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현재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흥행 참패 영화

모든 영화가 개봉 후에 제작비와 홍보 비용을 챙기고도 수익을 남긴다면 좋겠지만, 관객들의 선택은 냉정하다. 아무리 훌륭한 제작진과 배우들이 참여했다 하더라도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공감하기 힘든 이야기라면 주저 없이 외면한다. 2019년 현재까지 관객의 관심을 받는데 실패해 박스오피스에서 쓸쓸히 퇴장한 영화를 모아봤다.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왕이 될 아이(The Kid Who Would Be King)

아서왕의 전설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가족 판타지 [왕이 될 아이]는 메이저 스튜디오가 제작한 올해 첫 폭망 영화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앤트맨]의 각본가 조 코니쉬가 연출하고, 패트릭 스튜어트와 레베카 퍼거슨, 그리고 앤디 서키스의 아들 루이스 애쉬본 서키스가 출연했지만, 개봉 당시 관객은 M. 나이트 샤말란의 [글래스], 리메이크 영화 [디 업사이드], DC 히어로 [아쿠아맨]에 더 관심을 보였다.

그 결과 5900만 달러의 적지 않은 제작비가 투입됐음에도 전 세계 누적 3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 점수 89%를 기록하며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아무래도 요즘 관객들은 고전 영웅 아서왕을 소재로 우연히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를 손에 넣은 소년의 이야기보다 아쿠아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보다 가깝고 친숙한 히어로에 관심이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이미지: Warner Bros. Pictures

더 골드핀치(The Goldfinch)

[더 골드핀치]는 워너 브러더스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데뷔한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도다 타트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미술관 폭탄 테러로 엄마를 잃은 소년 시오가 사건 당시 명화를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철저히 외면받았기 때문이다.

[보이 A], [브루클린]의 존 크로울리가 연출하고, 니콜 키드먼, 안셀 엘고트, 사라 폴슨, 핀 울프하드 등 출중한 배우들이 포진했지만, 개봉 첫 주말 성적은 고작 267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2500개 이상 극장에서 개봉한 작품 중 6번째로 저조한 성적이며, 최종 성적은 910만 달러로 제작비 4500만 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개봉 전만 해도 유명 원작과 쟁쟁한 출연진으로 기대감이 높았지만, 복잡한 이야기를 싱겁고 밋밋하게 연출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다만 평론가들의 혹독한 평가에 비해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로튼토마토 팝콘 지수 72%) 그 수가 적을 뿐.

이미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엑스맨: 다크 피닉스(Dark Phoenix)

안타깝게도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2019년 폭망 영화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화다. 개봉 첫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33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위로 데뷔, 역대 엑스맨 영화 중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엑스맨 프리퀄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네 번째 영화로 재촬영에 따른 개봉 연기의 우여곡절에도 팬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마지막 여정은 참담하고 쓸쓸했다.

2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전 세계 누적 성적 2억 5천 달러에 그쳤다. 홍보 비용까지 생각하면 엄청난 손실이다. 북미에서 1억 달러 달성에 실패하며 개봉 3주 만에 10위로 추락했고 순위권에서 빠르게 사라졌는데, 그동안의 엑스맨 역사를 생각하면 아쉽고 마음 아픈 성적이다. 이제 마블 스튜디오로 판권이 넘어간 엑스맨이 후에라도 자존심을 회복하고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내심 궁금하다.

이미지: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조이앤시네마

레플리카(Replicas)

‘키아누상스’라 불릴 만큼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에게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영화 [레플리카]일지 모르겠다. 과학자 윌이 사고로 잃은 가족을 되살리고자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인간복제에 성공한 뒤 조직에 쫓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소재는 흥미롭지만 완성도는 매우 아쉬운 영화다.

로튼토마토 9%, 메타크리틱 19점이라는 처참한 평가를 받았는데, 관객 역시 참신한 소재를 살리지 못한 영화에 실망을 표했다(로튼토마토 팝콘 지수 35%). 3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은 겨우 400만 달러에 불과하고 박스오피스 순위권에도 오르지 못했다. 전 세계 누적 성적은 900만 달러.

이미지: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주)우성엔터테인먼트

헬보이(Hellboy)

R등급으로 리부트 된 [헬보이]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전작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으로 데뷔하며 관객들의 기억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11년 만의 컴백이 무색하게 북미 박스오피스 3위로 데뷔한 첫 주말 성적은 1200만 달러에 불과했고, 개봉 2주 만에 10위로 추락했다. 이전보다 예산을 줄였다 해도 5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임을 감안하면 꽤나 실망스러운 수치다. 전 세계 성적(4000만 달러)을 합산해도 제작비에 못 미친다.

