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공작’ vs ‘맘마미아!2’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UPI 코리아

 

지난주에 비해 더위가 조금은 가셨지만, 여전히 문 밖으로 나서면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날의 연속이다. 에어컨 시원하게 틀어놓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최고의 피서지만, 누진세가 걱정이라면 극장으로 향하는 것은 어떨까? 이번 주에도 관객들의 이목을 끌만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실제 북으로 넘어간 남한의 스파이 ‘흑금성’ 이야기를 다룬 윤종빈 감독의 [공작]과 10년 만에 전 세계 관객들에게 추억의 ABBA 명곡들을 들려주고 있는 [맘마미아!2]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중에서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이라면, 에그테일 에디터들의 의견을 참고해보자.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에디터 Jacinta: 분단이라는 특수한 현실에 놓인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첩보영화. 믿기지 않는 실화를 화려한 기교나 액션으로 욕심내지 않고, 철저한 고증을 거친 시대 묘사와 밀도 높은 심리전에 주력하며 당시 사건 정황을 탁월하게 전달한다.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도 눈여겨 볼만한데, 그중 리명운 역을 소화한 이성민은 연기력을 경신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개인의 이상과 신념, 현실의 괴리에서 비롯된 고뇌하는 인물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공작] 엔딩 장면에서 서로 다른 경계에 있는 두 인물의 해후는 이성민의 압도적인 연기에 힘입어 더욱 설들력을 갖는다. 또한 [공작]은 지금껏 한국 영화에서 깊게 접근하지 않았던 북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선을 압도하며, 흑금성이 평양으로 진입하는 장면과 연변의 충격적인 풍경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끝으로 [공작]을 불편해할 누군가가 떠오르며, 마지막까지 가슴 뜨겁게 해 준 영화에 고마움을 느낀다.

 

에디터 띵양: [공작]은 ‘차갑다’와 ‘뜨겁다’가 공존하는 작품이다. 첩보물의 차가움과 남북관계의 뜨거움, 그리고 양쪽에 파묻힌 한 개인의 감정이 모두 과하지 않고 조화롭게 뒤섞이면서, 진짜 ‘한국형’ 에스피오나지 영화가 탄생했다. 어떤 이들에게는 영화에 액션이 없어서 아쉬울지 모른다. 그러나 [공작]은 인물들, 나아가 국가 사이의 첨예한 대립을 그리는 심리/정치 스릴러에 가깝다. 액션이 아닌 표정, 대화, 심리 상태가 극을 이끌어나간 힘이라는 부분이 이 영화가 둔 신의 한 수였다.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가 영화의 의도를 제대로 캐치했고, 그 결과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된다. 단점도 있다. [공작]은 시종일관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대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크게 업다운이 없는 작품이다. 쫄깃한 맛이 있지만, 어느 부분에서 쫄깃했는지 명확하게 기억에 남지 않고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조금씩 빠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요 근래 들어서 관객에게 확실한 메시지와 재미를 모두 선사하려 심사숙고 한 국내 작품은 [공작]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이 나오길 빈다.

 

에디터 Amy: 그동안 남한에 침투한 북한 스파이만을 봐왔다면, 역으로 북한으로 침투한 남한의 스파이를 다룬다는 점이 흥미롭다. 액션이 가득하고 스펙터클한 스파이 무비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에서는 스파이가 침투하여 정보를 캐내는 모습을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황정민이 그간 보여줬던 평범한 경상도 남성에 더해 이성적인 스파이의 모습을 연기하면서 한층 더 깊어진 연기를 볼 수 있다. 특히, 북한 고위간부 ‘리명운’ 역을 맡은 이성민의 연기가 독보적이다. 잔잔하게 흘러가면서도 스릴러에 가까울 정도로 긴장을 조성하며, 완급조절이 좋아서 긴장감을 줄 때와 풀어질 때의 구분이 확실하다. 잘 짜인 스토리와 보장된 연기력으로 화면에 잘 몰입할 수 있었다. 기주봉 배우가 연기한 ‘김정일’ 역을 보여주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공을 들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미지: UPI 코리아

 

에디터 띵양: 원체 뮤지컬 영화에 흥미가 없어서 별다른 기대 않고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몇 번을 시도했지만 결국 잠들었던 전작보다 나았다. 사실 [맘마미아!] 시리즈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와 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를 음악과 배경,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예쁘고 영리하게 포장하는 데에 성공했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연출이 돋보이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소피’와 ‘도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모녀의 관계를 더욱 애틋하게 그려내면서 관객을 매료시킨다. 전작의 허점이었던 스토리의 구멍을 잘 메꾼 느낌이랄까? 전편에 등장했던 아만다 사이프리드나 메릴 스트립, 줄리 월터스와 크리스틴 바란스키는 여전히 노래를 잘 부르고, 젊은 도나 역의 릴리 제임스 역시도 훌륭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나간다. 영화는 ‘무작정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나지만, 더위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가끔은 이렇게 아무 생각 않고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을 보는 것도 괜찮은 피서 방법인듯하다. 여담이지만 영화의 킬링 포인트는 스텔란 스카스가드와 콜린 퍼스의 케미스트리.

 

에디터 Amy: 덥고 습한 한여름 날씨를 벗어나, 시원한 영화관에서 눈으로 지중해 해변을 즐기는 휴가 같은 영화. 전편을 봤다면 추억을 곱씹으며 젊은 시절 도나의 이야기에 녹아들 것이고, 전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아바의 노래들을 배우들의 목소리로 즐길 수 있다. 예쁜 영상은 덤!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도나’를 이어받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릴리 제임스는 탁월한 노래 실력과 뛰어난 연기력,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자신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소피의 세 아빠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볼 수 있는데, 피어스 브로스넌, 스텔란 스카스가드, 콜린 퍼스의 비주얼을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까. 워낙 대단한 배우들의 역할을 이어받았으니 그 노력만큼은 이해할 수 있다. 남녀노소 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 무더운 날 가족들과 함께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에디터 Jacinta: 오감을 사로잡는 멋진 볼거리와 친근한 멜로디, 배우들의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지만, 추억팔이에 기댄 영화라는 생각뿐이 들지 않는다. 단조로운 플롯은 작위적인 설정으로 채워지고, 빈약한 서사에서 탄생한 캐릭터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젊은 시절의 도나와 현재 시점의 소피 이야기가 매끄럽게 이어지기보다 따로 노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 후반부에서 소피와 도나, 두 모녀의 끈끈한 관계로 연결되는 지점이 부자연스럽고 당황스럽다. ‘맘마미아’ 팬들에게는 반가운 영화일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굳이 안 나와도 됐을 영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