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메가로돈’ vs ‘목격자’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주)NEW

 

한 풀 꺾인 날씨에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용광로 같이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락에 다다른 이번 주에도 관객들의 이목을 끌만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여름 영화에서 빠지면 섭섭한 ‘상어’가 등장하는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해양 괴수 액션 [메가로돈]과 관객들에게 가슴 서늘한 귀갓길을 선사하는 이성민 주연 스릴러 [목격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 작품 중에서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이라면, 에그테일 에디터들의 의견을 참고해보자.

 

이미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에디터 겨울달: 심해를 지배하는 거대 식인 상어와 제이슨 스타뎀. 머릿속에 그림이 대강 그려질 만큼 [메가로돈]은 뻔해 보이는 영화고, 본편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A급 액션 스타에 중국 대표 여배우, 최근 본 CG 상어 중 가장 그럴듯한 비주얼을 뽐내는 상어가 등장하지만(상어가 나올 땐 정말 무섭다) 매력은 딱 거기까지다. [메가로돈]은 “온 가족이 즐길 만한” 상어 공포 영화를 표방하는데, 그러다 보니 가족, 동료가 소중하다는 훈훈한 메시지와 케미가 전혀 안 보이는 두 배우의 은근한 러브라인이 얹어지며 맹탕 블록버스터가 됐다. 뭘 말하고 싶은지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만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인지도 헷갈리니 더더욱 아쉽다. 올해 휴가에도 구경 못한 바다를 실컷 본 것에 만족해야 할 거 같다.

 

에디터 띵양: 영화를 본 직후 곧장 [샤크 스톰]을 봤다.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메가로돈]은 클리셰 범벅이다. 클리셰가 나쁜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이 영화는 각각의 클리셰가 가진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어디서 본거지만 여기서 보니 또 반갑네!”가 아니라 “그때 본 게 더 재미있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영화가 자신이 가진 장르적 특성마저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메가로돈]은 괴수 영화다. 이런 장르의 흥망은 오롯이 괴수에게 달려있다. 플롯이나 설정, 개연성이 아무리 비현실적이고 좋지 못하더라도 괴수 하나 잘 뽑으면 성공한 괴수 영화다. 그러나 [메가로돈]의 거대 상어는 덩치만 크다. 멸종한 줄 알았던 고대의 상어라 그런지 지능이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인간들을 무지막지하게 먹어치우느냐? 그것 또한 아니다. 많은 관객을 끌어오기 위해 12세 이용가(PG-13) 등급으로 제작되고, 자극적인 요소가 전부 사라지면서 ‘상어가 나오는 가족 영화’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말 많이 아쉽다.

 

에디터 Jacinta: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거대 상어가 등장하는 해양 액션이라는 장르가 무색하게 짜릿한 쾌감과 긴장이 절대 부족한 영화. 억지로 짜 맞춘 듯 두 남녀 주인공의 썸라인이 툭하면 끼어들어 액션 스타 제이슨 스타뎀과 상어의 대결을 민망한 수준으로 만들어 버린다. 영화를 보고 나서 기억나는 게 제이슨 스타뎀과 상어가 아닌, 제이슨 스타뎀과 리빙빙이니 이 영화가 포지션을 얼마나 잘못 잡았는지 길게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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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겨울달: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잠깐 식혀줄 스릴러. 살인마를 목격한 평범한 남자의 일상이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차는 모습을 그린다. [목격자]의 가장 큰 매력은 도입부에서 관객을 집중하게 하는 숨 막히는 긴장감과 이를 후반부까지 밀어붙이는 근성이다. 사실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렇게 치밀한 영화가 아니고 다시 생각해보니 아쉬운 점은 많지만, 막상 볼 땐 단점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집중력이 강했다. 어느 순간 시선을 잡아채고는 주인공의 불안과 공포에 함께 빠져들게 했기 때문이다. 심장이 조이는 듯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것은 이성민의 연기다. [바람 바람 바람]이나 [공작]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이성민은 어떤 캐릭터를 맡든 모두의 시선을 끄는 마력이 있다. 그 능력은 혼자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목격자]에서 더욱 빛난다. 영화가 (앞에 복선을 깔았음에도) 자연의 우연성에 기대어 뜬금없이 마무리되지만, 살인자와 주인공이 그 자리로 끌고 온 긴장감과 이를 만든 이성민의 퍼포먼스는 정말 훌륭하다.

 

에디터 Jacinta: 살인범과 눈이 마주친 평범한 남자에게 생긴 일상의 공포에 초점을 맞춘 영화. 일찌감치 범인의 정체를 노출시켰지만, 불안과 긴장이 엄습하는 생활밀착형 공포를 점차 고조시키며 긴박감을 탁월하게 조성한다. 여기에 주인공과 주민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비추며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스릴러라는 방향성도 제시한다. 다만 장르적 쾌감과 메시지를 다 잡겠다는 의욕이 과한 나머지 중반 이후부터 흥미로운 긴장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불필요한 액션신과 재난 시퀀스를 연이어 선보이며 영화가 의도했던 목적이 희미해진다. 그나마 배우들의 호연이 붕괴 직전의 영화를 지탱하는데, 이성민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공작]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이성민은 평범하고 유약하며 이기적인 상훈이란 인물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후반부의 실망을 일부 만회한다.

 

에디터 띵양: [목격자]는 흔히 말하는 ‘용두사미’ 영화는 아니다. 초반을 이끌었던 쫄깃한 서스펜스와 씁쓸함을 남기는 결말은 이 작품이 장르적 재미와 메시지를 모두 잡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러나 초반과 결말을 연결해주는 영화 중반부가 다소 부실하고, 정작 관객이 몰입해야 할 주인공이 예상과는 달리 행동하면서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관객들에게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안겨주어야만 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목격자]가 ‘한 번쯤은 볼만한 스릴러’인 이유는 이 작품이 전하려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그리고 실제로 자주 문제시되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방관자 효과’를 누구에게나 친숙한 아파트라는 공간적 배경에 그리면서 살에 와닿는 긴장감을 선사한 점, 그리고 이를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라도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이성민 배우의 쓸쓸하고 공허한 외침과 눈빛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