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캐릭터에 느끼는 내 친구의 향기!

 

 

시리즈를 정주행하다 보면 ‘세상에 저런 사람이 어디 있겠어’ 싶다가도 묘하게 주변 사람들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들이 있다.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처럼 보이지만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취미를 가졌다거나, 자칫 촌스러운 겉모습으로 어리숙해 보이지만 번득이는 두뇌를 자랑하는 사람까지 내 직장동료, 친구 혹은 가족을 보듯 익숙하기에 더욱 정감이 가는 넷플릭스 속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1.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 – 디저트에겐 한없이 친절하고 따뜻한 차도남 ‘칸타로’

 

 

디저트를 먹기 위해 이직을 할 만큼, 자타공인 디저트 홀릭 칸타로. 안미쓰, 빙수, 파르페, 핫케이크 등 칸타로가 먹고 싶은 디저트는 항상 무궁무진하다. 외근 중 디저트를 즐기기 위해 이직한 만큼 빡센 일정의 외근도 보상으로 즐길 디저트 앞에선 잠시 스쳐 갈 일들뿐이다. 덕분에 그는 이직하자마자 바로 팀의 영업왕으로 거듭난다. 뛰어난 성과로 두각을 나타낸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자신의 디저트 사랑을 호시탐탐 파헤치려는 팀원들과 어머니의 의심 어린 눈초리이다. 주위 사람들에겐 한없이 차갑지만, 디저트 앞에선 무장해제돼 진정 즐기는 자의 미학을 느끼게 하는 칸타로, 마치 조용히 거실로 나와 냉장고 속 아이스크림을 노리는 여느 집 오빠들을 연상케 한다.

 

 

 

 

2. 마인드헌터 – 빛나는 두뇌를 가진 지독한 외골수 ‘홀트’

 

 

미치광이 살인마들의 활약으로 수사 방법 자체를 고민하는 주인공 홀트는 클럽에도 칼정장을 입고 갈 만큼 고지식하고 때론 어리숙해 보인다. 홀트의 진정한 매력은 남다른 관찰력과 명석한 두뇌가 만날 때 비로소 빛난다. 악명 높은 범죄자들을 직접 만나 여러 차례 인터뷰를 진행하며 무엇이 그들을 자극했고,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다. 모든 대화를 녹음하고, 팀원들과 함께 정리해 놓친 부분이 없었는지 되짚어 보고, 새로운 표현들을 하나씩 정립해가며 프로파일링의 뼈대를 갖춘다. 홀트는 송로 버섯을 따기 위해선 돼지와 함께 진흙탕을 뒹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다. 살인자의 진술을 얻기 위해 살인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대범한 그의 방식은 온종일 일만을 생각하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주저 없이 돌진할 줄 아는 불도저와 같다.

 

 

 

3. 빌어먹을 세상 따위 – 오늘만 보고 사는 듯한 성격파탄자 ‘앨리사’

 

 

앨리사는 바로 앞에 앉아있음에도 자신에게 문자를 하는 친구가 싫어 본인의 핸드폰을 망가트리거나, 처음 만난 남자친구의 아빠에게 자신이 여자친구가 아니라 레즈비언일 수도 있다는 헛소리도 서슴지 않는 등 별난 성격의 소유자다. 시종일관 비관적인 언행을 일삼아 때론 예측 불가능한 성격 파탄자 같기도 하지만, 다툼 뒤에는 가끔 먼저 사과할 줄도 안다. 마치 어디에나 꼭 한 명씩은 있는 자존심 센 친구 같다. 가까이 두기엔 괴롭지만 그럼에도 친구로 남아있는 건 결국 일말의 사랑스러움을 느껴서가 아닐까. 격변의 사춘기인 앨리사와 제임스가 사랑에 눈을 뜨며 스스로의 소중함을 함께 찾아가는 로드무비 스타일의 이 작품은 공개 이후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4. 폴카 킹 – 주변 사람은 속 터지는 무한 긍정 에너지의 ‘얀 레반’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하게 한다’라는 철학자 찰스 다윈의 말처럼 근거가 없는 자신감은 어떠한 논리에도 쉽게 굽히질 않는다. [폴카 킹]은 2000년대 초반 미국 펜실베니아의 폴카 가수 얀 레반의 실제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음악에 대한 사랑만으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었던 얀이 고수익을 미끼로 폰지사기를 벌이게 되는 이야기이다. 아찔한 사고를 거짓말로 무마하려 했던 그를 나무라는 친구에게도 ‘난 내 소원을 말한 뒤에 그걸 믿어. 믿음 없이 이뤄지는 일은 없어. 성공을 믿으면 결국 성공하게 돼 있어.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믿는 거야’라며 무지하고도 순수한 긍정 에너지를 내뿜는다. 언제나 믿고 보는 우리의 ‘잭 형’, 잭 블랙은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던 얀이 사기꾼으로 전락하는 과정들마저도 웃프게 풀어내 극의 장르를 완벽 소화했다. 주변 사람은 속 터지지만 무한 긍정의 이 캐릭터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면, 영화를 본 뒤 [폴카 킹]의 원작이 된 다큐멘터리 [폴카 킹의 인생 반전]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