵묵히 따라간다.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에게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영감을 주신 할머니는 올해 1월 세상을 떠나셨다. 다큐멘터리엔 할머니를 아끼고 사랑한 사람들의 진한 그리움도 배어 있다. 할머니의 삶과 활동을 매체로만 접해 왔지만, 영화에 담긴 그리움에 어느덧 공감하게 된다. “나이는 아흔셋, 이름은 김복동입니다”라는 할머니의 인사말을 더 들을 수 없는 게 슬프고 안타깝다.

 

 

2. 봉오동 전투(The Battle: Roar to Victory) – 생생하고 사실적인 전투 묘사로 전하는 승리의 쾌감

이미지: (주)쇼박스

 

에디터 현정: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스케일을 담아낸 기술적인 완성도에 마음이 동한다. 독립군의 첫 승리로 기록된 ‘봉오동 전투’를 동력 삼아 크고 작은 치열했던 전투 현장을 차례로 담아낸다. 역동적이고 사실적인 전투신은 강력한 장점이지만, 서사의 깊이가 부족하고 전형적인 캐릭터는 아쉽다. 그럼에도 구구절절 사연과 분노의 감정을 늘어놓는 억지스러운 감정 연출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직하게 목표 지점으로 향하니 마지막에 다다르면 승리의 감격에 마음이 절로 뜨거워진다. 작전 막바지에 이르러 민초의 힘을 보여주는 ‘그’ 장면은 헐거웠던 서사의 아쉬움을 만회한다. 또한 일본군의 만행을 수위 높게 묘사하지만, 이분법적인 시선으로 일관하지 않고, 자국의 모습에 부끄러워하는 어린 일본군을 등장시킨 점도 인상적이다. (에디터는 N차를 찍기로 했습니다)

 

 

3. 나는 예수님이 싫다(Jesus) –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신의 존재

이미지: 싸이더스

 

에디터 영준제목 때문에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이 영화는 반(反) 기독교 영화가 아니다. [나는 예수님이 싫다]는 한 소년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다. 시골의 기독교 학교로 전학 간 유라의 첫 기도는 ‘친구가 생기게 해주세요’였다.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작은 예수가 소원을 들어주자 유라는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라는 지극히 아이다운 결론과 함께 특별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간절했던 순간에는 정작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하자 신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데, 결말에 다다라서 유라는 이 사건을 통해 종교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고 성장을 이루게 된다. 유라가 무엇을 깨달았는지는 명확하게 영화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완벽한 정답을 내릴 수 없는 신과 종교에 대한 물음이기에, 관객이 저마다의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의 선택이 더욱 탁월해 보인다. 유라와 함께 나 자신도 조금이지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4. 앵그리 버드 2: 독수리 왕국의 침공(The Angry Birds Movie 2) – 이야기도, 유머도 훨씬 더 풍성해진 버드 친구들

이미지: 소니픽처스코리아

 

에디터 원희: 중독성 강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 버드’의 두 번째 영화. 피그들을 물리치고 버드 아일랜드의 영웅이 된 레드가 이번엔 피그 레너드와 힘을 합쳐 이글 아일랜드의 제타를 막으려 한다. 이전에는 게임상에서 보여주었던 설정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데 치중했다면, 이번에는 화려해진 성우진과 함께 더욱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안고 돌아왔다. 새롭게 등장하는 만능 캐릭터 엘라와 코트니가 특히 서사에 매력을 더하고, 더욱 깊어진 레드의 감정 변화를 통해 남을 이해하는 마음과 협동심을 교훈으로 주기도 한다. 씬스틸러로 등장하는 아기 새들의 귀여움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폭소를 터트리게 할 만한 유머 코드도 풍성해졌다. 주 서사가 이성 간의 애정에 치중된 것이 단점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 나들이를 떠나기에 더없이 좋은 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