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부자부터 자유로운 방랑자까지, 영화 속 다양한 청춘들

800만을 넘어 900만을 향해 순항 중인 [엑시트]는 일상이 재난인 이 시대의 평범한 청춘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공감의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용남과 의주가 처한 현실은 사회적 시선으로 보기에 보잘것없지만, 청춘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산악 동아리 경험이 위기의 순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영화는 성급한 희망까지 내어주지 않지만, 잘하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용남과 의주를 응원하고 격려한다.

[엑시트]뿐 아니라 많은 영화가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다. 용남과 의주처럼 청춘의 애환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도 혹은 정처 없이 흔들리고 방황하는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순수한 열정으로 도전하는 청춘부터 길 위에서 방랑하고 표류하는 청춘까지, 영화 속 다양한 청춘 군상을 만나보자.

족구왕(The King of Jokgu, 2013)

이미지: KT&G 상상마당

‘족구하는 복학생’ 만섭은 취업 준비에 매달려도 모자랄 시간에 사라진 족구장을 되살리기에 열심히다. 그뿐이랴, 캠퍼스 퀸 안나에게 한눈에 반하고, 어쩌다 보니 강력한 경쟁자이자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 강민을 상대로 일대일 족구 시합을 벌여 짜릿한 승리를 만끽한다.

[족구왕]은 그저 그런 복학생 만섭이 캠퍼스 유명인이 되어 취업 준비장이 된 캠퍼스에 족구 열풍을 몰고 오는 이야기를 명랑만화를 보듯 유쾌한 코미디로 그려내 평단과 관객 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사랑과 족구에 모든 걸 바치는 만섭이 무릇 부럽다.

에브리바디 원츠 썸!!(Everybody Wants Some, 2016)

이미지: (주)디스테이션

야구부 숙소로 온 신입생 제이크는 어색함을 느낄 새도 없이 첫 수업이 시작하기 전 나흘 동안 자유와 해방감에 빠진 야구부원들의 낭만적인(?) 대학 생활에 휩쓸린다. 맥주와 함께, 야구보다 여자 이야기에만 열을 올리는 신나는 파티가 벌어진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19금 청춘 영화 [에브리바디 원츠 썸!!]은 개강 전까지 3일 15시간을 미친 듯이 즐기려는 대학생들의 모습을 유쾌한 코미디로 담아낸다. 1980년대 자유분방한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친숙한 음악들이 어우러져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한다.

피치 퍼펙트(Pitch Perfect, 2012)

이미지: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신입생 베카는 식상한 레퍼토리로 매번 탈락의 쓴맛을 보는 아카펠라 그룹 벨라스에 들어간다. 벨라스는 베카를 새로운 멤버로 영입한 후 우승을 목표로 맹연습에 나서지만 절대 권력자 오브리의 고집은 계속해서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드라마와 음악, 춤이 만난 영화 [피치 퍼펙트]는 보이스 배틀 무대를 배경으로 여성 7인조 아카펠라 그룹의 좌충우돌 우승 도전기를 그린다. 청춘남녀와 풋풋한 로맨스와 아카펠라로 재탄생한 80~90년대 팝 음악이 듣고 보는 재미를 배가한다.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 2010)

이미지: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하버드생만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 제작을 의뢰받은 마크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인맥 교류 사이트 페이스북을 개발한다. 페이스북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지고 마크는 최연소 억만장자가 되지만,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틀어지면서 소송에 휘말린다.

[소셜 네트워크]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페이스북에 얽힌 하버드 천재들의 실화를 다룬다. 아이디어 소유권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정을 통해 성공, 우정, 배신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다.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2018)

이미지: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혜원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엄마와 추억이 깃든 고향으로 향한다. 오랜 친구 재하와 은숙, 그리고 귀여운 강아지 오구가 썰렁했던 빈집을 온기로 채우고, 혜원은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삶의 에너지를 회복한다.

[리틀 포레스트]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반복되는 하루에 지친 사람들에게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을 선물한다. 농촌에서 자급자족하는 혜원의 소박한 삶은 무언가 성과를 내기에 급급한 청춘에게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는 따스한 위로를 건넨다.

프란시스 하(Frances Ha, 2012)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27살 뉴요커 프란시스는 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절친 소피와 함께 지내며 무용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현실은 몇 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설상가상 애인과 헤어진 것도 모자라 소피마저 독립을 선언하면서 보금자리는 위기에 몰린다.

흑백 화면의 뉴욕은 낭만이 가득해 보이지만, 프란시스에겐 냉정한 현실 그 자체다. [프란시스 하]는 홀로서기에 나서는 프란시스의 우여곡절 소동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법한 보통의 젊은 날을 이야기하며 작은 위안을 안긴다.

