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추천작

날짜: 8월 9, 2019 에디터: 에그테일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이하 영화제, 집행위원장 박광수)가 오는 8월 13일 온라인 예매 시작을 앞두고 프로그래머가 직접 추천한 작품을 3회에 걸쳐 공개한다.

8월 9일에 첫 번째로 공개된 프로그래머 추천작은 개막작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와 국제장편경쟁부문 [레이디월드], [누수], [나를 데려가줘], 한국경쟁부문 [우리는 매일매일], [해일 앞에서], 퀴어 레인보우 [빌리와 엠마], [야광], [하늘과 나무 열매]까지 총 9편이다.

 

 

개막작 –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냐]는 2014년 실제 발생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동유럽의 그리스 정교 세계에서 행해지는 구세주 공현 축일 이벤트를 통해 심각한 곤경에 빠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권은선 프로그램 위원장은 “여성주의적 시각에서부터 작품의 완성도에 이르기까지, 2019년 ‘여성영화‘의 성과라 말할 만하다. 가부장제 억압에 굴하지 않는 주인공처럼 뚝심 있게 밀어 부치는 연출력이 두드러진다.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라고 밝혔다.

 

 

 

소녀 판타지에 실물이 난 관객이라면 – 레이디월드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하는 국제장편경쟁 부문은 더욱 더 과감하고 논쟁적인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무너진 집에 갇힌 8명의 소녀들이 겪는 기이한 우화, [레이디월드]는 소녀 판타지에 실물이 난 관객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여성들만 등장하는 이 영화는 기존의 소녀성에 대한 신화를 완전히 비틀며 고립된 세계에 머무르는 소녀들의 정체성을 실험한다. [누수]는 몸에서 석유가 나오는 중년 여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현대 이란 사회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아낸다. 가난과 이주, 여성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위험과 곤경이라는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발상으로 영화는 시종일관 인물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성년을 앞두고 있는 주인공의 끊임없이 움직이는 욕망을 감각적으로 담아낸 [나를 데려가줘]는 주체할 수 없는 젊은 에너지와 성인에 대한 탐구심으로 고무된 주인공의 예측 불허의 모습이 흥미로운 영화다. 이 영화로 데뷔한 에나 세니야르비치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은 젊은 시절의 짐 자무시를 떠올리게 한다.

 

 

 

팬미팅에 갈 수 없는 탈북자 2세 현주의 일상을 그린 – 대리시험

 

아시아 여성 감독 육성 플랫폼인 아시아 단편경쟁부문에도 흥미로운 작품이 가득하다. [열두 살의 여름]은 동아시아 퀴어성장영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단편영화로 막 사춘기가 시작된 수영부 아이들을 통해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인물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르는]는 감독의 할머니를 통해 여성의 기억과 역사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살펴보며 공식기록에서 배제된 여성의 역사는 어떻게 가능할지 질문하는 동시에 카메라의 역할에 대한 성찰적 고민을 동시에 던진다. [대리시험]은 탈북자 2세 현주를 통해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또래 친구들은 쉽게 가는 팬미팅에 갈 수 없는 현주의 상황은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한 소소한 일상이 탈북자들에겐 쉽지 않은 것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30,40대 한국 페미니스트들의 안부와 삶을 묻다 – 우리는 매일매일, 해일 앞에서

 

국내 여성 감독들이 만든 한국장편경쟁에서는 마치 연작으로 제작된 듯한 두 작품이 눈에 띈다. 강유가람 감독의 [우리는 매일매일]은 2000년대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영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삶이 고단하고 외롭다고 느껴지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다큐멘터리 [해일 앞에서]는 20대 페미니스트 집단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친 ‘페미당당’의 활동을 기록했다.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 국내도입을 추진한 페미당당의 활동은 물론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던 구성원들의 속내까지 작품 속에 담아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는 이 두 영화는 각각 30, 40대 한국 페미니스트들의 안부와 삶을 묻고, 강남역 10번 출구 이후 등장한 20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기록한다. 이 두 다큐멘터리는 영화를 통한 선전, 선동이 불가능해 보이는 이 시대에, 그것이 가능한 영역이 여성주의 운동임을 깨닫게 하는 소중하고 힘있는 영화들이다.

 

다양한 성별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지지하며 성소주자의 삶을 조명하는 퀴어 레인보우 섹션에서는 풋풋하고 설레는 하이틴 로맨스 [빌리와 엠마], “숨기면서 드러내기”라는 퀴어적 재현을 고민한 [야광], 인터섹스 주인공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다룬 성장 다큐멘터리 [하늘과 나무 열매]를 주목할만하다.

 

이번에 공개된 추천작 9편을 포함한 모든 상영작은 오는 8월 13일(화) 오후 2시부터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siwff.or.kr)에서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8월 29일 변영주 감독과 김민정 배우의 사회로 개막식이 개최되며 9월 5일까지 8일 동안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에서 다양한 영화와 이벤트가 열린다.

 

(제공: 서울국제여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