흥행 성적만 슬픈 게 아니다. [헬보이]는 제작 단계부터 화이트워싱 논란에 휩싸였고, 개봉 후에는 제작진과 닐 마샬 감독의 불화설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완성된 영화 또한 엉성한 전개와 연출로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대박 흥행까진 아니어도 컬트적 인기를 누렸던 기예르모 델 토로의 [헬보이]를 넘어서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지: 판씨네마㈜

안나(Anna)

이제 감독의 명성으로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던 시기는 지났다. 뤽 베송 감독은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의 대실패 이후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액션 영화 [안나]로 명예회복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

북미에서는 그의 연출작 중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하며 9위로 데뷔, 최종 스코어 7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해외 성적을 더하면 3000만 달러를 조금 상회하지만, 겨우 제작비만 회수한 수치에 불과하다. 그뿐인가, 흥행도 실패했지만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도 참담하다. 1990년작 [니키타]에서 발전한 게 없을뿐더러 긴장감 없는 밋밋한 킬러 영화라는 중론이 지배적이다.

이미지: TCO(주)더콘텐츠온,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콜드 체이싱(Cold Pursuit)

스텔란 스카스가드 주연의 동명 영화를 할리우드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복수 전문가’ 리암 니슨의 [콜드 체이싱]은 박스오피스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원작 영화를 연출한 한스 페터 몰란드가 감독을 맡아 비평가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흥미를 끌었으나 리암 니슨의 인터뷰 발언이 발목을 잡았다. 과거 친구가 흑인 괴한에게 강간당했을 당시의 심정을 고백하던 중 흑인 가해자에 대한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것.

리암 니슨은 논란이 거세지자 사과하고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님을 강조했지만, 사람들의 실망한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의 2010년작 [쓰리 데이즈]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첫 주말 3위로 데뷔하고, 중하위권에 머물다 박스오피스에서 사라졌다. 인종차별 논란 외에도 리암 니슨의 액션에 대한 피로감도 겹쳐 제작비 6000만 달러를 겨우 넘긴 전 세계 누적 7600만 달러의 흥행 성적에 그쳤다.

이미지: Aviron Pictures

세레니티(Serenity)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주연의 스릴러 [세레니티]도 배우들의 명성에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의 각본가 스티븐 나이트가 2013년 톰 하디 주연의 [로크] 이후 모처럼 영화 연출에 컴백했으나 평단과 관객에게 냉담한 반응을 얻었다.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는 낚시 배 선장 존과 그에게 남편을 살해해달라고 의뢰하는 전 부인 카렌의 이야기를 ‘섹시 누아르’ 컨셉을 내세워 담아냈지만, 독특하고 이질적인 구조는 많은 이들을 사로잡기에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터무니없는 이야기와 끔찍한 대본이라는 처참한 평가를 받으며, 제작비 25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00달러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개봉 당시 스티브 나이트 감독과 주연 배우 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는 북미 배급사 아비론 픽쳐스가 홍보 활동을 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는데, 이에 대해 아비론측은 작품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매튜 매커너히는 [세레니티] 이후 또 다른 주연 영화 [더 비치 범]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실패했고, 앤 해서웨이는 레빌 윌슨과 함께한 리메이크 코미디 [더 허슬]로 흥행 참패를 만회했다.

이미지: Fox Searchlight Pictures

루시 인 더 스카이(Lucy in the Sky)

드라마 [파고], [리전]의 노아 할리가 나탈리 포트만과 손잡고 만든 장편 영화 데뷔작 [루시 인 더 스카이]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악몽이나 다름없다. 27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알려진 영화의 성적은 겨우 19만 달러에 불과하다. 10월 4일 개봉해 37개의 상영관에서 5만 4천 달러의 성적을 기록했는데, (특별한 경우이긴 하지만) [기생충]은 단 세 개의 상영관에서 38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루시 인 더 스카이]는 2007년 우주비행사 리사 노워크의 실화를 소재로 해 관심을 끌었으나 실제 이야기만큼 흥미롭지 않다는 반응을 얻으며 철저히 외면당했다. 영화의 실제 모델인 리사 노워크와 관련된 일화가 영화에 등장했는지 여부만 잠시 화제가 됐을 뿐이다.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제미니 맨(Gemini Man)

이제 2주 차에 접어든 영화의 성패를 논하기엔 섣부를 수 있으나 [제미니 맨] 역시 대형 리스크를 기록한 영화라는 불명예를 안을 가능성이 높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이안 감독과 [알라딘]으로 흥행 대박을 터뜨린 윌 스미스의 만남은 흥미롭지만, 현재까지 비평과 흥행 성적은 참담하고 실망스럽다.

자신의 젊은 시절을 닮은 의문의 남자에게 쫓기는 전설적인 요원의 이야기는 액션은 볼만하지만 낡고 진부한 이야기라는 반응을 얻으며, [조커]가 수성한 박스오피스에서 애니메이션 [아담스 패밀리]에 밀린 3위로 데뷔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 흥행 수입은 7000만 달러로 제작비 1억 38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홍보 비용까지 더하면…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