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Top 10

최근 넷플릭스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9월 사이 가장 높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오리지널 영화와 시리즈를 공개했다. TV 시청률처럼 공식 집계가 아닌 내부에서 자체 집계한 수치이고, [프렌즈]나 [오피스]처럼 오리지널이 아닌 작품이 빠졌다는 맹점이 있지만, 소위 ‘대박’을 터뜨린 작품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마련이다. 1위부터 10위까지 어떤 오리지널 시리즈가 올랐는지 살펴본다. 모두가 예상하는 ‘그 작품’은 당연히 순위에 있다. (*집계 기준: 에피소드 1편을 70% 이상 감상)

1. 기묘한 이야기 (6400만)

이미지: 넷플릭스

1위는 놀랄 것도 없이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가 차지했다. 2017년 가을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시즌 3은 1년 후로 시간대를 이동해 1985년 여름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호킨스 마을이 또다시 기묘한 사건에 휩싸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못 본 사이 부쩍 성장했지만 변함없이 순수하고 풋풋한 일레븐과 친구들, 아이들에게 헌신적인 조이스와 호퍼, 새로운 성장의 갈림길에 들어선 낸시와 조나단이 러시아의 음모와 뒤얽힌 미스터리 현상을 추적한다. 이전보다 한결 밝아진 분위기 속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그룹별로 맞물리며 전개된다.

2. 엄브렐러 아카데미 (4500만)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올해 2월 공개된 [엄브렐러 아카데미]로 마블 히어로들이 떠난 빈자리를 채웠다. 한날한시에 태어나 억만장자에게 입양된 7명의 초능력자들이 양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드라마, 아니 그보다는 문제적 성장기를 보내느라 미성숙한 어른으로 자란 아웃사이더 히어로들이 갈등하고 대립하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 일부 캐릭터의 지지부진한 모습이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넷플릭스 버전 [엑스맨]으로도 불릴 만큼 문제적 슈퍼히어로들은 인기를 모았다. 다만, 지금 그 자리를 슈퍼히어로 서사를 과감하게 비튼 아마존 오리지널 [더 보이즈]가 차지한 것 같지만.

3. 종이의 집 (4400만)

이미지: 넷플릭스

영미권 드라마가 인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막장 서사로 무장한 스페인 작품의 도전이 거세다. 3위에 오른 [종이의 집]은 스페인 조폐국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다는 대담한 발상으로 시선을 끌고, 경찰-범죄자-인질범의 얽히고설킨 서사를 빠른 속도로 몰아붙여 멈출 수 없는 몰입감을 자아낸다. 거기에 교수, 도쿄, 나이로비, 베를린 등 예명을 쓰는 개성 강한 인물들도 중독성을 부른다. 지난 7월 공개된 파트 3는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교수와 공범자들의 이후 이야기를 그린다. 행복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도피 생활은 [종이의 집]의 대표적인 트러블메이커 도쿄와 리오의 일탈로 위기에 처하고, 이제 그들은 국립은행을 상대로 다시 기상천외한 범죄에 도전한다.

4. 너의 모든 것 (4000만)

이미지: 넷플릭스

잠시도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하고 SNS를 수시로 들락거린다면 [너의 모든 것]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해 줄 것이다. 서점에서 일하는, ‘겉보기에는 평범한’ 남자가 손님으로 온 작가 지망생의 마음을 얻기 위해 로맨스를 가장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다. 주인공 조가 단 한 번 만난 벡의 정보를 얻는 경로는 우리도 매일 같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다. 조는 벡과 주변 사람들의 SNS를 염탐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정당화한다. [너의 모든 것]은 이 문제적 남자의 시선에서 소셜미디어의 병폐와 쉽게 속단하는 인간관계를 꼬집으며 스릴 넘치는 기묘한 로맨스를 담아낸다. 오는 12월 26일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된다.

5.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4000만)

이미지: 넷플릭스

10대들의 은밀한 고민, ‘성’을 다루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교실에서 틀어줄 법한 지루한 성교육 영상도 아니다. (드라마의 원제는 ‘Sex Education’이다) 문제아부터 게이, 존재감 없는 학생 등 기존 하이틴 드라마에서 종종 접한 인물이 등장하지만, 캐릭터도 서사도 전형적인 틀을 조금씩 벗어난다. 어른들도 깜짝 놀라게 하는 막장 서사 대신 부모와의 갈등, 괴롭힘, 낙태, 성 정체성 등 그 시절 겪어봤을 혹은 쉽게 말 꺼내기 힘든 민감한 고민에 관심을 기울인다. 10대들이 성에 갓 눈을 뜬 또래의 고민을 해결한다는 발칙한 소재도 당연히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한다. 소심한 10대 오티스(에이사 버터필드)의 엄마 역으로 출연한 질리언 앤더슨의 우아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존재감도 빠질 수 없다.

