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꼭 이렇게 끝내야 했을까?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 주 개봉작 리뷰

차일드 인 타임(The Child in Time) – 아이를 사랑한다는 건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주)팝엔터테인먼트

에디터 혜란: ★★★ 현대 영국 문학 대표 작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 어느 날 어린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가 상실과 고통을 감내하며 아이의 흔적을 발견하고 지우는 과정을 그린다. [차일드 인 타임]은 영화 이야기 전개의 ‘논리성’이 아니라 극 전반을 지배하는 감정에 집중한다. 딸의 흔적을 찾다 절망하고, 절망하지 않기 위해 딸을 잊으려 하는 스티븐의 슬픔과 숲에서 아이처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는 스티븐의 친구 찰스의 죄책감과 해방감,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으로 대하지 않는 아동 교육정책에 대한 분노와 절망이 연결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그 감정은 더욱 깊고 크게 느껴진다. 그러니 다소 불친절한 전개에 “말이 돼?”라며 논리성을 따지는 대신, 영화 속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에 공감하는 데 집중해 보자. 그러면 나의 아이, 또는 내 안의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답을 찾을 용기를 얻을 것이다.

닥터 두리틀(Dolittle) – 별난 박사와 동물 친구들의 싱거운 어드벤처
이미지: 유니버설 픽쳐스

에디터 혜란: ★★☆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동물 박사 ‘닥터 두리틀’로 돌아왔다. 소설 ‘닥터 두리틀의 여행’이 원작이며, 여왕을 살리기 위해 신비한 섬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 두리틀과 개성 강한 동물 친구들의 수다스러운 모험을 그린다. “다우니가 나오니까” [아이언맨] 급의 긴장감이나 재미를 기대했다면, 접고 가는 것이 좋다. [닥터 두리틀]은 가족 영화이자, “동물과 대화한다”라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작품이다. 전체가 하나의 팝업 동화책 같아서, 보는 즐거움은 있지만 이야기는 헐겁다. ‘두리틀’에 완전히 집중한 게 오히려 그를 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다른 인물들이 상대적으로 평면적이고, 엉겁결에 “조수”가 된 소년 스터빈스의 성장담이 가려진 것도 아쉽다. 동물 캐릭터 더빙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우나, 일부 동물들이 치는 21세기 스타일 코미디가 빵빵 터지거나 1800년대 배경과 마냥 조화롭지 않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
꼭 이렇게 끝내야만… 속이 후련했냐!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에디터 영준: ★★★☆ 스카이워커 사가의 마지막 페이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단순히 ‘시퀄 삼부작’이 아닌, 지난 42년 동안 [스타워즈] 팬들과 함께 살아 숨 쉰 캐릭터와 이야기에 안녕을 고한다. 상당한 의미를 가졌기에 다시 메가폰을 쥔 J.J 에이브람스에게 큰 부담이 있었을 텐데,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거대한 스케일과 다양한 팬서비스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그러나 스케일과 팬서비스 만으로는 좋은 영화가 될 수 없다. 일부 팬의 불만을 야기한 전작의 ‘설정 파괴’를 다시 한번 폐기하기로 한 결정은 오히려 영화를 붕 뜨게 만드는 악수가 되고 말았다. 차라리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속편이었다면 이해하겠지만, 이 작품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이후의 이야기다. 30년도 지난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전개 또한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시리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각종 팬서비스에 감동과 전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끝냈어야만 했나 싶은 아쉬움도 크게 다가온다.

울지마 톤즈 2: 슈크란 바바 – 투박하게 전하는,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가르침
이미지: ㈜영화특별시

에디터 현정: ★★☆ 그 누구도 쉽게 갈 수 없는 길이다. 끊이지 않는 내전과 가난, 질병으로 고통받는 수단 톤즈를 찾아 어려운 여건에도 행복을 나누고 사랑을 실천하는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2010년 44만 관객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던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가 故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를 맞아, 그때 미처 담지 못했던 마지막 발자취를 더해 다시 한번 위대한 삶을 조명한다. 언어와 문화, 종교를 넘어 그곳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했던 故이태석 신부의 삶은 다시 봐도 감동적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주변을 환기하는 힘이 있다. 다만, 스크린보다 TV 브라운관에 어울릴법한 평이한 화면 구성과 (이금희씨는 반갑지만) 내레이션에 의존하는 투박한 연출은 아쉽다.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세련된 다큐멘터리가 늘고 있는 만큼 연출의 진심을 전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소녀가 소녀에게(Girls’ Encounter) – 누에는 어떻게 소녀에게 희망이 되었나
이미지: 디오시네마

에디터 홍선: ★★★입시와 왕따 문제로 고통받는 ‘미유리’에게 유일한 낙은 누에 ‘츠무기’뿐이다. 이마저도 ‘미유리’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없애버리면서 절망에 빠진다. 그런데 슬픔에 지친 ‘미유리’에게 마치 ‘츠무기’가 환생한 것 같은 전학생 ‘토미타’가 다가온다. 판타지와 성장 드라마가 만난 [소녀가 소녀에게]는 마치 이와지 순지 감독 스타일, 구체적으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다시 만난 기분이다. 세상에 혼자라고 생각하는 두 소녀가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스타일도 눈길을 끈다. 특히 주인공이 고민하는 문제를 ‘누에’가 가진 특징과 연결해 메시지를 전하거나 다음 이야기를 암시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사람의 몸에 실이 나온다든지, 누에고치 안의 모습을 주인공의 내면처럼 묘사하는 판타지는 작품이 가진 개성을 잘 담아낸다. 다만 단조로운 드라마 구성과 몇몇 장면에서 스타일만 강조해 이야기가 설득력을 잃어가는 부분은 작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