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고증에 배우들의 명연기가 더해진 넷플릭스 ‘아웃로 킹’

날짜: 11월 17, 2018 에디터: amy

이미지: 넷플릭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넘나들며 훌륭한 영화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여러 명성 있는 영화제들이 더 이상 모른 척 넘어갈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 결과, 많은 영화제에서 완성도 높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을 초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초,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던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바로, 최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웃로 킹]이다.

크리스 파인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팬들은 물론 팬이 아니었던 이들마저도 열광하게 만들며 영화제의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람객들의 놀라움과 경탄에 찬 후기가 쏟아져나온 이유는 바로 크리스 파인의 중요 부위(?) 노출 장면 때문이다. 크리스 파인의 그간 출연작들을 살펴보자면 주로 잘생기고 매너 좋고 멋진 왕자님 스타일의 역할, 혹은 잘생기고 바람기 다분하지만 세계를 구하는 영웅 역할, 그리고 간간이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역할을 연기했다. 특히 로맨스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는데, 그런데도 자세하게 묘사된 베드씬이 등장한 적이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아웃로 킹]에서 그 기록을 깨고, 그의 전신 노출 장면과 섬세하게 묘사된 베드씬을 공개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미지: 넷플릭스

 

[아웃로 킹]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매켄지 감독의 이전 작품은 [로스트 인 더스트]로, 크리스 파인과 함께 작업하여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특유의 메마르고 거친 느낌을 잘 살린 범죄 영화를 그려냈으며, 크리스 파인은 주연 토비 하워드 역을 맡아 묵직하면서도 과하지 않고 섬세한 연기를 펼쳐 큰 호평을 받았다. [아웃로 킹]에서 다시 만난 둘은 묵직하고 거친 감성을 이어가며 훌륭한 시너지를 다시 한번 선보였다. 미국인인 크리스 파인이 보여 준 스코티쉬 악센트도 자연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역사적 실화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스코틀랜드의 왕이자 독립 영웅인 로버트 브루스이다. 폴커크 전투에서 패한 뒤, 스코틀랜드의 귀족들은 항복하여 잉글랜드의 왕 에드워드 1세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그러나 영웅 윌리엄 월리스가 처형당한 것을 발견하고, 로버트 브루스는 저항의 불씨를 다시 키우며 스코틀랜드 왕으로 즉위한다. 곧 가족들이 죽거나 포로로 잡히고 다른 귀족들에게 외면당해 소수의 측근 밖에 인원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저항의 의지로 세력을 키워나간다. 마침내 배넉번에서 에드워드 2세의 대군에 맞서 싸워 스코틀랜드 역사상 결정적인 승리를 기록한다.

 

이미지: 넷플릭스

 

그 외에도 인상적인 역할을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로 그려내는데, 특히 제임스 더글라스 역의 애런 테일러-존슨, 엘리자베스 버러 역을 연기한 플로렌스 퓨가 눈에 띈다. 애런 테일러-존슨은 국내에 이름을 알린 작품 [앵거스통스], 일명 [나는 조지아의 미친 고양이]부터 그간 잘생긴 얼굴을 여실히 드러내던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그러나 여기서 그는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으로 얼굴을 가리고 피를 뒤집어쓴 채, 에드워드 1세가 입 밖으로 꺼내지 말라며 무참히 짓밟은 가문의 이름을 소리 높여 외친다. [레이디 맥베스]를 통해 훌륭한 연기력을 입증한 플로렌스 퓨는 크리스 파인의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실제로 로버트 브루스와 10살 차이가 났던 엘리자베스 버러 역을 통해, 인정 많고 강인하며 어떤 때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여성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이미지: 넷플릭스

 

역사적 실화를 배경으로 그린 만큼, 영상 속 고증을 잘 살려낸 점도 이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다. 동시대의 윌리엄 월레스를 그린 영화 [브레이브하트]에서 로버트 브루스의 묘사나 스털링 전투의 묘사 등을 영화적으로 각색했다면, [아웃로 킹]에서는 그러한 고증 오류를 로버트 브루스의 역사에 맞게 바로잡는다. 의상과 머리 스타일은 기본이고, 제대로 걷기도 힘든 진흙밭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나무창과 구덩이로 대군을 사정없이 몰아내는 배넉번 전투씬은 순수한 감탄을 자아낸다.

전기 영화나 전쟁 장르에 관심이 적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화려하지도 않고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데이비드 맥켄지 감독 특유의 건조하고 담백한 감성으로 그려낸 절망적인 상황에서 고뇌하는 인물의 심리와, 이를 제대로 묘사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를 한층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만든다. 비록 할리우드를 들썩거리게 만든 원인은 자극적인 소문이었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남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