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파장을 부른 성스캔들을 소재로 한 영화

날짜: 10월 11, 2017 에디터: Jacinta

 

by. Jacinta

 

할리우드가 최악의 성폭력 파문으로 발칵 뒤집어졌다.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이 지난 수십 년간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메릴 스트립, 마크 러팔로, 케이트 윈슬렛 등 유명 배우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가 공동 설립한 회사(웨인스타인 컴퍼니)는 해고를 결정했다. 평소 페미니즘을 옹호하며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애써온 인물의 추악한 이면이 드러난 이번 사건의 파문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할리우드의 분노를 부른 하비 웨인스타인의 파렴치한 행동은 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폭력을 일삼는 행위는 아직도 사회 곳곳에 불씨처럼 남아있다. 이처럼 충격을 안긴 성추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를 소개한다.

 

 

스포트라이트 – 가톨릭 교구 아동 성추행 스캔들

 

<이미지: 팝엔터테인먼트>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 영화다. 수십 년간 가톨릭 교회의 은폐로 드러나지 않았던 사건이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팀의 끈질긴 추적으로 마침내 세상에 공개된 사건이다. 보스턴 지역에서만 약 90명의 사제들이 아동 성추행을 저지른 사건은 2002년 공개되어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으며, 이를 보도한 ‘스포트라이트’팀은 200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사건 당사자들의 비협조에도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기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사건 자체의 자극적인 묘사 없이도 팀원들이 취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체감할 수 있으며, 언론인의 사명감을 잊지 않고 제 몫을 해내는 팀원들의 모습에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리스트는 이 사건이 보스턴을 넘어서 방대하게 퍼져 있음을 알리며 끝까지 충격을 준다.

 

 

도가니 – 청각장애학교 성폭력 사건

 

<이미지: CJ 엔터테인먼트>

 

실제 사건을 다룬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청각장애학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을 고발한다. 2000년부터 5년 간 교장과 교사들이 청각장애아를 상대로 비인간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일삼았음에도 솜방망이 처분을 받아 법의 심판을 피해간 사건이다. 2012년 피해자들은 정부와 광주시청, 광주 광산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기간 경과와 경찰의 미온적 초동 수사를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으로 패소했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성공으로 스윗가이로 부상한 공유가 제작 단계부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추악한 진실을 밝히려는 미술교사 역을 맡았다. 실제 자행됐던 성폭력보다 수위를 낮춘 묘사에도 관객에게 충격을 안긴 피해자를 연기한 아역배우들은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촬영에 임했다. 청불 등급을 받은 영화는 전국적으로 도가니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국 450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수부라 게이트 – 이탈리아 버전의 ‘내부자들’

 

<이미지: 팝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원작 소설 ‘수부라’는 2011년 성추문과 부패 의혹으로 총리직에서 사임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모티브로 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총 세 차례나 이탈리아 총리를 역임한 정치인이다. 이탈리아 방송 시장을 점유한 언론 재벌이기도 한 그는 각종 부정부패와 성추문 의혹에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고 오랜 기간 이탈리아 정치, 경제, 사회에 관여하며 국가재정위기를 악화시켰다.

2011년 11월 12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퇴진하기 전 7일 동안의 사건을 담은 원작을 바탕으로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부패한 정치인과 종교계, 마피아의 음모를 담아냈다. 정치인의 미성년자 성매매와 마약 파티, 범죄와의 유착 등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다. 이처럼 이탈리아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적나라한 부정부패의 세계에 넷플릭스도 관심을 보였고, 얼마 전 넷플릭스 최초의 이탈리아 오리지널 시리즈가 제작되어 공개됐다.

 

 

내부자들 – 뿌리 깊은 정경유착

 

<이미지: 쇼박스>

 

인기 작가 윤태호의 미완결 웹툰을 원작으로 철저히 허구의 이야기임에도 생소하지 않다. 정치, 재벌, 언론을 대표하는 권력자들이 결탁한 부정부패의 세계를 그린 영화로 현실 뉴스에서도 많이 본 이야기다. 그중 관객을 멘붕에 빠뜨린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유명한 성접대 장면이다. 그 장면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사퇴한 누군가를 떠올리게 한다. 강원도 어느 별장에서 건설업자에게 성접대를 받는 영상이 공개되어 국민들의 분노를 샀던 사건이다. 경찰의 과학 수사에도 검찰은 무혐의 결정을 내렸고, 국민들의 관심이 소원해지자 반발 여론에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영화에서 추악한 성접대는 정치깡패 안상구와 검사 우장훈이 그들을 짓밟은 권력자들에게 통쾌하게 복수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장훈의 아낌없는 희생으로 그들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영화니까 가능했다. 이후 영화보다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지만 영화처럼 속 시원한 결말은 아직이다.

 

 

앤서니 위너: 선거 이야기 – 변태성욕자 유망 정치인의 몰락

 

<이미지: IFC Films>

 

민주당의 떠오르는 정치 신인에서 감출 수 없는 변태성욕으로 모든 것을 잃은 남자, 앤서니 위너. 그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데 본의 아니게 기여한 인물이다. 2011년 여성들과 음란 문자와 외설 사진을 주고받은 사실이 폭로되면서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2013년 뉴욕 시장에 도전했지만 계속되는 파문을 잠재울 수 없었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선거를 얼마 앞두고 위너의 노트북을 조사하던 FBI가 전 부인 에버딘이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를 보좌하던 당시 주고받은 수천 건의 업무 이메일을 발견하면서 클린턴 진영에 치명타를 입혔다.

다큐멘터리는 2011년 스캔들 이후 물러났던 위너가 뉴욕 시장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미 참담한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선거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유망했던 정치인이 스스로 화를 자초한 몰락의 롤러코스터는 짜릿하기도 씁쓸하기도 하다.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시즌 4: 모니카 르윈스키 – 지퍼게이트

 

<이미지: William J. Clinton Presidential Library>

 

90년대 미국의 부흥을 이끈 업적에도 ‘빌 클린턴’하면 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모니카 르윈스키, 1995년 여름 백악관 비서실장 사무실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클린턴과의 관계가 시작됐다. 두 사람의 관계는 3년이나 지속됐으며 이후 르윈스키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테이프가 공개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하원에서 탄핵안을 가결하는 등 정치생명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일부 동정 여론과 가까스로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되어 대통령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일명 ‘지퍼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은 드라마로도 볼 수 있게 된다. O. J 심슨 사건을 드라마로 제작해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앤솔로지 드라마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에서 준비 중인 것. 지아니 베르사체 살인사건과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다뤄질 예정이다.