6. 우리의 지구 (3300만)

이미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유일하게 순위권에 오른 [우리의 지구]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지구 곳곳의 신비하고 경이로운 자연을 담아낸 시리즈다. 국내에도 방영된 적 있는 BBC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 제작진이 세계자연기금(WWF)와 협업하여 4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했다. 전 세계 50개국을 오가며 제작한 덕분에 북극의 오지, 아프리카 초원, 남미의 정글, 심해 등 쉽게 접하기 힘든 풍경을 수준 높은 고화질의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영국 다큐멘터리계의 거장 데이비드 에튼버러경이 내레이션에 참여하고, 자연 그대로를 담아낸 ASMR급 사운드가 압도적인 영상과 어우러져 순수한 감동을 전한다.

7. 믿을 수 없는 이야기 (3200만)

이미지: 넷플릭스

공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성폭행 사실을 허위 신고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의 실화를 극화한 작품이다. 성폭행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지만, 불필요한 자극이나 노출 없이 피해자의 관점에서 조심스럽게 담아내고, 감정적인 몰입을 끌어내는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가 제목처럼 믿기 힘든 충격적인 이야기에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최근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사회에 화두를 던졌듯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도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고민하고 논의되어야 할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이 담고 있는 강력한 힘 덕분이지 공개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7위를 차지했다.

8. 데드 투 미 (3000만)

이미지: 넷플릭스

8위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공통점을 가진 두 여성의 우정을 그린 [데드 투 미]다. 뺑소니 사고로 갑작스럽게 남편을 잃고 분노조절장애로 고통받는 젠과 역시 가까운 사람을 떠나보낸 낙천적인 성향의 주디가 치유 모임에서 만나 가까워지는 과정을 위태로운 긴장감이 있는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다. 대조적인 성격의 두 사람은 공통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절친으로 발전하지만, 처음부터 젠에게 솔직하게 밝히지 못했던 주디의 어두운 비밀이 먹구름을 드리운다. 에피소드당 30여분이라 부담 없이 볼 수 있으며, 느닷없는 결말 이후의 이야기가 될 시즌 2 제작이 확정됐다.

9. 그들이 우리를 바라볼 때 (2500만)

이미지: 넷플릭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처럼 미국 전역을 들끓게 한 사건을 극화한 작품이다. [시간의 주름]의 에바 두버네이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인종차별 논란을 부른 실화를 각각 70~90여분에 달하는 4부작 이야기로 구성했다. 드라마의 소재가 된 ‘센트럴파크 파이브 사건’은 1989년 4월 할렘 출신의 유색인종 10대 다섯 명이 백인 여성을 강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되고 복역한 후 13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던 사건이다. 공개 직후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에게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질 만큼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에미상에서 억울하게 법의 희생양이 된 코리 와이즈를 연기한 재럴 제롬이 함께 후보에 오른 쟁쟁한 배우들(자레드 해리스, 휴 그랜트, 마허샬라 알리, 베니시오 델 토로, 샘 록웰)을 제치고 리미티드 시리즈/TV 영화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10. 엘리트들 (2000만)

이미지: 넷플릭스

마지막 10위는 또 다른 스페인 드라마 [엘리트들]이 차지했다. [빅 리틀 라이즈]처럼 살인 미스터리 형식을 취하고, [종이의 집]보다 더 과감하고 자극적인 막장 서사를 풀어놓는다. 부유층 자제들이 다니는 배타적인 명문 사립학교에 저소득층 학생 세 명이 전학 오면서 벌어지는 빗나간 사랑과 우정, 시기와 경쟁을 화려한 (배우) 비주얼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펼쳐 보인다. 9월 초 공개된 시즌 2는 형의 누명을 벗기려는 사무엘이 마리나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새로운 긴장을 형성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보다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관능적인 하이틴 스릴러 [엘리트들]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최근 2020년 시즌 3 공개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