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하반기를 빛낸 넷플릭스 영화

이제 넷플릭스를 해외 드라마를 보는 서비스 정도로 여기면 서운할 것 같다. 점차 오리지널 영화 편수를 늘리면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의 영광을 이을 완성도 높은 영화를 차례로 공개했고, 관람의 폭을 넓히는 극장 상영도 추진해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만장일치 찬사를 받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은 20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3만 이상 관객을 동원했고, [더 킹: 헨리 5세]의 주역 티모시 샬라메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열띤 반응을 얻었다. 올 하반기 넷플릭스를 빛낸 오리지널 영화 중 미처 관람을 놓친 작품이 있다면 아래의 리스트에서 확인해보자.

이미지: 넷플릭스

가장 최근 개봉작 [두 교황]은 자진 사임으로 바티칸을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담은 작품. 전ㆍ현직 교황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안소니 홉킨스와 조나단 프라이스의 뛰어난 연기, 바티칸을 완벽히 재현한 세트,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 익숙한 음악, 비신자들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중문화부터 믿음에 대한 진지한 물음까지 폭넓게 이야기 나누는 두 교황의 인간적인 모습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으며, 제77회 골든글로브 극영화 부문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이미지: 넷플릭스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브가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결혼 이야기]는 파경을 맞았지만 여전히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 가족을 예리하고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넷플릭스 영화다. [프란시스 하]와 [위 아 영]으로 인간과 삶에 대한 세심한 시선을 보여줬던 노아 바움백 감독이 결혼생활의 단면을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려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로튼 토마토 지수 95%는 물론 봉준호 감독이 2019년 최고의 영화로 추천하기도 했다. 제77회 골든 글로브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주요 부문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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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의 만남으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아이리시맨]은 20세기 미국 정치 이면에 존재했던 악명 높은 인물들과 연루된 한 남자의 시선으로 장기 미제 사건의 대명사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그린 영화다. 세 인물의 이야기 안에 냉전기를 거치는 동안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제77회 골든 글로브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국내에서는 씨네 21이 뽑은 올해의 해외 영화 1위로 선정되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마틴 스콜세지의 21세기 최고작”이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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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헨리 5세]는 자유롭게 살아가던 왕자 할이 왕좌에 올라 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의 운명을 짊어지며 위대한 왕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발돋움한 티모시 샬라메가 헨리 5세 역을 맡아 왕궁 내 정치와 혼란을 수습하고 전쟁을 이끌어야 하는 젊은 왕의 고뇌를 다룬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티모시 샬라메와 조엘 에저턴, 데이비드 미쇼 감독이 내한, 5천여 명의 팬들과 만나며 영화제를 후끈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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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세탁소]는 역사상 가장 큰 돈세탁 계획 중 하나로 알려졌던 파나마 페이퍼스 유출 사건을 그린 사회 고발 소설 「시크리시 월드: 자본가들의 비밀 세탁소」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거장 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으로 메릴 스트립이 사고로 남편을 잃고 터무니없는 보험료에 금융 사기를 밝히게 되는 엘런을, 게리 올드먼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비리를 일삼는 변호사를 맡아 열연했다. 이 외에도 제프리 라이트, 로버트 패트릭, 데이비드 슈위머, 샤론 스톤 등 화려한 출연진이 역대급 사기 행각의 진실을 보여준다. 또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올 초 아이폰으로 촬영해 화제를 모은 [높이 나는 새]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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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돌러마이트]는 코미디언이자 가수, 배우, 영화 제작자였던 루디 레이 무어의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1970년대 LA, 무명 코미디언 루디 레이 무어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선정적이고 막 나가는 가상의 인물 ‘돌러마이트’라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코미디 무대를 휩쓴다. 당시 흑인은 외면당했던 영화계까지 뛰어들며 겪는 여러 이야기를 유쾌하고 훈훈하게 그린다. [드림 걸즈], [슈렉] 시리즈의 할리우드 원조 코미디 스타 에디 머피가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드라마틱하게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루디 레이 무어로 분했다. 이 작품은 제77회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비롯한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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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 신예 마티 디오프 감독의 [애틀랜틱스]는 정략결혼을 앞둔 아다와 임금체불로 힘겨워하는 술레이만의 로맨스를 통해 불합리한 사회 구조를 드러낸다. 여성의 사회 참여를 억압하고 가난한 노동자를 착취하는 모순된 사회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담아낸다.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기생충] 등 화제성 높은 영화에 묻혔지만 필람을 권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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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후 4주 만에 3천만 계정에서 시청한 애니메이션으로, 산타클로스의 탄생을 유쾌하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마을 스미어렌스버그의 우체부가 된 제스퍼가 목수 클라우스를 만나 의도치 않게 따뜻한 변화를 가져오는 이야기를 그린다. 순수한 동심을 일깨우는 훈훈한 이야기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슬랩스틱 코미디, 아날로그 정서를 환기하는 2D 애니메이션 기법이 돋보인다. 크리스마스 온 가족과 보기에 딱 안성맞춤. 아직 못 봤다면 마음이 행복해지는 [클라우스]를 넷플릭스에서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