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독전’ vs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이미지: (주)NEW,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번 주 낮과 밤의 기온만큼이나 선명하게 다른 [독전]과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가 개봉했다. 이해영 감독의 [독전]은 압도적인 영상미와 음악, 그리고 초호화 캐스팅으로 예고편 공개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반면 론 하워드가 연출한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SF 영화 중 이례적으로 칸 영화제에서 선보여진 이후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아서 화제가 되었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전통적으로 국내에서 고전한 가운데, 이번 주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영화가 무엇이 될지 궁금해진다. 이번 주말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 중이라면, 에그테일 에디터들의 의견을 참고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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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Jacinta: (사심 100%) 설정으로만 보면 새로울 게 없는 영화다.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납득되는 비주얼이 멋지긴 해도, 속도감 넘치는 전개는 개연성도 부족하고 헐겁기도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보고 나면 계속 생각이 난다. 안 볼 수는 있어도 보고 나면 또 보게 되는 [독전]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흡인하는 영화다. 태생부터 상투적인 틀에 갇힌 캐릭터를 구현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형사는 실체 없는 집착에 사로잡혔지만 감정을 마구 휘두르지 않으며, 범죄자들은 저마다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카리스마와 의외의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리고 모든 이들과 교묘하게 연결된 락의 극도로 절제된 감정은 [독전]만의 모호한 매력을 부각한다. 뿐만 아니라 원작 [마약전쟁]을 리메이크할 때 바꾼 설정도 [독전]을 흥미롭게 한다. 잘 알려진 청각장애인 남매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영화의 개성을 공고히 하고, 원작과 다른 열린 결말은 해석의 여지를 다양하게 한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낸 배우들의 열연은 거대한 ‘독전뽕’에 마구 취하게 한다. 단, 15세 관람가를 받았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일부 장면은 유해하다.

 

에디터 겨울달: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한 한국형 범죄 영화. 형사와 범죄자는 결말이 뻔히 보이는 두뇌 싸움을 벌이고, 반전은 ‘제발 그것만은 아니어라’ 했을 만큼 예상 가능하다. 캐릭터는 전형적이었으며 여성 캐릭터는 비중이 크지 않고 참신하게 활용되지 않는다. 공들인 로케이션 촬영과 미술, 의상, 분장 등 비주얼은 훌륭하지만 영화의 삐걱거림을 모두 감추진 못한다. ‘15세 관람가’라기에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군데군데 튀어나오기도 한다. [독전]에서 남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캐릭터의 전사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진웅은 ‘원호’의 말과 행동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류준열의 ‘락’의 미스터리함을 갈무리한 류준열의 표정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제대로 미친놈처럼 보인 김주혁의 ‘진하림’은 압도적이다. 김주혁의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에 다시금 슬퍼졌다.

 

에디터 띵양: [독전]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다. 빼어난 미장센과 적재적소에 터져 나오는 음악,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는 물론이고 숨 막힐 듯 전개되는 이야기의 속도감까지 최근 개봉한 국내 영화 중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특히 김주혁 배우의 연기는 정말… 압도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장점들로 [독전]이 가진 단점을 메꾸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각본’이다. [독전]은 전형적인 국내산 범죄 영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죄자를 쫓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속도감 있게 영화를 풀어내다 보니, 매력적인 배우들을 불러와놓고 그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나갈 틈조차 없었다. 최고급 식재료로 패스트푸드를 만든 느낌이랄까? 나름 비틀고 또 비튼 반전은 범죄 영화를 어느 정도 본 사람이라면 영화 시작 30분 안에 예측이 가능할 정도였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영화의 미장센과 매력적인 캐릭터에 정신을 못 차렸지만, 2차를 찍고 난 이후 보이는 각본의 구멍이 너무나도 아쉽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에디터 겨울달: 이미 결말을 알고 있는 캐릭터의 ‘성장 서사’를 그리는 건 참 어렵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그것에 도전한다. [로그 원]와 [라스트 제다이]가 스타워즈에 무게감을 더했다면, [한 솔로]는 진중함을 덜고 짜릿한 우주 활극으로 바꿨다. 우주비행 시퀀스나 액션 장면은 정말 멋지고, 각 캐릭터는 그 자리에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나름의 매력을 품고 있다. 그렇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엘든 이렌리치의 한 솔로다. 이 영화에서 만난 한은 순진하고 아직 뭘 잘 모르지만 그만큼 패기 넘친다. 무법천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뛰어난 비행 실력과 기가 찰 만큼 큰 배짱에서 우리가 잘 아는 모습도 보인다. 해리슨 포드의 ‘완성형’과 비교해도 많이 모자라지 않는다. 두 배우와 캐릭터를 비교하며 한쪽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에디터 띵양: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으면 “오래되고, 양도 많고, 분위기가 무거워서”라고 대답한다. 그런 이들에게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를 적극 추천한다. 단언컨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시리즈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랬지만, 특히 [로그 원]이 가지고 있던 무거움과 어두움을 걷어내면서 ‘광활한 우주에서 벌어지는 모험기’라는 시리즈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로 거듭났다. 거기에 올드팬들을 위한 팬서비스까지 가득하다. 오리지널 삼부작의 예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액션 시퀀스, 해리슨 포드가 극찬한 엘든 이렌리치의 한 솔로, 그리고 보기만 해도 가슴 벅찬 밀레니엄 팔콘의 하이퍼 드라이브까지… 이외에도 할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직접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 바란다. 아직 늦지 않았다. 모두 함께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로 [스타워즈] 세계에 빠져보자.

 

에디터 H: 스타워즈식 팝콘 무비. 전작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까지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스타워즈’를 전혀 모르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쾌활하게 ‘한 솔로’를 보여주면서도 팬들이 열광할 만한 여러 포인트를 빼놓지 않고 콕콕 짚어준다. 이야기도 늘어짐 없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지루해질 틈이 없다. 블래스터를 쏘며 레이저가 날아다니는 액션씬도 즐겁지만, 밀레니엄 팔콘의 스릴 있는 우주 비행은 한층 더 스크린에 몰입하게 한다.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도 참 좋았지만, 이미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해리슨 포드의 오리지널 ‘한 솔로’를 자신만의 것으로 새롭게 창조해낸 엘든 이렌리치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는 ‘한 솔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오리지널 ‘한 솔로’의 특성을 적절히 섞어 잘 빚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