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변산’ vs ‘앤트맨과 와스프’

이미지: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태풍 쁘라삐룬의 여파로 전국에 장대비가 쏟아진 이후 한층 무더워진 한 주였다. 무더위를 피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이번 주 두 편의 화제작이 개봉했다. 이준익 감독이 흑역사를 가진 청춘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조언이 담긴 [변산]과 강력한 유머와 가족 코드로 돌아온 [앤트맨과 와스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주말 시원한 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볼 지 고민 중이라면 에그테일 에디터들의 의견을 참고해보자.

 

이미지: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에디터 Jacinta: 무명 래퍼 학수는 거짓 전화에 낚여 고향으로 내려와 마주치기 싫은 흑역사와 연이어 맞닥뜨린다. 서울의 삶도 각박하긴 마찬가지나 고향에서 마주치는 순간들은 매번 질색할 정도로 싫다. 전작 [동주]와 [박열]에서 역사적 인물을 통해 현실 청춘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던 이준익 감독은 이번에는 답답한 청춘의 현실을 묘사하며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낸다. 과거와 단절된 채 현재에만 매달리는 학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방식은 다소 투박하고 촌스러운 아재 감성이 자욱하지만, 그래도 소위 말하는 꼰대 감성은 없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세대 간의 화합도 피력한다. 영화 전반 유쾌함을 풍기는 [변산]은 사람 냄새나는 이준익 감독의 진심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진심을 살려낸 배우들의 연기는 보석 같다.

 

에디터 겨울달: 이준익 감독이 그리는 ‘청년’의 삶이 변산반도의 노을과 함께 찾아왔다. 고향과 과거를 모두 잊고 살려 한 학수는 고향에서 여러 사건을 겪는데, 그중 소위 ‘폼난’ 건 하나도 없다. 과거에 쏜 화살이 그대로 돌아오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흑역사가 계속 생성된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학수는 과거를 똑바로 대면할 기회를 얻고, 외면하고 싶었던 진짜 자신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간다. [변산]은 학수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위로한다. 우리의 과거가 빛나지 않아도 사랑해야만 진정으로 성장할 거라 말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대면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학수의 ‘삽질’에 깔깔 웃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의 과거도 돌아보게 된다. 그게 푸근하고 정다운 [변산]의 매력이다. 시, 글, 랩, 웃음, 고향의 정겨움, 화면을 가득 채운 노을에게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에디터 띵양: [변산]은 청년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정갈하고 따뜻한 청춘 영화다. 괜한 메타포나 지나친 난해함, 그리고 소위 ‘꼰대’스러움이 이 작품에는 없다. [변산]은 청춘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섣부르게 청춘을 가르치거나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청춘, 부딪히고 넘어지고 좌절하면서 흑역사를 생성하는 이들의 모습을 관객이 보면서, 스스로 무언가를 느끼게끔 살살 등을 밀어주기에 부담 없이 볼 수 있었다. “과거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현실과 부딪혀라”, “촌스러움이나 흑역사도 너의 일부다”라는 조언은 수많은 영화 속 어른들이 한 이야기지만, 이토록 조심스럽고 따뜻하게 이야기한 작품은 오랜만이다.

 

이미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에디터 겨울달: [앤트맨]이 이번에 두 배 더 귀여워진 [앤트맨과 와스프]로 돌아왔다. 마블이 이제는 거의 모든 장르를 할 줄 알지만 가족 코미디까지 잘 만들 줄이야. 2편은 1편을 토대로 탄탄한 짜임새를 갖췄다. 크기를 이용한 개그는 사이즈가 다양한 만큼 강력하고 웃음 포인트에선 기대 이상으로 빵빵 터진다. 샌프란시스코를 전체를 활용한 격투와 카체이싱 액션은 다이내믹하다. 캐릭터도 모두 좋았지만, 무엇보다 여성 캐릭터의 매력이 더 돋보인다. 에반젤린 릴리의 ‘와스프’는 그동안 마블에 정말 바라온 여성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MCU에 합류한 미셸 파이퍼도 정말 반갑다. 슈퍼히어로 영화의 거대한 규모와 물량에 질린다면, [앤트맨과 와스프]은 소소하고 따뜻하고 건강한 매력으로 당신의 마음을 위로할 것이다. (쿠키 영상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에디터 띵양: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것을 담아낸 히어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는 MCU 작품 중에서 가장 유머러스하고 가족적인 영화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작품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 어벤져스의 개그 담당인 앤트맨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진가를 드러냈는데, 이는 폴 러드의 매력을 십분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만의 능청스러움과 유머 감각이 영화에 통째로 묻어난 느낌이랄까?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에 비해 그의 활약상이 크게 돋보이지는 않았는데, 바로 와스프의 엄청난 존재감 때문이다. [와스프와 앤트맨]이라 해도 될 만큼 와스프의 활약상이 돋보이고, 그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앤트맨이 위기에 처해도 와스프가 등장하면 “아 해결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빌런의 존재감이 다소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앤트맨] 시리즈만의 매력을 고려해본다면 수긍할만한 정도다. 쿠키 영상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4]의 중요한 연결 고리 역할을 하니, 화장실이 급하더라도 보고 가길 바란다.

 

에디터 Amy: 귀엽고 사랑스럽고 포근한 가족 영화. 히어로 영화지만 빌런이 없다. 악당 역할을 맡은 인물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결코 선을 넘는 법이 없다. 불쾌하지 않은 웃음을 연신 유발하는데, 스캇과 루이스 특유의 연기가 이번에도 발군이라 영화 내내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람과 사물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것을 묘사하는 방법이 탁월해 역동감을 더해주고, 액션이 시원시원했다. 와스프와 고스트가 다 하고 앤트맨이 거든다. 이 영화가 가족 영화인 이유는 착하고 귀여운 점도 있지만,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부녀, 모녀 관계뿐 아니라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가족의 모습도 조명하는 점이 너무 좋았다. [인피니티 워]와 이어지는 쿠키 영상이 두 개 등장하는데, 아직까지도 [인피니티 워]의 결말은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두 번째 영상은 사소해 보여도 요소요소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암시하는 장치가 많아 눈여겨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