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뷰 |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이해하는 걸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이번 주 극장 개봉작 및 지난주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 후기

이제 그만 끝낼까 해(I’m Thinking of Ending Things) – 이해하는 걸 이제 그만 끝낼까 해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영준: ★★★ 관객을 시험에 들게 하는 심리 공포 영화. 장르가 공포지만, 사실은 난이도가 공포다. 소설 원작의 [이제 그만 끝낼까 해]는 남자친구와의 관계를 고민하던 주인공이 그의 부모를 만나러 가서 겪는 기묘한 일들을 그린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말 그대로 ‘난해함의 연속’이다. 인물들의 상황이나 대사를 이해하려 드는 순간 흐름을 놓칠 정도로 찰리 카프먼 감독은 끊임없이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그저 공포 영화를 즐기고 싶었던 입장에선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런 불친절함이 묘하게 매력적이다.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 토니 콜렛과 제시 버클리, 제시 플레몬스의 연기만으로도 [이제 그만 끝낼까 해]는 충분히 즐길(?)만 하다. 다만 찝찝한 뒷맛을 남기거나 굳이 해석을 찾아봐야 하는 영화가 취향에 맞지 않다면, 러닝타임 134분 내내 ‘끝낸다면서…’라며 머리를 쥐어뜯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에이바(Ava) – 제시카 차스테인의 액션만 남았다

이미지: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에디터 원희: ★★☆ 다양한 장르에서 열연을 펼치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이번에는 킬러가 되어 액션을 선보인다. 에이바는 조직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면서도 늘 의문을 품고 제거 대상에게 타깃이 된 이유를 물어보는데, 이 때문에 새 보스 사이먼이 에이바를 조직의 위험 요소로 생각해 제거 명령을 내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임무에 알맞게 외형을 시시각각 바꾸어 적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특히 총기를 다루는 에이바의 맨손 액션이 눈에 띈다. 날것 그대로 부딪치고 상처투성이가 되면서 분투하는 액션 연기가 빛나는데, 영화의 매력이 여기서 끝나는 점이 아쉽다. 에이바가 가족과 재회하는 이야기와 조직 내의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듀크의 이야기가 엉성하게 얽히면서 서사가 이도 저도 아닌 밍밍한 맛이 되었다. 한 가지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좀 더 뚜렷하고 풍부하게 장르적 매력을 선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기괴괴 성형수(Beauty Water) – 아름다움의 욕망이 호러로 다가온 ‘미녀는 무서워

이미지: ㈜트리플픽쳐스

에디터 홍선: ★★★ [미녀는 괴로워]를 호러 스릴러로 만든다면, [기기괴괴 성형수] 같았을까? 동명 인기 웹툰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으로, 성형수를 알게 된 주인공이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는 과정을 섬뜩하게 그린다. 그동안 저연령, 가족 취향의 작품을 주로 선보였던 국내 애니메이션이 성인 관객을 상대로 매운맛을 보여준다. 원작에 없던 주인공의 직업 배경과 성형수를 원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더해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고,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활용해 실사 영화로는 엄두도 못 낼 높은 수위의 표현을 효과적으로 담아낸다. 특히 예뻐지고 싶은 욕망 때문에 미쳐가는 예지의 모습을 기괴한 분위기로 그려내 외모 지상주의의 씁쓸한 단면을 꼬집는다. 몇몇 움직임이 어색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가 헐거워지지만, 호러 장르의 매력과 묵직한 주제의식을 가진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났다는 반가움이 더 크다.

아무도 없다(ALONE) –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생존 스릴러

이미지: 판씨네마㈜

에디터 현정: ★★★ [아무도 없다]는 스릴러의 뻔한 공식에서 시작하는 영화다. 한 여성이 낯선 남자에게 납치되고 죽을 고비에서 벗어나고자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주인공 제시카는 개인적인 불행을 잊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가 인적 드문 도로에서 마주친 낯선 남자에게 감시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불안한 예감은 맞아떨어지고 제시카는 이내 납치되고 만다. 하지만 다행히도 영화는 불편한 상황을 길게 끌고 가지 않는다. 제시카를 재빨리 음침한 공간에서 탈출시키고, 생존을 위해 뛰고 또 뛰게 한다. 단순하고 뻔한 구조의 영화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살인마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위급 상황에 낯선 숲을 탈출해야 한다는 장애물을 추가해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강화한다. 또한 사력을 다해 탈출하는 제시카를 현실적으로 그려내 인물의 급박한 여정에 자연스레 빠져든다. 영화 내내 불안과 긴장을 오갔던 줄스 윌콕스의 마지막 표정이 인상적이다.

어웨이(Away) – 우주에서도, 지구에서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

이미지: 넷플릭스

에디터 혜란: ★★★☆ 인류 최초로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인들과 이들이 지구에 남기고 온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웨이]는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같은 압도적인 비주얼과 심장마저 떨리는 긴장감 대신, 지구에서의 일상을 아틀라스호 안에 옮겨놓았다. 인류 진보를 위한 위대한 과업을 수행하면서도 팀원들은 서로 갈등하고, 지구에 있는 가족을 걱정하며, 국가의 명령에 충성해야 한다. 배경만 우주선일 뿐 일상 드라마, 멜로드라마 같아서, 이럴 거면 굳이 우주까지 갈 것 있냐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우주 탐사를 둘러싼 영웅적 분위기를 걷어내고 ‘우주 탐사도 일, 우주선도 사무실’이란 접근 자체는 꽤 신선하다. 각국 출신의 우주인은 인종, 민족 대표성을 갖췄지만 캐릭터 자체는 정형화되지 않았고, 배우들은 훌륭한 연기로 캐릭터 서사에 깊이를 더한다. 에마의 딸 ‘렉스’가 엄마를 기다리며 느끼는 불안감과 심적 갈등을 그 나이답게 겪고 극복하는 과정은 극단적이지 않아 더 공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