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작은 아씨들’ 19세기 고전, 21세기를 담다

날짜: 2월 12, 2020 에디터: 에그테일

2020년 2월 2주차 개봉작 리뷰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 19세기 고전, 21세기를 담다

이미지: 소니 픽쳐스

에디터 혜란: ★★★★☆ 1868년 출간된 고전 소설 [작은 아씨들]이 그레타 거윅의 손에서 재탄생됐다. 어른이 된 마치 자매들이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1, 2권의 내용이 교차하는데, 색감, 배우들의 표정과 대사 등 많은 면에서 뚜렷하게 대조된다. 감독이 원작을 사랑하는 마음이 대사 마디마디, 샷 하나에도 드러나며, 어른이 되어 삶의 고비를 맞은 자매들이 가난해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위로를 얻는 모습이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번 영화에선 자매와 어머니, 고모 등 마치 가의 모든 여성들이 더욱 풍부하고 다층적인 캐릭터가 되었다. 특히 시얼샤 로넌의 ‘조’는 19세기든 21세기든 꿈을 실현하고 커리어를 구축하는 여성들이 모두 공감할 만하며,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지 못했던 ‘에이미’는 이 영화를 통해 이해받고 사랑받을 것이다. 원작을 몰라도 재미있지만, 소설 또는 1994년 영화를 먼저 접한 후 영화를 보면 내용뿐 아니라 매력적인 리텔링 방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정직한 후보(HONEST CANDIDATE) – 믿(고) 보(는) 라미란표 코미디

이미지: (주)NEW

에디터 원희: ★★★ 라미란이 주연을 맡은 두 번째 코미디 영화. 잘 나가는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이 선거를 앞두고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을 못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능수능란하게 하던 거짓말은 나오지 않고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속마음과 진실이 툭툭 튀어나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라미란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로 잘 살려냈다. 보좌관 박희철, 남편 봉만식을 연기한 김무열, 윤경호와도 코미디의 합이 좋아 더 큰 웃음을 만들어낸다. 주상숙이 깨달음을 얻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과정과 감정의 변화도 잘 녹여냈다. 다만, 변화하는 과정에서 전개가 툭툭 끊어지고 갑작스럽게 이어지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이 아쉽다. 서사가 어떻게 흘러갈지 충분히 예상되는 소재지만, 라미란의 독보적인 코미디 연기가 힘 있게 이끌어간다.

수퍼 소닉(Sonic the Hedgehog) – 귀여운 소닉의 발목을 잡는 끔찍한 스토리

이미지: 롯데엔터테인먼트

에디터 영준: ★☆ 소닉이 성형(?)을 마치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첫인상은 좋았다. 전 세계 ‘소닉’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비주얼이 한결 자연스럽고 귀여워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귀여움을 제외하면 [수퍼 소닉]은 장점이 딱히 없는 영화다. 우선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다. 선역, 악역 나눌 필요 없이 모든 인물이 ‘아니 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턱대고 행동한다. 주인공 일행이 수배자가 될 정도로 판은 키워놓고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급하게 마무리된 스토리, 소닉과 톰이 감정을 교류하고 친구로 발전하는 과정의 무성의한 연출 역시 완성도를 심각하게 낮춘 요인이다. 이러한 작품에서 열연을 펼친 짐 캐리의 연기력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다. 생각 없이, 부담 없이 보기 좋다고 하기에 [수퍼 소닉]은 훤히 보이는 설정과 스토리의 구멍으로 가득해서 도저히 마음 편하게 볼 수가 없는 작품이다.

문신을 한 신부님(Corpus Christi) – 허울뿐인 믿음에 던지는 도발적인 화두

이미지: 알토미디어(주)

에디터 현정: ★★★ 소년원에서 갓 나온 10대 소년이 의도치 않게 성직자 행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문신을 한 신부님]은 놀랍게도 실화에 영감을 얻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의 위선적인 양면성을 꿰뚫는다. 소년원에서 나와 가야 할 목공소 대신 성당으로 향한 다니엘은 엉겁결에 주임 신부의 자리를 대행하고, 전통적인 교리에서 벗어난 그만의 솔직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다. 언뜻 익숙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얀 코마사 감독은 다니엘을 비롯해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색다른 결을 만들어낸다. 종교를 통해 위로와 구원을 얻으려 하면서도 의지는 나약하고 편견과 혐오로 배척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마지막 분노와 절망에 잠식된 다니엘의 표정이 안타깝고 착잡한 마음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