소공녀(Microhabitat, 2018)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미소는 한 잔의 위스키와 담배,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다면, 퍽퍽한 삶도 견딜만하다. 하지만 나쁜 소식은 도미노처럼 연거푸 일어난다. 일당은 그대로인데 집세와 담배값은 오르고, 남자친구는 멀리 타국으로 떠난단다. 이제 미소는 마지막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과감히 집을 포기한다.

잘 곳을 찾아 하루살이 여정에 나서는 미소는 치열하게 분투하는 청춘도, 정처 없이 방황하는 청춘도 아니다. 단지 당연하게 포기하는 소소한 행복을 고수하며 자신을 지킬 뿐이다. [소공녀]는 엉뚱하고 낙천적인 태도로 서울을 유랑하는 미소와 대조적인 지인들의 모습을 통해 청춘의 씁쓸한 현실을 비추며, 미소의 선택을 응원한다.

굿타임(Good Time, 2017)

이미지: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코니는 뉴욕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 닉을 파트너로 삼아 한탕을 계획한다. 하지만 노력 없는 한탕주의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리 없다. 현금을 들고 도주하던 중 닉이 구치소에 수감되고 만 것. 이제 코니는 동생을 구할 보석금을 마련해야 한다.

조슈아 & 베니 사프디 형제의 [굿타임]은 시작부터 끝까지 거침없이 폭주하며 강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로버트 패틴슨은 창백한 미남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불안하게 요동치는 청춘으로 완벽하게 변신해 끊임없이 자신의 운을 시험하는 코니의 극적인 하룻밤에 동참시킨다.

벤 이즈 백(Ben is Back, 2018)

이미지: (주)팝엔터테인먼트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가 한창인 홀리네 가족의 집에 약물 중독으로 재활 치료를 받는 아들 벤이 불쑥 나타난다. 반가움보다 미묘한 긴장감이 가족들 사이를 파고들고, 벤은 엄마 홀리의 경계와 감시 속에 24시간을 보내기로 하는데 허락된 짧은 시간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벤 이즈 백]은 감독 피터 헤지스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괴하는 약물중독 문제를 담아낸다. 치료를 위해 처방받은 진통제는 벤의 10대 시절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삶까지 무서운 영향을 미친다. 오는 9월 19일에는 12살 때 손을 댄 약물 때문에 중독자가 된 닉과 아버지 데이비드의 이야기를 그린 [뷰티풀 보이]가 개봉한다.

온 더 로드(On The Road, 2012)

이미지: (주)영화사조제

아버지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던 작가 지망생 샐은 자유로운 영혼의 딘과 그의 연인 메리루와 함께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즉흥적인 여정에 나선다. 샐은 자신과 다른 딘의 거침없는 자유로운 기질을 동경하며 우정을 나눈다.

잭 케루악의 소설을 옮긴 [온 더 로드]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의 월터 살레스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길 위에서 방황하며 삶을 모색하는 청춘의 모습을 그린다. 관습을 거부하고 자유를 추구하는, 일명 비트 세대라 불리는 청춘의 부유하는 여정은 굴레에 매여있지 않아 자유롭긴 해도 어딘가 공허해 보인다.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American Honey, 2016)

이미지: ㈜티캐스트

스타는 우연히 마트에서 만난 제이크를 따라 잡지를 판매한다는 명분으로 미국 전역을 떠도는 무리에 합류한다. 뚜렷한 목적지가 없는 길 위의 삶은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지만, 이전에 느껴본 적 없는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실컷 만끽할 수 있다.

[아메리칸 허니]는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로드 트립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 반항, 순수, 열정 등으로 대변되는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다. 길 위의 삶은 미래를 보장하지 않지만, 뜨겁고 순수한 젊음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가끔은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면, 이들의 방황이 마냥 무모해 보이진 않을 것이다.

아워 바디(Our Body, 2018)

이미지: 영화사 진진

자영은 8년간 행정고시에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 불확실한 미래에 지쳐갈 때쯤 달리는 여자 현주를 만나 생애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면 자영의 일상은 변화한다.

[아워 바디]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며 진정한 자신을 발견해 가는 청춘의 모습을 그린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달리기라는 신선한 소재와 공감 가는 이야기로 호평받았으며, 주인공 자영을 연기한 최희서는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9월 26일 개봉.

판소리 복서(2018)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전직 프로 복서 병구는 한순간의 실수로 복싱협회에서 영구 제명당하고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간다. 설상가상으로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드렁크라는 진단까지 받는다. 하지만 어느 날 체육관에 열정적인 신입관원 민지가 나타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자 잊고 있던 복싱의 꿈이 되살아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판소리 복서]는 인생 마지막이 될지 모를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청춘을 담아낸다.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과 복싱 스텝을 결합시킨 독특한 소재와 도전하는 청춘의 이야기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기대를 모은다. 10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